[인터뷰] 반려동물도 장수시대…오원석 박사에게 수의영양학에 대해 묻다

영양학 및 자기가 키우는 개체 특이성 파악이 중요해

등록 : 2017.07.21 12:19:01   수정 : 2017.07.21 15:55:40 박창민 기자 changminpark9575@dailyvet.co.kr

반려동물 사육인구 1천만 시대라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도 과거에 비해서 월등히 증가했습니다. 일본 동물식품협회에 따르면 1980년 일본 반려견의 평균 수명은 3.7세였지만 2016년도에는 14.2세를 기록하여 34년 동안 무려 수명이 4배 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수명 연장에는 많은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식품, 즉 ‘영양학’입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수의영양학 전문가인 오원석 박사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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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의영양학 및 노령동물 전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계기가 있나요?

1997년 황금동물병원 개원시절에는 강아지 임상이 많이 발달되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10세 정도에 합병증을 가진 개들을 노환이나 난치병으로 진단하고 안락사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당시 젊은 나이로 개원했던 저는 내과와 병리학을 보다 체계적으로 임상에 적용하여, 다른 병원보다 차별화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노령동물분야를 개척하여 다른 병원에서 포기하거나 안락사 대상이 된 환자들의 치료나 호스피스 치료에 집중을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노령동물의학의 핵심은 영양학과 식이요법이기 때문에 대학시절부터 관심 있게 공부해 온 Small Animal Clinical Nutrition (Mark Morris Institute)의 내용과 소동물 영양학에 대한 연구로 환자에게 좋은 치료 결과를 가져오게 됐고, 자연스럽게 2000년에 한 사료회사와 함께 일을 하게 되면서 더 많은 영양학에 대한 학술자료를 접하고 국제적 인맥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2005년 특정 사료로 인한 급성신부전증이 국내에 만연했을 때, 정식으로 힐스펫뉴트리션(Hilll’s Pet Nutrition)과 강의계약을 맺고 전국 30여 개 도시의 임상수의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저 역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임상을 하면서 한 해 한 해 계기를 만들어서, 임상 초창기 시절에 세웠던 큰 목표들을 하나씩 이뤄왔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Q. 오원석황금동물병원에는 ‘노령동물의학연구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운영되는 연구소인가요?

한 때 의과대학과 함께 줄기세포, 관절염, 만성피부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등을 공동연구할 때 ‘노령동물의학연구소’를 통해 인간과 동물의 질환을 함께 연구하였습니다.

지금은 오원석황금동물병원의 명칭 자체를 ‘노령동물힐링센터 & 동물피부클리닉’으로 변화하여 운영 중입니다.

Q. 요즘 반려동물 사료 관련 서적들이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홈 레시피를 추천하는 서적들이 많은 반면, 사료회사들은 반대를 주장합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료(펫푸드)와 홈메이드푸드 중 어느 것이 더 영양학적으로 우위인지 비교하는 것은 틀린 비교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보호자들은 보통 반려동물들이 섭취하는 식품 그 자체에 집중합니다. 물론 식품 그 자체의 재료, 위생 상태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 때 흔히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 즉 ‘개체’를 간과합니다.

예를들어, (인터뷰를 진행하는)박창민 기자가 먹는 식단을 동일하게 저에게 제공했을 때 영양학적으로 완전히 호환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사료와 홈메이드푸드의 원료, 위생 상태 등에 대해서는 절대적 비교가 가능하나, 아무리 좋고 영양학적 균형이 잡힌 사료나 홈메이드푸드도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인 개체에 안 맞으면 그만입니다.

따라서, 동일한 재료를 사용할 때 그에 대한 원료 배합 등이 자신이 키우는 개체에 맞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사료는 뒤에 꼭 영양학적 라벨표시를 확인해야 하고, 홈메이드 푸드를 이용할 경우에는 동물병원 수의사에게 자신이 키우는 개체에게 이 레시피가 적절한 지 상담하고, 현재 급식하고 있는 홈메이드 푸드에 대한 알러지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사료를 주기적으로 바꿔주라는 말도 있는데요.

사실입니다. 사료의 경우 보통 2~3개 사료를 병합하여 급식하는 경우가 좋고 가장 흔합니다. 또한 홈메이드푸드 역시 보통 1주일 간격으로 급여하는 음식을 바꾸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을 하면 간단합니다. 사람도 한 종류의 음식만 계속 급여하면 못 먹지 않습니까? 반려동물도 똑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좋은 사료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사료성분을 확인할 때 어떤 항목들을 꼭 체크해야 할까요?

좋은 사료를 고를 때 참고할 사항은 ▲재료 ▲레시피 ▲시식 ▲어드바이저(Advisor)입니다.

재료와 레시피의 중요성은 당연히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식 같은 경우는 사람의 시식단처럼 엄격한 동물 복지 및 윤리 기준 아래에서 최소 500마리의 강아지나 고양이들이 먼저 시식해보고 기호성이 입증된 사료가 좋습니다.

어드바이저(Advisor)는 생소하게 느껴질텐데요, 쉽게 설명하면 그 사료의 가장 중요한 책임자를 뜻합니다.

책임자에 따라 사료의 영양, 과학적 근거 등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구매하신 사료의 어드바이저(Advisor)가 수의사인지 비수의사인지 확인하고 또한 수의사라면 그 경력을 살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보통 좋은 사료가 출시되려면 최소 3년에서 5년 정도는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료 성분을 체크할 때는 많은 항목들이 있지만, 일반 보호자라면 7대 영양소의 비율과 방부제 정도만 체크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 외에 정보들은 수의사한테 문의하면 됩니다.

Q. 사료는 크게 건식과 습식으로 나누어집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면?

건식 같은 경우는 말 그대로 건조 된 것인데요. 건식은 반려동물 입장에서 씹는 즐거움이 있으며 치과에 좋고 보관이 매우 용이합니다. 하지만 건식은 수분이 적기 때문에 탈수에 잘 걸리므로 충분한 수분 공급을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흔히 쓰이는 방법은 건식을 물에 타서 급식 하는 것입니다.

습식 사료 같은 경우는 기호성이 매우 좋지만 건식과 반대로 치과적으로 치석이 잘 생기며 또한 보관도 넉넉지 않습니다. 캔 사료 같은 경우는 하루 이틀이 최대 유효기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건식과 습식을 혼합하여 급여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Q. 자율급식과 제한급식 중에서는 어떤 방법을 더 선호하시나요?

영양학적으로 봤을 때는 제한급식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의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하시는 게 가장 맞습니다. 집에 자주 계시는 보호자라면 제한 급식을, 그게 아니라면 자율 급식을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자율 급식 같은 경우 카운팅(counting)이 안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Q. 불과 몇 개월 전 언론에서 생닭을 먹이는 것이 좋다고 소개된 이후 많은 보호자들이 생닭을 반려견에게 먹이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대한 찬반여론도 거셉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조언을 해주 실 수 있습니까?

일단 생닭이라는 재료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매우 좋은 음식입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전제 조건과 부작용은 간과하고 너무 이점들만 말한 것 같습니다.

생닭 자체는 매우 좋지만 생닭은 또한 살모넬라균이 매우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Germ-Free’(무균)가 아닙니다. 따라서 삶거나 조리한 후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해외에서도 실제로 생닭을 많이 주기도 하는데, 이건 급여하는 각 보호자들의 책임이며 보통 대형견의 경우 덜 치명적이고 소형견 같은 경우는 생닭 급여가 많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개체마다 달라서 정확히 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Q. 만약 사료와 홈메이드 푸드를 병행해야 한다면 홈메이드 푸드의 영양학적 균형은 어떻게 맞춰야 합니까?

사료는 앞서 말씀 드린 기준으로 선별하시면 됩니다.

홈메이드푸드는 분기별(3개월)로 주기적인 검진(알레르기, 혈액, 소변 검사 등등)이 필요합니다. 경제적 여건이 어렵다 하더라도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1년에 1~2번은 꼭 검진을 해야 현재 급여하는 ‘홈메이드푸드’가 안전한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홈메이드 푸드를 변경할 경우라면 이러한 검진이 꼭 필요합니다.

Q. 아직 국내 동물병원과 수의사 중에는 영양학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과 영양학에 대한 향후 전망에 대해 말해주세요.

전문의 과정은 현재 생기는 중입니다. 그리고 현재 해외에서 영양학 전문의과정을 하는 한국 수의사들도 꽤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에는 더욱 훌륭한 인재가 배출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전망은 다 알다시피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계속 증가하면서 식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으므로, 매우 밝습니다. 따라서 곧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영양학 전문 수의사들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Q. 수술이나 기타 진료와 달리, 영양학의 경우에는 비용 청구 기준이 애매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양학 진료는 어떻게 비용을 청구하시나요?(행동의학 진료의 경우 시간당 계산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잘 없지만, 유럽의 경우, 만약 이미 레시피가 짜인 식단을 수의사가 검사하는 것이면 검사비만 청구되는 반면, 레시피 자체를 수의사한테 맡기게 되면 레시피 당으로 가격이 계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저의 스승이시자 홈메이드푸드의 세계적인 대가 Geraldine Blanchard 교수님께서 인천 2017 WVC에서 강의하시는 내용을 들으시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비용은 수의사(영양학자)의 경력, 비수의사 혹은 수의사 등등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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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부터 31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되는 ’2017 인천세계수의사대회(제33차 World Veterinary Congress)’에 참여하는 Geralding Balnchard

 

Q. 경북대 수의대에서 수의영양학 강의를 진행하셨었는데요, 이에 대한 소감과 수의과대학 학생이 수의영양학을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해주신다면?

경북대 수의대 예과 2학년들 학생들에게 영양학을 강의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그리고 현재 본과 1학년인 당시 예과 2학년 학생들에게도 학문의 전환점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영양학을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기초공부(생리, 병리 등등)을 먼저 확실히 한 후 해외 서적을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대표적으로는 Mark Morris Institute가 출판한 “Small Animal Clinical Nutrition” 5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서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한테 맞는 책을 구매하셔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small animal clinical nutrition

Q. 영양학 전문 수의사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꼭 하고 싶은 말은 영양학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기초공부와 내과공부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아무리 영양학을 열심히 공부해도 한계를 뛰어 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영양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학부 시절 때 따로 추가로 공부하는 것도 매우 좋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기초와 임상 과목들을 소홀히 공부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입니다.

Q. 박사님께서 생각하는 영양학은 무엇입니까?

수의사가 되기 위한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내과 같은 주요 연관 전공과 같이 병행하여 응용해야만 합니다. 영양학 홀로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Q. 반려견, 반려묘도 최근 15세를 흔히 넘겨 20세 혹은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최근에 진료 본 반려견도 21살이며 제가 진료 본 반려견 중 25살이 가장 많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수의료의 발달로 반려동물들의 평균 수명이 나날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생명의식 수준도 여기 발 맞춰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을 하고 관리를 조금만 하면 생명 연장이 가능하지만 이를 포기하는 보호자들도 많습니다. 많은 발전이 있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박창민 기자 changminpark9575@dailyvet.co.kr

*오원석 박사(수의학박사)는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출신으로 부친인 오규실 수의사(수의학박사)께서 개원한 ‘오수의과병원’을 가업으로 이어받아 1997년부터 황금동물병원(현재 현재 노령동물힐링센터 & 동물피부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북대학교에서 수의학석사(수의병리학. 2003)와 수의학박사(수의내과학, 수의피부학. 2007)를 취득하였고, Australia University of Queensland에서 Dr. Jacqui Rand, Dr. Jane Armstrong, Dr. Geraldin Blanchard 석학들의 지도 아래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2008년에 한국수의병리학회의 병리진단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2011년 제주도에서 개최된 세계소동물수의사대회(WSAVA Congress) 영양학분야 학술위원 및 특강강사로 Dr. Jane Armstrong (USA)과 Dr. Claudia Kirk (USA)와 함께 임상영양학 특강을 하였고, 2017년 세계수의사대회 WVC 학술위원으로 임상영양학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Dr. Geraldine Blanchard (France)와 Dr. Andrea Fascetti (USA)와 함께 강의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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