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교육 졸업역량 공식화 눈앞‥교육개편 제도적 발판 마련해야

표준교과과정 모델, 국가시험 개편으로 역량교육 구체화 해야..개편 막는 교육제도 합리화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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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과대학협회 교육위원회가 9일 충북 오송역에서 제20차 회의를 열고 ‘수의사 졸업역량 2016’안을 최종 완성했다.

완성된 ‘수의사 졸업역량 2016’는 오는 16일 한수협 이사회에 상정돼 전국 수의과대학의 공식안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교육위는 서문에서 “졸업역량을 기반으로 각 수의과대학에서 세부적인 학습성과와 성과평가기준이 도입된 교육과정 개발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정확한 진단과 임상술기, 식품위생 위해요소 관리, 직업정체성 확립 등 다양한 졸업역량 제시했으니, 다음으로 이를 어떻게 함양시킬 것인지 구체화하는 작업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위는 이 같은 교육개편작업이 2가지 방향으로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졸업역량을 갖췄는지 제대로 알아볼 수 있도록 수의사 국가시험 개편을 추진함과 동시에 대학에서 이를 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표준교과과정 모델을 수립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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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국가시험에서는 실기능력도 평가항목이다. (사진 :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가령 ‘정확한 진단과 임상술기’라는 성취기준에 ‘개를 대상으로 하는 정맥 수액요법’이 포함된다고 한다면, 이를 가장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은 시험이다.

학생 개개인들을 대상으로 실기평가를 실시하여 통과하지 못하면 졸업하지 못하거나 수의사가 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학교육은 자연히 해당 역량을 갖추게 만드는 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교육개편에 동력이 생긴다.

다만 대학 교육 만으로는 존재하는 모든 임상술기를 배울 수는 없으니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항목(최소역량수준)을 정한다. 갓 졸업한 수의사가 복합골절 수술은 못해도 중성화수술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식이다.

이 같은 개념은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을 양성하는 의학교육계에 속속 자리잡고 있다. 최소역량수준을 설정해 졸업이나 면허획득의 조건으로 삼는 방법이다.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은 간호대 졸업생 모두가 핵심기본간호술 20종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2018년부터 치과의사 국가시험은 모의환자 문진을 평가하는 CPX(임상수행능력평가시험)와 임상술기를 평가하는 OSCE(객관구조화진료시험)를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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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호교육평가원이 권고하는 핵심기본간호술 20종

교육위는 “표준교과과정 모델을 수립한다면 각 대학이 졸업역량 중심의 교육개편을 추진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교육과정의 일정부분을 표준모델로 제시하되 나머지는 각 대학의 재량에 맡기는 방안이다.

이미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졸업역량(Day 1 Competency)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커리큘럼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수의사회 수의학교육 인증기준이나 일본의 수의학교육개편안 등도 참고하면 한국 실정에 맞는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교육개편에 앞서 제도적 장벽을 먼저 허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례로 각 대학에서 교수에게 요구하는 책임시수(책임강의시간) 문제를 꼽았다. 각 교수가 일정 시간 이상의 강의를 담당하게 하고 이에 미달할 경우 불이익을 주는 제도다.

때문에 교육개선을 위한 커리큘럼 조정 과정에서 특정 과목의 강의시간이 책임시수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해당 교수는 변화에 반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한계점은 학생들의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임상교육 비중을 늘리고자 본과4학년 임상실습시간은 확보하려 해도 책임시수 문제에 부딪혀 각 과목의 강의시간은 유지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표가 압축된다. 본과 1~3학년 수업이 꽉 들어차는 것이다.

한 교육위원은 “교과시간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이 따라오기조차 버거워 하는 ‘번아웃’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며 “단순한 압축보다는 커리큘럼의 유동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의과대학의 방법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의과대학에서는 각 교수에게 책임시수를 강제하지 않거나 부속병원의 진료시간을 강의시간으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통합교과목(예를 들어 심장학 강의를 해부, 생리, 병리, 내과, 외과교수가 함께 진행) 강의시간을 참여교수에게 모두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또다른 교육위원은 “수의과대학협회나 대한수의사회 차원에서 각 대학이 제도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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