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포유류 13마리 중 8마리 ‘질식사’로 사망, 위장 속에는 그물·낚싯바늘

2022년 제주도 해양포유류 부검 1차·2차 교육 성료...참가자 100%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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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포유류의 폐사 원인 분석을 위한 부검 교육이 7월 18~22일과 8월 16~19일까지 2회에 걸쳐 진행됐다.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에서 진행된 이번 교육은 제주대학교 해양산업경찰학과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주관했다.

교육 대상은 전국의 수의대생이었다. 해양포유류 부검에 대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 동시에, 해양포유류에 대한 수의대생 및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교육이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수생생물의학실험실의 이성빈 수의사, 정원준 수의사, 이영민 수의사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속의 김상화 수의사가 교육을 진행했다.

1~2차에 걸쳐 상괭이 10두, 인도태평양 상괭이 1두, 남방큰돌고래 2두(총 13두)의 해양포유류와 4마리의 바다거북에 대해 부검 교육이 진행됐는데, 13마리의 해양포유류 8마리(61.5%)의 사망 원인이 ‘질식사’였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545마리의 상괭이가 혼획에 의한 질식사로 사망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발견이 어려운 ‘인도태평양 상괭이’의 경우, 위 내에서 2m 길이의 낚싯줄과 5cm 길이의 낚싯바늘 4개가 발견됐다. 또 다른 상괭이는 자궁에서 약 35cm의 태아가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크기가 120cm에 달하는 붉은바다거북은 오른쪽 앞다리에 굵은 낚싯줄이 칭칭 감겨있었다. 다른 개체에서는 그물 조각과 고무, 스티로폼 등이 장 내에서 발견됐다.

교육 마지막 날에는 옹포리 해안가에서 정화 활동이 진행됐다. 10개 대학에서 모인 수의대생과 수의사들이 총 15포대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다.

“미래의 수의사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 참가자 100% 만족

부검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교육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해양 생물에 관심이 있던 학생은 해양 생물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와 해양 생물 수의사의 삶을 체험할 수 있었고, 해양 생물을 많이 접하지 않은 학생에게는 새로운 관심을 심어줬다는 평이다.

교육이 끝난 후 진행된 설문에서는 ‘매우 만족’ 97.62%, ‘만족’ 2.38%의 결과가 나왔다. 보통, 불만족, 매우 불만족으로 응답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참여 학생들은 “수의학적인 지식 외에도 해양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인간의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경상국립대학교 최유진 학생은 “위장 속 그물과 낚싯바늘, 해양 쓰레기, 그물 등에 의해 발생하는 질식사 등을 접하며 안강망 사용이나 해양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책을 고민했다”며 “해양동물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정책 수립에 미래의 수의사로서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주 해양동물 부검 교육, 앞으로는?

이번 교육은 수의대생에게 평소 접하기 어려운 해양동물 부검과 타 수의과대학 학생과의 친목 도모 기회를 제공했다.

주최 측은 “교육을 통해 해양 생태계와 동물에 관심을 가지고 환경문제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육을 주관한 이성빈 수의사는 “미국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주체하는 AQUAVET®의 경험을 토대로 수생동물 수의사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여름마다 ‘제주도 해양동물 부검 교육’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더 다양한 해양동물을 부검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니 내년에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준석 기자 lkjk58346@gmail.com

해양포유류 13마리 중 8마리 ‘질식사’로 사망, 위장 속에는 그물·낚싯바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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