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단 프로젝트 : Peek a book⑤]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 최인영

등록 : 2020.04.27 06:24:39   수정 : 2020.04.22 17:39:16 신주영 기자 sjy1146@hanmail.net

근래에 수의학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종종 수의학 관련 서적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하는데요, 이런 책들이 교양서적으로써 많은 사람의 관심을 이끌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부분도 생기고 저자의 생각을 더 자세히 듣고 싶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7기에서 수의학 관련 서적의 저자분들을 직접 만나 책과 관련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Peek-a-book’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Peek-a-book’ 프로젝트에서는 각 학교별 데일리벳 기자들이 작성한 10편의 기사가 연재됩니다.

다섯 번째로 동물병원에서 동물 행동 치료도 병행하시며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를 저술하신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최인영 수의사님을 만나, 책 속 내용과 그 외 하시는 활동에 대해서 여쭤보았습니다.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는 보호자와 반려견이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을 총망라한 책입니다. 입양, 훈련, 심리, 습성, 문제행동, 응급상황 대처법 등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들을 다양한 상황별로 분류하여 문답 형식으로 궁금증을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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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약 15년간 ‘러브펫동물병원’을 이끌어 온 대표원장 최인영 수의사입니다. 현재 서울시수의사회 이사, 반려동물행동 행동학팀 강사, 영등포수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러브펫동물병원, 러브펫플레이스라는 애견카페, 러브펫멀티펫샵 세 개의 브랜드를 프랜차이즈하고 유통 쪽으로도 관여하고 있는 ‘러브펫코리아’의 대표이사이기도 합니다.

Q. 책 집필을 결심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꼭 ‘책을 집필해야겠다’는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보호자들께 제 표현 방식대로, 쉽게 행동 의학을 알려드릴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행동 치료 진료도 보고 방송 출연도 하면서 좋은 기회를 잡아 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봐오면서 느꼈던 바가 결심에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진료 시에 예절교육이나 사회화과정 같은 절차를 잘 밟아온 아이들과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 사이에는 확연한 차이가 보입니다. 미리 알고 교육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병원이나 사람에 대한 두려움 및 공격성 같은 것들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고생하고 계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고, 애초에 이런 상황을 예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진료 중이나 ‘마이펫TV’ 방송에서 실제로 받았던 질문들을 모아 글로 엮기 시작했습니다.

Q. 어떤 메시지 전달에 가장 중점을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주로 반려견과 사람의 관계, 또 그것을 지켜낼 수 있는 예절교육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예절교육은 모든 단계의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줄줄이 틀어질 수밖에 없죠.

많은 사람이 아직도 개와 사람의 관계를 서열과 복종으로 이해하는데, 이건 굉장히 오래된 이론입니다. 상호 간에 규칙을 정하고 약속을 지키면서 보상하는 방식으로 신뢰 및 존중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사람 또한 동물을 위해 인내하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겁니다.

Q.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행동학과 접목됩니다. 동물행동의학을 접하게 되신 이야기와 그에 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제가 외과 석사 과정을 거쳤는데, 그때 맡았던 논문이 통증 관리(pain management) 쪽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동물들의 심리가 궁금해지면서, 습성과 행동학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행동 의학 관련 원서를 번역하고, 동물행동의학으로 유명한 김선아 수의사님 강의도 찾아 들으면서 지냈는데, 어느 날 서울시 수의사회에서 일본으로 행동학 연수를 보내준다는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운 좋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동물행동의학이 곧 미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게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알게 된 행동학 팀들과 함께 공동저자로 세 권의 행동학 책(‘개와 고양이의 행동 의학(Vet Choice)’, ‘반려동물 임상 행동 의학 실전 매뉴얼(서울특별시 수의사회)’,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관계 만들기(서울특별시 수의사회)’)을 집필하였습니다. 그 파일은 서울시 수의사회가 소유하고 있으니, 보고 싶으면 연락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동물행동의학을 공부하는 수의사가 점점 더 많아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현실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막상 필드에 나오면 선입견에 막혀 행동 의학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물의 문제행동 치료는 사람의 정신과 치료와 흡사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정신과 치료라는 것을 이전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받아드리려고 노력하는데, 그것을 동물에 적용하면 아직도 거부감을 많이 느끼십니다.

행동문제가 나타난 자녀들을 학원이나 극기훈련 캠프에만 보내지 않듯이, 반려동물들에게도 전문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셔야 합니다.

약물치료가 병행되지 않으면 행동문제를 고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장기간의 고행길이 됩니다. 상황에 따라 주 치료법이 될 수도, 보조적 치료법이 될 수도 있지만, 최대한 배제하지 않고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훨씬 단기간 내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동물 행동 치료에 수의사가 앞장서서 나서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Q. 현재 동물병원을 넘어 러브펫 멀티펫샵 창업 브랜드의 대표님으로 계십니다. 임상 수의사로서 다양한 서비스 분야까지 시야를 확장하게 되신 계기나 뜻이 있으신가요?

조그만 병원을 혼자 운영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처음에는 러브펫동물병원으로만 가맹점을 냈었습니다.

4개의 병원을 관리하는 대표원장이 되면서 프랜차이즈 쪽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었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유명한 가맹점 회장님들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많이 배웠고,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하면서 수의사가 아닌 분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인 멀티펫샵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임상 수의사로서 진료에만 매진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넓게 보면 입양부터 후 관리, 기능성 사료 및 간식 개발 등 스타트업 할 수 있는 게 매우 많습니다. 병원뿐만 아니라 펫샵과 같은 서비스 분야를 같이 관리하면서 나의 손님을 스스로 창출해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일에 뛰어들기 전에 임상 수의사로서의 경험은 충분히 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수의사이면서 임상을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렇게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추며 여러 기획을 구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 여러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하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Q.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최근에는 ‘러브펫 TV Luv Pet TV’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셨습니다. 미디어 출연에 관련된 목표나 원동력이 있으실까요?

앞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아직 많은 사람이 동물 행동 치료에 수의사가 앞장서는 것을 낯설어 합니다. 보통 훈련사가 맡아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시거나, 유튜브나 TV 프로그램 등을 참고하면서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시죠. 약물치료를 시도해보기 전에 많이들 포기하시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있는 게 설채현 수의사님과 같이 미디어상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수의사분들인 것 같습니다. 유용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전할 뿐만 아니라, 시청자분들의 인식을 환기하면서 수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늘려주시는 겁니다.

저는 그 정도로 유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기회가 생기면 나가서 항상 동물행동의학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앞으로도 미디어 쪽에 수의사가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채널은 책이나 말로 지식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우리 병원에 내원하시는 보호자님들께 교육 자료를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개설하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상충에 대해 이해가 잘 안 된다고 하시면, 이런 영상도 있으니 한번 보시라고 권해드리는 겁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이런 식의 지식 전달법도 매우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음 책의 출간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이번 책에서 강조했던 산책이나 예절교육에 대해 더 자세히 다뤄볼까 싶기도 했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습니다.

지금은 친한 지인인 ‘그림왕 양치기’ 양경수 작가님과의 협업을 준비 중입니다. 저는 글을 쓰고 작가님은 삽화를 그림으로써 더욱더 친근하고 재미있는 동물 관련 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변에 동물을 키우는 지인들로부터 평소 질문받았던 것들을 모아서 다방면의 지식을 실을 예정입니다. <개스트셀러>라는 제목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아직은 기획 단계입니다.

Q. 마지막으로 수의학과 재학 중인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면허증을 위해 달려가는 학생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후배들 모두 너무 급한 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게 적성에 맞는지 미처 모르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적지 않은 나이에 마음이 조급해질 수도 있겠지만 미래는 길게 바라봐야 합니다.

저는 후배들이 졸업 후에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고 나서 자기 병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3년 동안 한 병원에서 꾸준히 일하면서 배우고,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페이닥터로 취직해 오롯이 내 판단 하에 진료부터 치료까지 주도해 보는 겁니다.

그런 충분한 연습을 하고 난 후에 내 병원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정해야 합니다. 큰 공간을 보유하고 장비만 갖춘다고 모든 병원이 잘 운영되는 건 아닙니다. 1차 병원, 2차 병원, 여러 병원을 관리하는 대표원장 모두 맡은 역할이 다릅니다. 실력을 쌓으면서 나에게 어떤 역할이 맞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물론 수의사에게 임상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임상 경험을 통해 넓어진 시야로 창업 아이디어를 얻는 것 또한 쉬워집니다. 수의사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은 매우 방대하므로 폐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고 색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일말의 후회는 남을 것이므로, 최대한 덜 후회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로 결정이 힘들수록 최대한 많은 경험을 통해 미련을 줄이고 본인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주영 기자 sjy114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