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실습후기 공모전] 마사회 제주목장 동물병원/박혜인

실습기간 2019년 4월 23일 ~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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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습 관련 정보

실습기관 : 한국마사회 제주목장 동물병원

실습담당자 : 진동욱 (064-780-0144, pionjean@kra.co.kr)

실습지원 방법 : 1) 수의과대학 홈페이지 내 관련 게시물 2) 수의과대학 단체카톡방 공지를 통해 지원날짜, 지원방법을 확인한 후, 1장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위 메일 주소로 보내면 합격한 자에 한해 실습에 참여할 수 있다.

*무조건 한달 간 제주도에서 실습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실습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상해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

 

○ 기관 선택의 이유

작년 평창 대동물 실습에서 여자 수의사 선생님이 말 임상에 대해 짧게 소개해 주셨던 적이 있다. 반나절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은 나에게 말에 대해 더 자세히 배워보고 싶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때마침 제주 마사회에서 실습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놓쳐서는 안 될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신청했다.

대부분 현장실습은 편한 곳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이 기관이 맘에 들었던 이유는 처음 모집공고에서부터 일이 힘들 수 있다고 공지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말을 가까이서 본 적이 거의 없고 말과 친숙해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 한 달의 실습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싶었다. 할 것 없는 실습보다는 몸이 힘들더라도 얻어가는 것이 많은 실습이길 바랐는데 그런 점에서 이 기관은 고민할 여지없이 나에게 너무나도 적합한 실습기관이었다.

그 외 제주 마사회 실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숙식이 제공된다는 점과 제주도에서 한달동안 지내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누구나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를 꿈꾸는데 숙박비만 해도 최소 한달에 40만원 정도가 필요하며 그 외 식비, 항공비를 다 따지면 100만원이 넘는 큰 돈이 들어갈 것이다. 그런데 마사회 내 존재하는 직원 숙소를 무료로 쓸 수 있게 제공해주었고 숙소 내 식당에서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식사가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 좋았다.

휴일이 일요일과 월요일이므로 휴일동안 제주도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제주도에서 실습과 여행을 둘 다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 일별 실습내용 및 실습 중 과제 또는 실습 성과 기록

병원 일과는 화~토요일 오전 9시~오전 11시 반까지 오전 근무를 하고, 오후 1시~6시까지 오후 근무를 하며, 그 외 시간은 응급수술이 있으면 동원되는 식으로 돌아갔다.

내가 병원에서 맡은 업무는 크게 입원마 rounding, 진료 보조, 수술 보조, 다음 날 약물 준비 이렇게 네 가지이다.

입원마 rounding

입원마 rounding에서는 전날 준비해 둔 약물(IV, IM, PO)들을 투여하고, TPR을 체크하고, 채혈하여 CBC나 Serum chemistry를 확인하고, 수술했던 말의 경우 술부소독까지 진행한다.

말이 소동물과 달랐던 점은 카테터를 장착할 때 봉합을 해준다는 것이다. 소동물의 경우 장착했던 카테터가 빠져도 다시 보정해서 장착하기가 쉽지만, 말은 성마의 경우 최소 400kg가 넘어가고 예민한 말의 경우 차일 수 있어 보정이 매우 어려우며, 50kg 정도 되는 망아지의 경우 겁이 많아 더 날뛰기 때문에 보정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카테터 장착할 때는 무조건 이콰딘(detomidine)으로 진정을 시켜야 하는데 진정을 오래, 자주 시키면 장운동이 지연되어 산통에 취약하므로 되도록 진정은 적게 시키는 것이 좋다.

따라서 장착했던 카테터가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봉합을 해주는데 카테터 기준으로 위, 아래, 좌, 우, 그리고 테이프를 연장선에 붙인 후 테이프까지 총 5번 고정해준다.

카테터 장착(좌), 망아지 TPR 체크(우)
카테터 장착(좌), 망아지 TPR 체크(우)

그렇게 장착된 카테터로 IV 투여 약물을 넣고 약물과 약물 사이에는 헤파셀 5cc를 넣어주었다. 채혈할 때도 마찬가지로 5cc 정도 처음 혈액을 버리고 채혈하여 EDTA tube나 heparin tube에 넣은 후 다시 헤파셀 5cc 처리해주었다.

내가 채혈한 혈액은 스스로 blood smear 해서 differential counting 해보았는데 blood smear의 경우 작년 임상병리 실습 시간 때 한 두번 정도, 그리고 올해 내과 로테이션하면서 한 두번 해본 게 다 여서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혈액이 충분하고 당장 결과를 알아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남는 시간에 스스로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번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여러 번 시도 끝에 예쁜 feathered edge가 있는 smear sample 만들기에 성공했다.

Blood smear(좌), Differential counting(우)
Blood smear(좌), Differential counting(우)

본 병원에서 IM으로 자주 투여하는 약물은 PPS라는 procaine, penicillin 합제로 된 약물인데, 잘 흔들어서 사용해야 하는 하얀 액체이다. 이 약물의 경우 IV로 투여하면 폐사할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 보통 성마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용량이 500kg 정도에 30ml로 많은 편이다. 한 곳에 30ml를 더 투여하면 injection reaction이 생길 수 있어서 10ml 정도씩 나눠 다른 부위에 주사해준다.

경구투여하는 약물은 현탁액인 아루사루민(sucralfate)을 제외하고는 다 알약 제형이었다. syringe에 약과 물을 함께 넣어 녹여서 먹인다.

말은 초식동물이라 diastema라고 입의 옆 부분에 치아가 없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거기에 손가락을 넣으면 자연스레 입을 벌리게 된다. 그 때 반대편 볼에 syringe를 붙여서 천천히 먹이면 된다. 너무 빨리 먹이면 기도로 넘어가서 오연성폐렴이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진료 보조 – 수액 투여

말은 덩치가 크다. 성마의 경우 500kg 기준 10% 탈수가 있는 경우 50L의 수액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수액은 최대 1L 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사용되는 5L, 20L 수액 bag을 멸균하여 재사용한다.

첫 주차는 유독 산통수술, 망아지 설사 케이스가 많아서 수액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정신없이 20L 수액을 만들고 다 맞추면 씻어 멸균하고 다시 또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보통 탈수가 있거나 술후 수액을 맞춰야 하는 경우, 최대한 빨리 체액 및 전해질 교정을 해줘야 하므로 full drop으로 수액을 맞추기 때문에 속도 계산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편했다.

망아지의 경우 성마보다 체액 비율이 71~83%로 약 10% 정도 더 높다. 손실량도 성마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수액 투여할 때 더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isotonic 또는 hypotonic crystalloid 계열 수액을 10~20ml/kg 속도로 30분 정도 빠르게 투여하다가 이후 천천히 투여한다.

그리고 성마보다 Na 수용량이 훨씬 적으므로 0.9% NaCl로 계속 탈수교정을 하다가 hypernatremia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K monitoring도 해야 하는데 K은 보통 ICF에 많이 존재하므로 monitoring에 어려움이 있다.

Ca의 경우 septicemia, endotoxemia가 있는 경우 hypocalcemia가 흔히 발생하는데 이 때는 23% Ca gluconate 0.2~1ml/kg을 1L 수액에 희석하여 천천히 투여해야 한다. 본 병원에서 Ca 보충제로는 Calci-TAT를 사용했다.

망아지는 하루 이상 먹지 못하면 catabolism 상태에 빠지므로 모유 섭취를 못하는 망아지의 경우 5% dextrose를 IV로 4~8mg/kg/min 투여해줘야 한다.

진료 보조 – TPN(total parenteral nutrition)

일반적으로 영양공급은 enteral feeding이 첫번째 옵션인데, 이것이 힘들거나 금지되는 상황의 경우 assisted enteral feeding 또는 parenteral feeding을 하게 된다. Assisted enteral feeding은 GI tract이 기능하는 상황에서 사용하고, 기능 이상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parenteral route가 가장 좋다.

성장중인 망아지에서 120kcal/kg/day만큼 칼로리가 요구되는데 PN의 초기목표가 30~40kcal/kg/day인 이유는, PN의 목적이 성장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starvation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심한 catabolic state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TPN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모두 들어간 수액이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따라서 dextrose 투여할 때처럼 hyperglycemia monitoring이 필요하다. 처음 계산한 최종 속도의 25%를 초기 속도로 하고, 매 1~4시간마다 hyperglycemia가 없으면 50~60kcal/kg/day로 점차 속도를 증가한다.

만약 hyperglycemia, hypertriglycemia가 있는데 PN을 빠르게 줘야 할 때는 insulin therapy 가 필요하며, insulin therapy 중 hypoglycemia가 오면 insulin 투여 속도를 낮춰야 한다.

TPN 투여 전후
TPN 투여 전후

진료 보조 – 망아지 설사

망아지는 태반을 통해 모체이행항체가 전달이 거의 되지 않아 초유 섭취가 절대적인 동물이다. 만약 모유를 충분히 먹지 못해 모체항체가 낮은 경우 면역 부족에 의해 설사를 할 수 있는데, 설사 원인 중 이를 rule-out 하기 위해 IDEXX SNAP foal IgG test kit 검사를 실시하였다.

혈액을 kit 내 막대에 묻힌 후 diluent에 넣어 풀어주고, diluent 내 용액을 5~10방울 정도 버리고 kit에 1방울 떨어뜨린다. 그 다음 loading buffer를 충분히 뿌려주고 동그라미까지 용액이 갈 때까지 기다린 후 snap 버튼을 누른다. 7분 후 결과를 확인하는데, 세가지 동그라미 중 맨 아래 동그라미가 sample spot이며 왼쪽 동그라미가 400mg/dl 대조 spot, 오른쪽 동그라미가 800mg/dl 대조 spot이다. 따라서 세가지 동그라미의 색을 비교하여 IgG 농도를 유추할 수 있다.

이 사진의 경우, 색의 진하기가 400<800<sample이므로 sample의 IgG는 800mg/dl 보다 높아 항체가가 충분하다고 유추할 수 있다.

설사 증상을 보인 또다른 망아지의 경우 IgG kit 검사 결과, 400ng/dl 이하로 초유섭취가 부족한 상황으로 판단하였는데, 혈장 분리하기까지 시간이 부족하여 먼저 어미의 전혈을 수혈해주었다.

전혈 수혈하면 면역거부 반응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혈장 수혈보다 속도를 느리게 투여하고 10분 후 심박수와 체온을 측정하여 이상이 보이지 않을 경우 수혈 속도를 높여야 한다. 수혈팩을 그대로 걸어놓으면 혈구와 혈장이 분리되는데 이 때 분리된 혈장만 따로 담아 투여해주었다.

IgG 키트검사
IgG 키트검사

진료 보조 – 관절 부종

관절에 부종이 생기는 원인은 염증성일 수도 있고 비염증성일 수도 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관절액을 배액하여 CBC 검사를 돌려봐야 하는데, WBC 수치가 7000이상까지 올라가면 염증이 있다고 판단한다.

단, 관절의 경우 감염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철저히 멸균을 지켜줘야 한다. 배액한 후에는 물이 찬 것을 압박포대로 눌러주고 항생제와 항염증제를 처치해준다.

진료 보조 – FLD(Flexural limb deformities)

FLD는 ALD와 다르게 관절이 너무 펴져 있거나(flexor laxity) 너무 굽혀져 있는 것(flexor contracture)을 말한다.

선천적인 원인으로는 자궁 내 malposition, 유전, 어미의 기저질환 및 영양불균형 등이 있고, 후천적으로는 생후 1달이 지나 발생하는 경우 과식 및 식이변화, pain, trauma, CDET rupture 등이 있다.

증상으로는 기립불능, 이상보행, joint angulation 등이 있으며, 신체검사, X-ray, 초음파 full screening을 통해 쉽게 FLD를 진단할 수 있다.

심하지 않은 경우, Oxytetracycline IV 투여를 통해 Ca chelating하여 근육과 tendon의 relaxation을 기대할 수 있으며 약물 처치와 더불어 shoeing과 trimming, physical therapy가 병행되면 더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굴절 정도가 커서 이미 스스로 기립하지 못하는 경우 splint와 cast가 필요한데, 압박부위에 erosion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절한 padding을 꼭 해줘야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처치로도 개선이 되지 않거나 굴절 정도가 매우 심한 경우 다리를 지지하는 인대와 tendon을 잘라주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당연히 이 수술을 하게 되면 경주마로서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FLD
FLD

수술 보조 – 산통 수술

말은 장이 매우 큰 초식동물로 fermentation이 일어나 장 내 gas가 많이 차는 동물이므로 산통이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실제로 실습하는 한 달 동안 산통 수술만 7번 했다.

산통은 환자의 signalment, history taking을 통해 산통을 유발한 원인이 무엇인 지 파악해야 하는데 흔히 과식, 임신, 분만 등에 장이 꼬이면서 발생하게 된다.

신체검사를 통해 통증의 정도를 파악하는데, 말은 배가 아플 때 앞발을 구르거나, 머리를 뒤로 돌려 복부를 쳐다보거나, bruxism(이갈이)를 하거나, 복부를 발로 차거나, 최대한 복부 압력을 줄이려고 stretched out position 또는 dog sitting position을 취하며, 심한 경우 바닥을 구르고 땀을 흘린다고 한다.

TPR, MMC, CRT, pulse, 혈액검사 상 PCV와 TP 증가 등을 통해 탈수 정도를 파악하고 수술이 급하지 않은 경우 탈수를 어느 정도 교정한 후 수술에 들어가야 마취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혈액검사를 할 때 lactate 수치도 함께 측정한다. hyperlactatemia가 심한 경우 술후 예후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실제 수술한 말의 경우에도 lactate가 5이상으로 올라간 경우 거의 폐사되었다.

말의 정상 심박수는 보통 20~40회인데 장이 꼬인 경우 통증과 혈액순환장애로 인해 60 이상의 tachycardia를 보인다. 이 때는 무조건 nasogastric intubation을 해서 위 내용물을 빼줘야 한다.

좌, 우, 위, 아래 paralumbar region 복부청진을 통해 borborygmi가 들리는 지 확인하는데 장이 꼬인 경우 그 부분 장 운동이 저하되어 소리가 작거나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추가로 복부초음파를 통해 위와 장 내 액체저류, 장중첩, 장벽 두께 증가 등을 알 수 있으며, 직장검사를 통해 장이 꼬인 것을 직접 촉진할 수도 있다.

초기 산통이나 심하지 않은 경우 수액, 위장관 운동 억제제 등으로 내과적 처치를 할 수 있는데, 제주목장에 온 말들의 경우 이미 약물처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산통이 재발하였거나 완화되지 않은 경우이므로 바로 탐색적 개복술을 진행하였다.

수술에 들어가기 전 베타딘을 물에 섞어서 구강세척해주었는데 개복수술의 경우 intubation할 때 구강 내 이물질이 기도로 오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ET tube는 작은 것과 큰 것 두가지 크기를 준비하고 마취되면 원형의 고정틀을 앞니에 걸어 입을 벌린 후 혀를 밖으로 빼고 ET tube를 ventral 쪽으로 집어넣었다. 마취기계와 tube를 연결하면 술부 상모한 후 포비돈 브러쉬, 클로르헥시딘 거즈, 알코올 거즈로 scrubbing하였다.

수술이 시작되고 개복을 하고 바로 보이는 것이 장인데, 어디가 꼬이고 막혔는 지 알기 위해서 모든 장을 다 밖으로 꺼내 확인한다. gas가 찬 부위는 needle로 장내용물이 나오지 않게 주의하며 gas suction해주었다. 그리고 장내용물이 많이 찬 colon 부위를 봉합사로 걸어 고정한 후 enterotomy 해서 내용물을 제거하였는데 이 과정 중에 분변에 의해 장이 오염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계속 물로 분변을 세척해주었다.

내용물을 제거하고 꼬인 장을 풀어줬으면 일반적인 개복수술처럼 근육과 피부를 둔성분리 한 후, 복막, 근육, 피부를 각각 봉합해주었는데 이 때 봉합을 느슨하게 하면 말은 체중이 많이 나가 거의 100% 봉합이 터지기 때문에 엄청 단단히 봉합해야 한다.

봉합 완료한 후 마취기계를 끄고 회복실로 옮겨 자발호흡이 돌아올 때까지 산소탱크를 tube에 연결해주고, 돌아온 것 확인 후 extubation한다. 말 머리에 보호대를 착용한 후 진정제를 투여해서 회복 중 날뛰다가 골절되는 것을 예방해준다.

산통 - gas suction
산통 – gas suction

초반에는 수술 과정을 보면서 익히게 하고 어느 정도 흐름이 익숙해지자 마취 monitoring 하는 방법도 알려주셨다.

크게 O2, Isoflurane, tidal volume을 조절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O2를 full(10)로 틀었다가 마취 유지되면 절반으로 줄여주고, 성마의 경우 Isoflurane도 full(5)로 틀었다가 3으로 낮춰주었다.

Isoflurane 농도는 MAC 값을 보고 조절하는데 다른 일반적인 수술들은 MAC 값이 1이상이 되게 유지하는 반면, 산통수술의 경우 마취 심도를 매우 얕게 0.7정도로 유지하기 때문에 palpebral reflex는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안구진탕이 보이면 말이 마취에서 거의 깼다는 신호이므로 바로 ketamine을 더 투여하거나 Isoflurane 농도를 높여줘야 한다.

산통수술처럼 마취 농도가 얕은 수술의 경우 lidocaine CRI를 달아주는데, lidocaine의 진통효과에 의해 마취를 안정화시킬 수 있고, 술후 위장관운동 활성화로 인해 ileus(장무력증)을 예방하고, 항염증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추가 monitoring을 위해 SpO2, 식도청진계, 동맥카테터를 장착하는데, 동맥카테터의 경우 아래턱에 지나가는 facial artery에 장착한다. 장착 후, 체온, 심박, 호흡, MAC, EtCO2, SpO2의 경우 5~15분 간격으로 측정값을 기록한다.

동맥 catheter
동맥 catheter

 

마취 monitoring
마취 monitoring

수술 보조 – ALD(Angular limb deformities) 교정술

ALD는 어린 망아지에서 흔한데 다리가 정상축보다 비뚤어진 것을 말한다. 안쪽으로 비뚤어지면 varus라 하고, 바깥쪽으로 비뚤어지면 valgus라 한다. 일반적으로 앞다리 외전, 즉 carpus valgus가 가장 흔하다.

원인으로는 perinatal factor로 조산, 쌍자임신, 태반염, 태아 연조직 손상 및 과도한 유연성 등이 있고, developmental factor로 영양불균형, 과도한 운동, 외상 등이 있다. 망아지들은 인대가 느슨하고 근육이 약해서 어느 정도 limb deviation을 갖고 태어나는데 커가면서 자연스레 교정되기도 한다.

증상으로는 파행, 관절 부종 및 열감, 성장판 염증(physitis), 과도한 인대 유연성, 발굽의 내측 또는 외측이 과도하게 닳는 현상, 앞쪽 knee와 뒤쪽 hock의 불완전한 뼈 형성 등이 있는데, 이는 신체검사에서 서있을 때 망아지의 앞뒤를 똑바로 보면 쉽게 돌아간 것을 알 수 있고, X-ray에서는 돌아간 위치와 정도와 뼈, 성장판 상태 등을 보다 면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망아지가 너무 어리거나 돌아간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보존적치료로 stall resting을 하며 운동제한을 시키거나 splint, cast 등을 대주거나 발굽을 다듬어 줄 수 있다. 그러나 앞의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심하게 돌아간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로는 periosteal stripping(올라간 periosteum 깎아줌), transphyseal bridging(screw와 wire 사용), transphyseal screw placement(screw 사용), corrective osteotomy/ostectomy(성장판이 닫혔거나 완전 돌아갔거나 long bone deviation의 경우, 뼈의 wedge를 제거한 후 plate와 screw로 안정화) 등이 있는데, 이번 수술의 경우 더 많이 자란 쪽의 성장판에 screw를 박아 성장을 억제시켜 균형을 맞추는 transphyseal screw placement 수술이었다.

ALD
ALD

수술 보조 – OCD 관절경 수술

뼈가 신생될 때 연골조직이 뼈로 골화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골화되지 못한 연골조직이 괴사되어 관절염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관절경을 통해 괴사된 연골조직을 찾아 연골을 큐렛으로 긁어 제거해주면 그 자리에 scar tissue가 생기면서 뼈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한다.

 

로컬 말 수의사

마사회는 동물병원으로 따지면 2~3차 병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제 말 임상에서 매우 중요한 발정, 생식, 임신 관련된 진료는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사회에 찾아오신 한 수의사 분께 개별적으로 연락드려서 하루만 따라다니며 진료하는 것을 볼 수 있겠냐고 여쭤봤더니 흔쾌히 그러라고 하셨다.

보통 오전부터 진료를 시작하시기 때문에 새벽 6시부터 만나서 출발하였는데 번식기인 3월부터 6월까지는 이렇게 매일 새벽같이 일하신다고 하셨다.

말 배란 cycle은 21일이고, 임신기간은 11개월이다. 보통 난포크기가 30mm 이상일 때 배란 시기로 예측해서 교배 일정을 잡는데 배란 1~2일 전에 교배돼야 한다. 너무 늦게 교배하면 이미 배란돼서 난자가 죽거나 aging되고, 너무 이르게 교배하면 정자가 최대 72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어서 수정이 안 될 수 있다.

말은 자궁이 T자 모양이어서 직장을 통해 손으로 자궁 모양을 정리해주고 초음파 probe를 넣어야 한다. 이미 배란된 경우 배란된 자리에 조금 hyperechoic한 황체가 보이는데 그럼 6일 후 PG 처리해서 luteolysis 시킨 후 다시 2주 정도 기다려서 배란을 확인해야 한다.

교배 적기로 판정된 암말은 교배 전까지 대변이나 공기가 질 내로 유입되어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변이 배출될 공간만 남기고 음문을 잘라 신선봉합을 해주는데 이걸 캐슬릭이라 한다. 임신여부는 자궁벽에 있는 태포를 확인하면 알 수 있는데, 태포는 하얀 선이 위아래 두개 보이는 것과 달리 cyst는 액체만 존재하므로 모두 까맣게 보인다는 차이점이 있다.

태포
태포

○ 본인이 파악한 현장업무의 특성과 실습평가자와의 소통

실습을 가기 전에는 단순히 말 진료만 보는 곳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무래도 한국마사회가 공기업이다 보니 진료 보는 시간 외에 선생님들께서는 여러 행정업무들을 처리하시느라 항상 바쁘셔서 수의사와 공무원의 성격을 같이 갖고 있는 것이 한국마사회의 특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선생님께서도 마사회 지원하는 사람들이 지원동기로 말 임상을 하고 싶다고 언급하는데 제주 목장을 제외하면 실제 말 임상을 많이 하게 될 일은 거의 없다고 하셨다.

이 곳에서 일은 먼저 공지된 대로 매우 타이트하게 진행되었다. 매일 진료가 적게는 1건에서 많게는 수술 포함 4건까지 한 적도 있고, 휴일이나 야간에도 산통응급수술이 한달동안 7건이 있을 정도로 야간에도 언제나 온콜 상태였다.

숙소에서도 9시 이전까지는 맘 편히 쉬지 못했던 것이 힘든 점이었으나, 달리 생각하면 실제 근무상황을 겪어본 것이므로 일의 장단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또한 제주목장 소속 수의사가 총 네 분으로 적기 때문에 단순히 방관형 실습이 아니라 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하는 구조라 선생님들은 일손이 늘어 좋고 나는 직접 경험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어 win-win이었다.

소수인력의 장점이자 단점은 구성원들끼리 관계가 좋든 싫든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이 없고 좋아하는 성격이라 너무 맘에 들었지만, 내향적인 사람의 경우 이런 점들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실습 관련 자기학습 및 성찰

본 실습의 경우 4주에 한 번 발표가 있어서 1~3주차는 중간중간 레포트나 간단한 숙제 같은 것들을 내주셨다. 숙제 주제가 여태껏 병원에 내원했던 환자 질병 중 궁금한 것들을 알아서 골라서 조사해오는 것이었는데, 정해진 주제가 아니라 내가 궁금했던 것을 조사하다보니 더 흥미가 생겨 열심히 조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이 딸리는 것이 느껴졌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레 숙소에 돌아와서 자기학습을 하는 의욕이 줄어든 것 같다.

원래 계획은 병원에 말 임상 관련 서적이 엄청 많아서 내가 궁금했던 주제를 숙소에서 스스로 공부해보려고 했는데, 막상 숙소에 들어가면 너무 피곤해서 씻고 쓰러져 잤다. 내가 선택했던 실습인만큼 능동적으로 공부해보려고 했는데 해야 하는 과제만 처리하기 급급한 수동적인 공부였던 것 같아 그 점이 아쉽다.

그래도 근무하는 시간동안 정말 열심히 진료와 수술에 참여하면서 최대한 많이 배우려고 하였고, 근무 외 시간에 승마도 배우면서 진료 외적으로 더 말과 친숙해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 향후 현장실습 및 자기학습에 있어 시사점

한 달의 한국마사회 제주목장 동물병원 실습을 하면서 선생님들에게 과천에 있는 마사회는 여기와 하는 일이 많이 다를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과천 마사회에서도 실습을 해보고 싶어 서울에 돌아오고 나서 실습 담당자 분께 연락드려 실습을 갈 수 있는지 여쭤봐서 다음달부터 2주간 과천마사회로 실습을 가기로 하였다.

제주목장으로 실습을 가기 전까지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데, 마사회 실습 후 말을 좋아하게 되었고 마사회에서 하는 업무가 적성에 맞아 내년에 졸업하고 한국 마사회에 취직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과천 마사회에 가서도 많은 것들을 배워 향후 진로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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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실습후기 공모전] 마사회 제주목장 동물병원/박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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