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단 프로젝트:강의실 밖 수의학①] 힐스 학술부 이선아 팀장

예방의학의 중심 ‘영양학’ 그리고 ‘회사’

등록 : 2019.04.05 06:26:55   수정 : 2019.04.05 06:27:13 김연정 기자 yeonjung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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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대에서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전공과목들을 배웁니다. 졸업 후에는 훨씬 더 다양한 분야들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렇게 수의대생들에게는 “나는 대체 어떤 분야에서 일하게 될까?” “저 분야에서 수의사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곤 합니다.

이런 고민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6기에서 학교에서 배웠거나 혹은 배우지 못한 여러 가지 학문에 대해 조명해보고 그와 연관된 진로까지 파헤쳐보는 ‘강의실 밖 수의학’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강의실 밖 수의학’ 프로젝트에서는 각 학교별 데일리벳 기자들이 작성한 9편의 기사가 연재됩니다.

첫 번째로 최근 주목받는 ‘수의영양학’과 관련하여 글로벌 펫푸드 기업 ‘힐스’ 학술부에 근무하는 이선아 팀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영양학, 그리고 수의사의 회사생활까지 담은 인터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〇 사료 라벨에서 어떤 영양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까요? 고단백사료, 유기농사료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보통 반려동물의 사료를 고를 때는 사료 뒤 라벨을 많이 참고합니다. 대부분 라벨에는 사료의 중요한 nutritional factors가 다 표기되어있죠. 특히 힐스의 경우에는 AAFCO(미국사료관리협회)에서 추천하는 균형 있는 영양학적 기준에 부합한 사료를 만들어냅니다. 한국사료협회에서는 사료에 표기해야 하는 내용과 영양학적인 밸런스 기준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료 생산에 있어 원료에 대한 법적 기준은 아직 엄격하게 다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료 라벨이 모호하게 나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타깝기도 하죠

또한, 사료의 라벨을 어떻게 읽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유기농’과 ‘고단백’ 같은 용어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것들이 정말 중요할까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료 자체보다는 영양학적인 ‘밸런스’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개와 고양이에게는 건강히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의 양이 정해져 있으므로, 그 양을 지키며 급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단백은 간과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하는데, 최근 자연에서의 습성을 지켜주기 위해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사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집 안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의 특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그 환경에 맞게 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단백질의 양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단백질의 질인데, 필수 아미노산과 흡수량이 단백질의 질을 결정합니다. 가령, 두 제품의 단백질량이 각각 45%와 38%인데, 단백질 최종 흡수율은 막상 비슷하다면 고단백질량을 가진 사료를 굳이 찾아서 먹일 필요가 없는 거죠. 오히려 단백질이 많음으로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습니다.

〇사람 음식의 경우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반려견/반려묘에게 주지 말라고 하는데, 나트륨은 완전히 제한하는 것이 좋을까요? 어느 선까지 괜찮을까요?

나트륨도 다른 원료들과 같이 반려동물이 먹어야 하는 적정 기준치가 있겠죠? 이 선을 지키면서 먹는 것이 중요한데 사람 음식의 경우는 보통 반려동물의 기준을 훨씬 넘습니다. 반려동물 간식의 경우에도 간혹 그 기준치를 넘기고 심지어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므로 사람 음식만큼 짜지는 않은가 확인하고 급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물을 많이 먹이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〇팀장님이 생각하는 영양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사람도, 반려동물도 과거 치료 중심에서 예방의학으로까지 관심이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방의학에서 핵심이 바로 ‘음식’입니다. 영양학은 처방식뿐만 아니라, 일반식의 선택에서도 시작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반려동물의 건강이 좌우된다는 것이 영양학이 갖는 굉장한 매력인 것 같고, 이 학문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 또한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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〇수의대 학부생이 영양학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사실 현재 영양학을 학부생이 깊이 있게 배우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전국 모든 수의대에 영양학 전공과목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외국에 나가 배우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영양학 specialist들이 있는 만큼 배울 수 있는 폭이 더 넓을 것으로 보입니다.

힐스 등 여러 기업에서 영양학 관련 웨비나를 진행합니다. 수의영양학 관련 웨비나를 통해서도 영양학에 한걸음 가까워지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힐스 내에서 ‘Vet-nutrition academy’라는 것을 만들고 있고 내년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영양학 강의를 듣고 self-assessment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수의사분들이 이 시스템을 통해 영양학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얼른 세상에 내보내고 싶은 마음이 커요.

힐스코리아 사무실 모습

힐스코리아 사무실 모습

〇이제 회사생활에 대한 질문을 좀 드려볼까 합니다. 사료회사에서 학술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제약회사에서도 근무하셨었는데, 제약회사·사료회사의 수의사 근무환경은 어떠한가요?

학술팀 수의사들은 기본적으로 병원에서 일하는 수의사들을 도우면서 서로 윈윈하고자 합니다. 동물병원에 방문해 세미나를 열기도 하고 협회에서 강의도 진행하며 해외연자를 초청하는 이벤트를 관리하기도 합니다. 동물병원 등 현장에도 방문하는 편이고 WSAVA(세계소동물수의사회), FASAVA(아시아소동물수의사회) 학술대회 같은 해외 학회에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영업부 직원들께 제품에 대한 교육을 진행합니다. 또한, 마케팅부에서 만든 작업의 내용을 검토하기도 하고, 그 밖에 여러 문서 작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사마다 근무환경이 다 같은 건 아닙니다.

저는 제약회사에서 세일즈를 맡았었고, 다른 제약회사에서는 마케팅업무를 담당했다가, 현재 힐스 학술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와 사료회사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규모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약회사보다 사료회사가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이죠.

제약회사는 동물병원 유통이 주된 경로이지만 사료회사는 일반인들까지 고객이기 때문에 그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두 회사를 모두 겪은 것이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업무량이 더 많긴 하지만, 제가 성장할 만한 요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해외 출장을 비롯해 영어로 대화해야 하는 경우가 워낙 많습니다. 자가 다녔던 제약회사들은 본사가 유럽이기 때문에 영어가 서로에게 외국어였지만, 힐스는 미국회사이기 때문에 더 높은 영어 실력이 필요합니다. 영어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인지 돈을 받으며 영어를 배우는 기분이 종종 듭니다(웃음).

〇팀장님이 회사생활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임상수의사로 3년간 열심히 일하다가 조금 더 공부를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공부하며 일을 하고자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에 있는 KOICA 수의사무국에서 1년 남짓 일을 하게 됐는데, 즐겁기도 했지만 크게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임상수의사로서 치열했던 3년을 보내다가 여유롭고 행복하게 일하는 그곳의 수의사들을 보면서 점점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때는 없는 단어였지만 아마 그게 ‘워라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렇게 저의 워라밸을 찾아 회사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이 일에 대한 매력을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숨겨진 보석 같은 수의사들을 여기저기서 만나게 되는 게 너무 재미있고, 그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데 가치를 느낍니다.

〇어떤 성향의 사람이 회사생활에 잘 맞을까요?

회사생활과 정확히 어울리는 ‘성향’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본인의 선택일 뿐입니다. 다른 선택을 위해 직업이나 직장을 옮기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특별히 욕심이 없는 사람이에요. 큰 지위나 돈을 원하지도 않고, 직업에 높낮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았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느꼈습니다. 그렇게 무던하게 회사에 다니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성향인 사람도 있겠지만, 또 저와 다르게 전략적이고 정치적인 감이 좋은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회사 내에서 중요한 자리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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〇수의사가 회사에 취업 할 때 특별히 필요한 요건이 있나요?

영어 실력을 꼽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영어능력평가 점수를 제출하지만, 시험 점수보다 오히려 외국어로 소통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영어 회화를 잘하는 수의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서류심사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나이와 자기소개서입니다. 회사라는 공간의 특성상 나이가 중요한 편이며, 국문과 영문 자기소개서를 가장 유의해서 봅니다. 그 후에 면접을 통해 영어로 유창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게 됩니다.

〇최근 힐스 학술부에서 다루는 핫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Digitalization’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vet nutrition academy’도 여기에 속합니다. 많은 수의사가 영양학과 힐스라는 회사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중심에는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큰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디지털 중심의 세미나로 전국의 수의사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 현재 학술팀의 핫한 이슈입니다.

〇끝으로 수의대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영양학이 트렌드이기 때문에! 라기보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을 때 영양학 배우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수에 비해 배출되는 수의사가 많아서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너무 한 곳에만 눈을 두지 말고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시야를 넓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나의 길을 찾아서 그 길을 용감하게 가보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고, 응원합니다!

김연정 기자 yeonjung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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