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청주반려동물보호센터 동물학대 의혹…수의사 신조낭독 의미있나

등록 : 2018.09.05 10:43:25   수정 : 2018.09.05 13:52:10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또 한 번 수의사의 윤리 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수의계 내부 정화와 윤리 교육 강화는 물론, 수의사회가 수의사 면허 정지·박탈 등 보다 직접적인 징계를 내릴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도 대한수의사회 윤리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윤리위원회 징계를 받은 수의사 회원도 수의사 면허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생계에는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다. 면허가 유지되는 징계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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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충북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청주 반려동물보호센터장 A 수의사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는 A 수의사가 열사병 치료를 위해 보호 동물을 산채로 냉동고에 넣어놓고 퇴근했으며, 마취 후 안락사를 시행하지 않은 채 마취 없이 고통사를 시키는 등 각종 동물학대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늘막이 없는 마당이나 차 트렁크에 유기견을 방치해 죽게 하고, 지난해 4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수의사 면허가 없는 직원에게 마취제 투여, 내장형 등록칩 삽입, 안락사 시행 등을 시켜 수의사법을 위반했다고도 덧붙였다.

9월 5일 오전 현재, 이번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 7만 5천명을 넘어섰으며, 이와 별개로 A씨의 수의사 면허를 박탈해달라는 청원까지 제기됐다.

청주시는 3일 동물단체들과 센터 운영에 대해 간담회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단체들은 “개인에게 동물보호센터 운영을 위탁 맡기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시 직영 동물보호센터 운영 및 운영 시 동물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A 수의사 역시 센터를 그만두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수의사는 국내 수의대 출신이 아닌 동남아 지역 국가 출신 수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수의사법에 의거, 외국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해당 국가 면허를 가진 수의사라면 국내 수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를 두고 해외 수의과대학 출신의 자질을 지적하는 의견이 나오며,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나라 수의사 국가시험의 자질검증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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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외치는 수의사의 신조…

윤리강령 준수 요구만으로 과연 수의사 자정 가능한가?

수의사협회 모임을 할 때 수의사들은 항상 제일 먼저 ‘수의사의 신조’를 낭독한다. 그리고 수의사의 신조에는 ‘수의사의 윤리강령을 준수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수의사 개개인이 받는 존경이나 비난은 곧 수의사 전체에 대한 사회의 신임 또는 불신으로 나타남을 인식하고, 언제 어떠한 일을 할 때마다 공인으로서의 수의사임을 염두에 두고 행동을 하여야 한다”

“동료 수의사가 올바르지 못한 진료행위를 하거나 기타 수의업의 신의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발견하였을 때는 다른 분야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기 이전에 수의사들 간에 스스로 시정토록 노력하여야 한다”

수의사 윤리강령 5항과 21항 내용이다.

그런데 과연 수의사의 신조를 낭독하고 윤리강령을 되새기는 것만으로 수의사 자정이 가능한 것일까.

2016년 불법 번식장으로부터 동물실험을 위해 개를 공급받은 수의과대학, 유기견을 수술 실습용으로 사용한 공수의사 및 공중방역수의사,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판매업을 이어온 동물병원들이 이슈화됐다.

2017년에는 살충제 계란 파동 사건에서 문제가 된 동물약품 도매상에 직접 관여한 수의사, 대학원생 제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수의대 교수, ‘탐욕의 동물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에 소개된 상식 이하의 동물병원 원장이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됐다.

연이어 수의사의 윤리 의식이 도마 위에 오르자 올해부터 수의사 연수교육 시 윤리·법규 교육이 의무화됐다.

하지만 올해도 수의사의 윤리 의식에 타격을 주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수의사가 적발됐고, 유기견을 개농장으로 넘겼다는 의혹을 받은 수의사도 있었다. 동물병원 대상 의료폐기물 처리 점검에서는 의료폐기물을 생활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등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한 동물병원 수십 곳이 적발됐다.

여기에 청주유기동물보호센터 동물학대 논란까지 벌어진 것이다.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이지만, 국민들은 수의사의 윤리 의식에 대해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동물 안락사와 관련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임상수의사는 “일부 수의사들의 잘못으로 인해 모든 수의사가 함께 욕을 먹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윤리교육을 강화해서 해결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수의사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운영 정지, 면허 정지, 면허 박탈을 할 수 있거나, 행정기관·정부에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TNR사업이든 유기동물보호소 운영이든 공개입찰을 통해 수의사를 선정할 때, 대한수의사회를 통해 해당 수의사의 자질을 검증하고 거르는 절차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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