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전국 지부장 회의서 직선제 검토‥상근회장제 `무게`

겸직금지조건·회비완납확인 등 추가 검토 필요..조직강화 위한 재정확충 불가피

등록 : 2017.11.30 13:49:53   수정 : 2017.11.30 13:49:53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대한수의사회가 29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전국 지부장 회의를 열고 회장선거 직선제 도입안을 검토했다.

직선제가 도입되려면 대한수의사회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개정안을 대의원총회에 상정하려면 중앙회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이사진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지부장들의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날 지부장들은 직선제(제규정)특위가 마련한 도입안을 검토하면서 상근회장제, 겸직금지, 출마자 회비완납 확인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토의했다.

직선제 도입 초안을 설명하는 양은범 특위 위원장

직선제 도입 초안을 설명하는 양은범 특위 위원장


상근회장제 도입에 무게..겸직금지조건은 ‘오락가락’

이날 지부장 회의에서는 상근회장제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회원들이 직접 선출한 대수회장이 회무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겸직금지 조건은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겸직금지 조건을 너무 엄격하게 규정하면 대수회장의 인재풀이 제한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겸직금지 기준 논란의 핵심은 동물병원 임상수의사다. 회장임기(3년) 동안 원장이 병원을 완전히 떠나면 병원 경영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A 지부장은 “(겸직금지 조항으로 인해) 동물병원 운영자는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겸직금지조항을 완화하거나 허용조건을 구체적으로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실적인 완화책은 ‘관리수의사’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대수회장 당선자가 동물병원장 명의는 유지하되 관리수의사를 두고 병원경영을 맡길 경우, 겸직금지를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방법이다.

반론도 나온다. 대한수의사회장이 자신의 동물병원을 계속 소유하면서 회원 동물병원과 경쟁관계에 놓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관리수의사를 두더라도 병원 수익을 얻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일반기업이나 공직 등 예외없이 겸직금지를 두는 직역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의협, 치의협 모두 회장선출자는 병원장 명의를 타인에게 이전하도록 하고 있다.

직선제 특위 내부적으로도 동물병원 겸직금지 문제는 오락가락했다. 특위 초기에는 관리수의사 예외조항을 인정하는 쪽으로 논의됐지만, 이달 초 열린 3차회의에서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김옥경 회장은 “상근회장제에 대한 찬성의견이 좀더 많았다”며 “겸직금지 조건의 완화방안은 추후 특위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회비 완납해야 출마 가능.. `어떻게 확인하나`

특위는 대수회장 출마자의 피선거권 자격기준으로 ‘회비 완납’을 제시했다. ‘수의사 면허를 취득한 해부터 회원으로서 회비납비 의무를 다한 사람만이 대수회장이 될 수 있다’는 원칙론이다. 타 의료단체들도 모두 회비미납자에게는 피선거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대한수의사회 회비는 지부가 걷어, 중앙회에는 ‘몇 명분 얼마’의 분담금을 보내는 구조다. 중앙회는 각 회원이 회비를 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없고, 지부만 해당 기록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특위는 ‘출마자의 소속 지부장이 회비 완납을 확인해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문제는 지부들조차 회원별 회비납부 기록을 완전히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지부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최근 3~5년의 기록에 그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B 지부장은 “본인이 지부장이 아니었던 시기의 회비납부여부까지 확인해주라고 하면 못 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거주지나 직장이 바뀌면서 소속 지부가 변경된 경우, 어떤 지부가 완납 확인을 책임질 것인지도 문제다.

이와 관련해 앞선 특위에서는 ‘간주 규정’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관할 지부가 후보자의 회비납부기록을 최대한 파악하되, 미납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완납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단서를 두자는 것이다.


회비인상 필요성에 공감대..`점진적 추진해야`

직선제 도입을 계기로 대한수의사회 중앙회 사무처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도 공감대를 보였다. 현재 포화상태인 사무처 인력을 확충하지 않고서는, 직선제 회장이 들어선다 한들 별다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의사 직원을 확충하려 해도 공무원보다 낮은 대우를 받고 있다 보니 외면 받기 일쑤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중앙회 사무처의 수의사 직원 추가 채용은 불발됐다.

의협(110명), 한의협(51명), 약사회(30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의사회 사무처 인력(9명)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대우를 개선하려면 재정확충이 불가피하다.

상근회장제 도입에 따른 회장 인건비, 직선제 도입에 필요한 회원관리시스템 구축 등 만으로도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C 지부장은 “직선제 도입에 대한 회원의견 수렴 과정에서 재정확충과 회비인상 필요성을 함께 안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원들이 비용부담 문제와 함께 직선제 도입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은범 위원장은 “회비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최근 중앙회비가 인상된만큼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옥경 회장은 “최소한의 회비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중앙회비를 인상하더라도 직선제 회장이 선출되는 2020년에 적용될 것”이라며 “인상폭과 시기 등은 내년부터 이사회를 중심으로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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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대한수의사회는 12월초 공청회를 열고 회원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지만,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위기경보 ‘심각’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잠정적으로 보류했다. AI 양상을 살펴 내년초까지 개최시기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옥경 회장은 “타 의료단체는 직선제 과정에 대한 소송이나 회장 탄핵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직선제 도입이 회원 단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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