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회장 선거 직선제 도입 초안 마련‥12월에 공청회 연다

2018 대의원총회 정관 개정...조직확충·회비재정개선 뒷받침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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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직선제·제규정 특별위원회(위원장 양은범)가 2일 성남 대한수의사회관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직선제 도입 초안을 확정했다. 특위는 오는 12월 관련 공청회를 열고 회원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안을 확정해 대수 이사회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특위는 후보자 피선거권과 겸직금지 조건, 불신임규정, 상근회장제 도입에 따른 회비인상 등을 놓고 논의를 거듭했다.

직선제 도입을 계기로 수의사회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무처 조직 확대, 회비 인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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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권·피선거권 이날 특위는 최근 3개년 회비완납자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는 기존안을 재확인했다. 다만 ‘면허 취득년도를 기점으로 회비를 미납한 자는 출마할 수 없다’는 피선거권 규정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등도 회비미납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회장에게는 단순선거권자인 회원에 비해 보다 강한 회원의무이행이 요구되는 것이다.

문제는 수의사회의 회비납부기록이 완전치 않다는 점이다. 개별 회원의 회비납부 기록은 각 지부에 있는데 보관상태가 천차만별이라는 것. 보통 고령의 회원이 후보자로 나서는데 반해, 몇 십 년간의 회비납부기록을 완벽하게 보유한 지부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수 중앙회에서도 회비납부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지부가 회비를 걷고 중앙회에는 ‘몇 명분 얼마’의 분담금을 건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날 일부 위원들은 ‘최근 00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만큼의 납부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현실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결국 ‘회비를 내지 않은 자가 수의사회의 대표가 될 수 없다’는 원칙론을 꺾지는 못했다.

대신 후보자의 회비납부기록을 관리하는 관할 지부수의사회 회장에게 확인 권한을 주기로 합의했다. 관할 지부가 후보자의 회비납부기록을 최대한 파악해 미납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이를 완납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단서를 두는 방안이다.

아울러 이번 정관개정을 계기로 지부에게 회비납부기록 관리의무를 구체화해야 한다는데도 공감대가 모였다. 직선제가 도입되면 3년마다 선거를 치르면서 매번 모든 회원들의 회비납부기록을 확인하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체계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탁금·추천인 지난 7월 특위 워크숍에서 각 1천만원으로 정했던 등록금과 기탁금은 이날 회의를 거치며 2배 인상됐다(2천만원+2천만원).

결선투표제가 없는 상황에서 난립한 후보자들의 단일화를 유도하기 위해 기탁금 일부반환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채택되지는 않았다.

후보자 등록을 위한 회원추천 규정은 ‘선거권자 100인 이상의 추천’으로 확정됐다. 100명을 초과해 추천을 받을 때도 1개 지부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추천인 상한은 50명으로 제한하여, 특정 지부로의 쏠림 현상을 예방했다.

팩스로 발송된 추천서도 인정하지만, 중복추천이 확인될 경우 해당 추천서는 모두 무효화된다.

▷겸직금지 상근회장제 ‘직선제로 뽑힌 회장이 상근하지 않는다면, 직선제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특위의 입장은 이날도 재확인됐다.

하지만 일부 위원이 반대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굳이 상근하지 않아도 회장직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상근회장 급여 등으로 회비인상이 전제되면 회원들이 달가워하지 않을 거란 시각이다.

겸직금지 조건은 일부 조정됐다. `동물병원장의 경우, 관리수의사를 두고 진료업무에 종사하지만 않으면 겸직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기존 특위안이 동물병원 임상수의사에만 주어지는 특혜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관리수의사를 두더라도 회장이 병원 경영이나 일부 진료 등 편법적 겸직을 시도하면 현실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상근회장제를 운영하는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도 회장이 본인 병원의 명의를 타인에게 이전토록 하고 있다.

특위 초안에서는 관리수의사 단서조항을 폐기하되, 향후 공청회에 참여한 임상수의사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투표방법 선거는 인터넷투표를 원칙으로 하며, 사전신청한 선거권자에 한해 우편투표를 병행한다.

인터넷투표는 중앙선관위 제공 ‘K-VOTING’ 시스템을 활용하면 유권자당 45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다. 우편투표는 건당 1만원 이상의 배송비가 소요되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치 않은 고령회원들을 고려하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인터넷투표는 선거일 당일 하루만 실시하며, 우편투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면 신청자들에게 발송해 선거당일 오후 6시까지 선관위가 수신한 것들만 인정된다.

▷선관위 상설화 대한수의사회장 선거를 운영할 선거관리위원회는 상설조직으로 재편된다. 선거를 앞두고 위원회를 구성하는 현행 체제로는 위원 선정 등을 놓고 불필요한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특위는 선관위를 회장과 동일한 3년 임기로 상설화하되 교체시기를 엇갈리게 조정하는 방향에 합의했다. 타 의료단체 규정을 참고해 선관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9인으로 구성하고, 중앙회 임원직 겸직을 금할 방침이다.

▷불신임 조건 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은 재적대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로 성립된다. 불신임건을 다룰 임시총회는 재적대의원 3분의2 이상의 출석으로 성립하며, 출석대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불신임안 가결 시 현직 회장은 그 즉시 직위를 상실하며, 수석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보궐선거 규정도 삭제될 전망이다. 이날 특위는 회장 불신임에 따른 선거는 불신임 30일 이내에 공고하고, 해당 선거에서 당선된 차기 회장은 3년 임기를 정상적으로 시작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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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는 조직강화 변곡점..회비 인상·사무처 확대 뒷받침돼야

이날 한 특위위원은 “직선제 도입은 대한수의사회 조직 발전의 큰 변곡점”이라면서 직선제가 조직역량 강화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 중앙회의 인원조직, 예산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직선제 도입만으로 회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의사협회(110명), 한의사협회(51명), 치과의사협회(38명), 약사협회(30명) 등 직선제를 도입한 타 보건의료단체에 비해 수의사회 사무처 인력(9명)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들 보건의료단체들이 자체 언론인력을 별도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일반 사무직을 제외한 4~5명의 직원이 수의사회 정책운영을 떠맡다 보니 사무처 업무역량은 이미 포화상태다. 대언론 홍보나 회원 법률자문 등에 필요한 전문인력도 없다.

하지만 현행 재정상태로는 인력확충은 요원하다. 기존 사무처직원의 처우개선을 전제로 신규 운영비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위해선 중앙회비 인상이 불가피하다. 수의사회 회비납부율은 60~70%대로 타 보건의료단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회원의 전체 숫자나 중앙회비 액수는 훨씬 적기 때문이다.

개원 임상가를 기준으로 현재 수의사회 중앙회비는 8만원이다. 의사(30만원), 치과의사(30만원), 한의사(42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양은범 위원장은 “회비 인상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지난번 중앙회비 인상(5→8만원)이 올해 도입된만큼 곧바로 인상안을 다시 추진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회원들에게는 직선제 도입에 비용문제가 수반된다는 점을 충분히 알리되, 회비인상은 직선제가 도입될 2020년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위는 회비 문제를 포함한 직선제 도입 초안을 이달말 대한수의사회 지부장들에게 먼저 소개한 후 12월 공청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공청회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된 직선제 도입 정관개정안은 대한수의사회 이사회로 제출된다. 내년 1월경 이사회 심의를 통과하면 익월 열릴 대의원총회에서 도입여부를 판가름한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대수회장 선거 직선제 도입 초안 마련‥12월에 공청회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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