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회, 농식품부 항의방문 `비(非)수의사 주사허용 철회하라`

`동물학대 조장하는 일반인 주사 허용문제, 협상 대상 아니다`..관철 무산 시 강경 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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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자가진료특별위원회(위원장 허주형)와 지부수의사회 회장단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29일 세종 농식품부 청사를 항의 방문했다.

대표단은 ‘비(非)수의사의 피하주사를 전면 허용하겠다는 농식품부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자기 소유의 반려동물이라 하더라도 일반인의 무분별한 주사는 동물학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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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반려동물 소유주의 피하주사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농식품부 자가진료 허용범위 지침안이 알려지자 수의계는 즉각 반발했다.

천병훈 부산시수의사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비전문가의 주사행위는 그 자체로 동물학대”라며 “동물학대를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조장하겠다면 수의사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순석 원장은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반려동물 자가진료를 금지하도록 수의사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이라며 “이번 지침안은 시행령 개정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도 “전국민이 반려동물을 마음대로 주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상식에 맞는 것인지 반문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려견 4종 종합백신을 수의사처방제 처방대상약품에서 제외하고, 비수의사의 피하주사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농식품부의 시각이 질병문제를 방치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재일 광주시수의사회장은 “병원에서 관리 받는 동물에서는 홍역, 파보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 질환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번식장 등 자가접종하는 곳에서 질병이 끊이지 않는다”며 “반대측이 경제적 부담을 문제삼지만, 수의사에게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피해는 왜 고려하지 않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허주형 위원장도 “2013년 5종(DHPPL-렙토스피라 포함)백신이 처방제에 포함되자 4종(렙토스피라 제외)백신으로 수요가 쏠렸다”며 “이후 인수공통전염병인 렙토스피라에 감염된 사람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 사례와 일률적인 비교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유주의 피하접종을 허용예외로 두고 있는 나라도 있지만 동물용의약품 유통, 공장형 반려동물 번식장, 개고기 문제 등 차이가 극명하다는 것이다.

이병렬 원장은 “피하주사제를 모두 수의사처방 하에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한 다른 나라와 그렇지 않은 한국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수의사 측 입장을 통보한 대표단은 향후 농식품부가 주사 허용 입장을 고수할 경우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박순석 원장은 “임상수의사로서 동물학대를 조장하는 비전문가 주사허용은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천병훈 회장은 “오늘은 주사행위 허용 철회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투쟁하겠다는 뜻을 전하러 온 것”이라며 “이미 회원들은 면허증 반납을 포함한 강경대응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의사회, 농식품부 항의방문 `비(非)수의사 주사허용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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