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회장 후보 집중 인터뷰] 기호 3번 이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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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을 뽑는 제25대 임원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한수의사회장은 수의계 안팎의 여러 이슈에 대응하는 선봉에 서 있습니다.

데일리벳이 차기 회장선거에 출마한 3인의 후보자를 만나 이들 이슈에 대한 후보자들의 생각과 공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인터뷰는 후보자간 형평성을 기하기 위해 공통질문 10개와 후보자별 개별질문 2개로 진행됐습니다.

기호 3번 이성권 후보(만53)는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5년여간 근무한 후 신일산동물병원을 개원해 20년 이상 임상수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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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1-출마계기 / 대수회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후배 수의사분들께는 꿈과 도전정신을, 선배 수의사분들께는 새로운 도약과 기대를 드리고 젊은 피로의 세대교체로 대수를 개혁하기 위해서다. 대한수의사회 정관의 불합리점들을 깨끗이 정리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대수가 부응하려면 그에 걸맞는 정치력, 홍보력, 기획력이 필요하다. 거기에 본인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 출마했다.

개인적으로는 동물매개활동 봉사에 임하며 관련 경험을 쌓았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을 위해 시작한 동물매개활동을 고양시 전체로 확대했다. 국립 동물매개치유단지를 만드는 것이 내 목표였다. 그러다 보니 예산이 필요했고, 자연히 정치인들과도 관계를 맺었다.

수의사로서 사회영역에 진출하면서 수의사의 위상도 높이고 후배들을 위한 새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공통2-공약 / 제시한 공약 중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1가지만 골라 자세히 소개해달라

1인 병원 원장으로 20년간 일하다 보니 삶의 질이 점차 떨어져 간다는 점을 느낀다. 처음에는 수입으로나마 보상을 받았지만 이제는 경쟁이 심해져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그래서 1인 원장 동물병원과 대형 동물병원이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40~50개 일선 동물병원과 공조하는 응급의료센터 형식의 대형 병원’ 모델을 만들면 일선 원장의 삶의 질은 높이면서 대형 병원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일선 병원은 야간 응급진료나 중증질환을 대형 병원에 넘기면서 근무시간은 줄이되, 대형 병원에 지분을 가지고 수익 일부를 확보하는 내용이다. 대형병원은 세미나 등을 통해 일선 병원의 진료역량을 높이는데도 도움을 준다.

이 모델은 동물진료의 중산층을 넓히는데 초점을 맞춘다. 보호자가 일선 병원에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서 종합적인 건강관리서비스를 받는 형식이다. 적절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진료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수의사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함께 살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모델에 반대하는 동물병원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병원은 그들 나름대로 고가의 특화된 진료를 하면 된다. 그에 대한 수요도 있기 때문이다.


공통3-동물병원을 둘러싼 환경은 점점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진료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동물병원 관련 현안 추진에도 발목을 잡고, 정부가 올해 수가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하다는 것에도 회원들의 우려가 크다. 어떤 해법이 있나?

위에 언급한 공약과 같은 맥락이다. 상위 1%에 집중하는 고가 진료시장만 커져서는 미래가 없다. 중산층 반려동물 보호자가 두텁게 자리 잡아야 수의사의 소득을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정 비용을 정기적으로 지불하되, 수의사의 건강관리를 마음 놓고 받을 수 있는, 의료보험 형태의 모델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비용과 서비스는 보호자와 동물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보호자는 일정 비용 안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안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건강관리를 잘하게 하면 큰 병으로 고생할 위험도 그만큼 줄어든다.

수의사로서도 이러한 고객이 많아지면 안정적인 진료가 가능하다. 위에 언급한 상생모델이 자리잡으면, 응급이나 중증질환도 고객 이탈의 우려없이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공통4-중앙회 운영 / 수의사회 현안추진, 여러 공약이 현실성을 가지려면 조직과 재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조직도 결국 재원문제로 귀결된다. 올해부터 인상된 중앙회비가 들어오지만 대수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 대에 그친다. 회관임대수입을 제외하면 한수약품이나 회지후원의 수익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한 방안이 있는가?

수의사회비 인상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본다.

회원들은 회가 해준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회비를 잘 내지 않는다. 임상수의사 연수교육처럼 강제요인이 없는 공무원 등은 더 그렇다. 회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회비 납부율을 올리겠다.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국책사업, 연구사업도 늘리겠다. 지금도 TNR사업이나 공수의 수당 등으로 재정에 기여하는 분회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연구사업 예산을 확보해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국가 연구사업을 발굴하고 여기에 중앙회나 지부가 참여하면서 수익을 얻는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공통5-대선정국 대응 / 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직능단체가 저마다의 현안을 대권주자에게 요구하느라 바쁜 시기이지만 수의사회는 집행부 교체기가 겹쳤다. 30일 선거가 끝나면 바로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요구할 대선공약은 무엇인가?

이미 모 후보 캠프 인사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했다. 그들은 수의사의 정치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더라. 구제역, AI로 국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왜 수의사가 질병을 컨트롤하지 않냐는 것이다.

동물복지 이슈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도 되지만 가축전염병 문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평창올림픽도 눈앞에 와있다. 정치권에도 명분이 있다.

그들이 어려울 때 도와줘야 수의사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누가 회장이 되던지 대선에는 조직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안테나를 높여 지원할 후보를 정하고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그래야 수의사가 농식품부 장관도 되고, 후배들에게 비례대표 공천의 길도 열릴 수 있다.

구제역, AI 대책을 대선공약으로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있나

아시아 전역을 커버할 총괄적인 백신 연구소를 설립하는 방안이다. 어차피 백신개발은 우리나라 시장만 보고 할 수는 없다.

이를 중심으로 백신 다변화를 꾀하면서 국내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를 미리 예측해 대응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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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6-약사 // 최근 심장사상충예방약 공급문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인체용의약품 동물병원 공급개선, 수의사처방제 등 약사관련 현안이 수의사회 중심업무로 떠오르고 있다.

수의사는 국회의원은커녕 주무주처에 국 조직 만드는 일도 버거운 상황이다. 약사와 직접 맞부딪히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본인의 1번 공약이 수의사를 ‘동물의사’로 바꾸자는 것이다. 의약품을 포함한 동물의 치료 전반은 우리가 담당하며, 동물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약사는 동물용의약품을 취급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동물에게 약을 쓰려면 해부, 생리부터 동물 전반에 대한 지식을 약대에서 다뤄야 한다. 세미나 몇 시간 듣고 마구 쓰는 것은 위험하다. 게다가 안전상비약품을 편의점에서 파는 것은 위험성을 내세우며 반대하면서, 거꾸로 동물용의약품은 판매한다는 것은 동물 생명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같은 국민 인식을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


공통7-내부회원관리 / 수의사처방제 처방전 전문 수의사, 샵병원 혹은 샵연계병원 등 수의사 윤리를 저버린 회원들로 인한 내부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내부단속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한 수의사처벌도 강화시키면서, 그러한 행태가 생기는 원인을 해결하는데도 힘써야 한다.

사실 수의사들이 어떤 일을 할 때는 수익이 어떤지, 재미가 있는지,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한다. 비윤리적인 행위 대부분은 수익 창출을 위한 것이지 재미나 보람을 느낄 수는 없다. 결국 비윤리적인 행위로 인한 수익 차이가 크지 않도록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비윤리적 행동을 하지 않는 회원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샵연계병원 문제를 예로 들면, 불법적·비윤리적 연계가 없으면서 동물복지적으로도 훌륭한 분양처를 대수 차원에서 인증하는 방법이 있다. 대동물의 처방전 전문 수의사는 가축질병 공제제도가 도입되면 해결될 것이다.


공통8-대학교육 / 갓 졸업한 수의사들이 현장에서 바로 역량을 발휘할 만큼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에 대한 해법이 있나

수의대생들의 잠재적 자질은 상당하다고 본다. 교수에게 받는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의사들이 사회에 나오면 수의역량의 부족문제 보다는 다른 요인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임상으로 성공한 원장들도 주식이나 사업으로 돈을 날리기 부지기수다.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여러 선배를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선배들을 롤모델로서 적극 부각시키겠다. 수의사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도록 윤리교육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소동물 임상 외에도 다양한 진로에 도전하는 젊은 후배들이 많다고 들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학생이나 젊은 수의사들에게는 장학금 등 회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


공통9-동물복지 / 동물복지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에서 동물복지의 신장은 수의사 권익과 직결되며, 산업동물에서도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화두 중 하나다. 회장으로서 동물복지 이슈, 동물보호단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복지 문제에 열정과 분노를 가지고 있다. 수의사들보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더 크다. 무엇보다 동참하는 시민들의 숫자부터 다르다.

그래서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의 역할을 분리해야 한다. 시민들과 함께 투쟁하는 것은 동물보호단체의 몫이다. 수의사 역할은 의료봉사 등 전문가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을 보조하는 것이라고 본다.


공통10-수의사의 미래 / 수의사라는 직능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해나갈 것인가

반려동물 산업의 발전은 사회적인 대세다. 특히 1인 가구나 결손 가정, 치매 등 정신질환의 증가는 반려동물의 역할을 더욱 크게 한다. 수의사와 반려견이 함께 이들을 돌보는 국립동물매개치료단지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확대되는 시장에는 수의사들도 참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수의사들이 앞장서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동물과 보호자 사이에서 모두를 공감하는 수의사이기에 가능한 역할이다.


개별1 / 대수회장으로 당선되면 동물병원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풀타임 회장으로 활동할 수 있는가

사실 대수회장 선거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임대수익 등으로 경제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3년간 단임하며 대한수의사회를 개혁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동안 필요하다면 병원을 임대하거나 비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개별2 / 대한수의사회 정관을 고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지적하는 것인가

대표적으로는 선거 관련 규정이다. 간선제를 규정한 정관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

현직 회장은 정관상 대의원이면서, 총회의장으로서 선거관리위원이기도 하다. 현직 회장으로 출마하면서 회장직을 내려놓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타 단체의 경우 3선금지 등 연임에 대한 규정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도 없다.

게다가 간선제라면 후보자가 대의원을 대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규정이 없으니 선거가 학연, 지연 등 정책대결 이외의 요소로 흘러간다. 현행 규정은 후보자간 상호비방만 금지할 뿐 금품 수수 등 통상적인 금지사항조차 빠져 있다.


Q.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수의사회원의 다수가 임상회원이며, 회비도 임상회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나머지 두 후보는 공직 출신이지 임상가가 아니다.

수직적 관계가 대부분인 공직에 비해 서비스업인 임상은 수평적 관계형성에 더 익숙하다. 회원들에게도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임상가들의 어려움을 같이 느끼고 고민할 수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수회장 후보 집중 인터뷰] 기호 3번 이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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