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 신설로 불똥 튈라..공직·농장동물 처우·수급 ‘최우선’

대한수의사회 제28대 집행부 첫 산하단체장 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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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제28대 집행부 출범 후 첫 산하단체장 간담회가 5월 13일(수)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열렸다.

축종별·직역별 수의사단체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동물방역체계와 공직 수의사 수급, 축종별 임상 환경, 공중방역수의사 제도 등이 도마에 올랐다.

대수는 향후 산하단체장 간담회를 정례화하여 공직 수급, 동물의료법 제정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직역별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방향성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수의사회가 5월 13일(수)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산하단체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수의사의 활동은 직역별, 축종별로 다르다. 공직과 임상의 차이는 물론 임상 안에서도 축종별로 편차가 크다. 이는 다양한 현안에 대한 시각차로 이어진다.

반려동물의 백신 자가접종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수의사만 접종할 수 있다. 반면 가금농장에는 자가진료가 허용되어 있다. 설령 가금수의사에게만 접종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한들 수의사 1명이 수십만 수의 가금을 직접 접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병원 원내 진료를 원칙으로 견지하고 있다. 반려동물에서 가정 방문만 전문으로 하는 이동식 동물병원의 출현도 부작용을 우려해 경계한다. 반면 소·돼지·가금·꿀벌은 왕진이 기본값이다.

수의사의 진료권을 지키기 위해 가축 외 동물에 대한 자가진료를 금지하고 영리법인 동물병원 개설도 제한했지만, 사설 동물원·수족관에서는 소속 수의사의 진료 기반이 흔들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우연철 회장은 “‘수의사가 아니면 진료하지 못한다. 수의사도 동물병원에 속해, 동물을 직접 진료해야 한다’가 수의사법의 원칙”이라면서도 “이 같은 원칙이 축종별로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수의사 보조인력에 대한 문제도, 원격진료도 축종별로 상황이 다르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축종별 의견차를 산하단체 중심으로 모아 합의점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우연철 회장은 “수의사법과 동물의료의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현장 상황에 따른 예외 및 보완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합리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수의사회 우연철 회장

산하단체장들이 모일 때마다 지적되는 연수교육 문제는 이날도 거론됐다. 매년 5시간 이상 소속 지부수의사회 주최 연수교육(필수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지만, 이들 교육 대부분 반려동물 임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축산 규모가 큰 시도지부에서 대동물 수의사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경우는 많지만 돼지·가금은 기대하기 어렵다. 연수교육 의무가 있는 동물실험시설 상시고용수의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모인 산하단체가 주최하는 실질적 교육들에게도 연수교육 시간이 부여되지만, 이는 선택교육 시간이다 보니 필수교육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가금수의사회 송치용 회장은 “연수교육에 가서 (가금 관련 교육이 없지만 필수교육 시간을 채우기 위해) 빈둥대고 오는 것도 10년이 넘었다”며 “임상수의사라는 점이 파악돼 연수교육 미이수에 따른 불이익이 생길까 수의사회 가입을 기피하는 경우가 생길 정도”라고 꼬집었다.

한국가금수의사회 송치용 회장

농장동물 수의사, 공직 수의사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거듭됐다.

송치용 회장은 “행정 주도 방역 정책 속에서 수의사는 전문가임에도 소외된다”며 “일만 터지면 예찰만 강화돼 혹독한 샘플링 노동에 시달릴 뿐 방역행정은 합리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금·돼지수의사들은 점점 일할 수 있는 토대를 잃고 떠난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로 전환하거나 아예 업계를 이탈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가금수의사가 사라질 판’이라는 것이다.

한국소임상수의사회 김성기 회장은 농장 자가진료를 허용한 현행 법을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다. 구제역 백신도 자가접종을 전제로 약만 주니 백신 미흡을 피할 수 없고, 수의사처방제를 만들었지만 자가진료하는 농장이 마음대로 약을 주문해 사용하니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돼지수의사회 엄길운 회장은 “수의사처방제 이후 축산 항생제 사용량은 오히려 늘었다. 돼지 쪽은 특히 그렇다. 유럽이나 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사용량은 4~5배, 항생제 내성률도 3배가량 높다”면서 “농장은 수의사 처방 없이도 쓰고 싶은 항생제는 택배로 받아 쓰는데, 향후 축산물 관련 사고가 터지면 그 책임은 수의사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발언하는 한국소임상수의사회 김성기 회장

공직 수의사도 만성적인 결원·기피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3·6·9’를 키워드로 처우 개선 동력을 높이고 있다. 동물위생시험소를 3급기관으로, 수의직 공무원 임용을 6급으로, 수의사 수당을 월 90만원까지 인상하자는 것이다.

전국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 조유정 회장은 “농식품부는 ‘전 농가 검사·채혈’ 식으로 업무를 내려보내니, 가뜩이나 모자라는 직원들에게 부하가 걸린다”면서 “공직 문제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실질적 개선이 언제 이루어질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우연철 회장은 “취임 직후 수의사 공무원 처우개선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수의사 수급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의사 공무원 결원이 장기화되면 사람의 ‘공공의대’처럼 수의대 신설로 불씨가 옮겨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의사들이 활동하는 공직이 흔들리면, 현재도 포화 상태인 반려동물 임상의 경쟁 압력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올해 단 2명 신규 임용에 그친 공중방역수의사, 활동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돼지·가금수의사도 주요 개선 대상으로 지목했다.

우연철 회장은 “공직 등의 수급을 해결하지 못하면, 수의사회가 정말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의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며 “여러 직역을 고려한 제도를 설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의대 신설로 불똥 튈라..공직·농장동물 처우·수급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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