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주무부처, 전문의, 진료부 공개, SNU검진센터’ 신임 대수회장은 이렇게 본다

제28대 우연철 대한수의사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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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대 대한수의사회 우연철 회장이 3월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3월 5일(목)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우연철 신임회장을 만나 수의계를 둘러싼 여러 주요 현안에 대한 접근법과 대응 원칙, 수의사회 운영 복안 등을 들어봤습니다.

공약의 추진 우선순위부터 반려동물 주무부처, 동물의료육성발전종합계획, 전문의 제도, 대학동물병원법, 진료부 공개 의무화 법안, 수의사 처방전 전자 기록 의무화 보이콧, 서울대학교동물검진센터(SNU반려동물검진센터) 문제까지 다양한 현안이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당선되니 정말 딱 하루만 좋았다. 선거운동의 성취나 승리감은 그 날뿐이었다. 선거에 왜 나섰는지, 왜 대한수의사회장이 되고자 했는지, 전국을 돌며 만난 회원분들의 이야기들까지 반추하며 무거운 시절을 보냈다.

오랜 기간 중앙회에서 회무를 맡아온 만큼 별도의 인수위원회는 필요치 않았다. 정책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선인 시절 3차례의 회의를 거치며 임기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어떤 일을 먼저 할 지도 중요하지만, 일을 어떻게 할 지도 중요하다. 이제껏 사무처에 집중됐던 수의정책 업무를 집행부의 이사진, 상설위원회 중심으로 바꾸고 싶었다. 집행부가 정말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정책기획위원회에서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수의정책 업무에는 사실 현행 제도와 그간의 경과, 미래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이달 말까지 집행부 인선을 완료하면 4월부터 임원 워크숍을 연이어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간 대한수의사회가 진행해온 각종 정책방향과 그 근거에 대한 공감대를 깊게 만들고자 한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 집행부의 수의정책 방향성을 설정하고 업무의 우선순위를 만들어가겠다.

공직 분야가 우선순위로 꼽혔다. 방역 상황도 엄중하고, 3종 재난형 가축전염병이 모두 다발하며 안 그래도 위기인 공직을 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추진 방향을 한 마디로 축약하면 ‘3·6·9’다. 동물위생시험소를 3급 기관으로, 수의직공무원 채용을 6급으로, 수의사에 대한 수당을 의사 수준인 90만원으로 상향하자는 것이다. 이를 제안하는 방식과 관철해낼 방법론을 논의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하는 의사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가산금을 줄 수 있다. 방역의 핵심 부서에서 몇 달째 쉬지도 못하고 갈려 나가는 수의사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다. 승진은 물론 경제적 부분에서도 필요하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전국의 동물병원을 다녔는데, 경영상 어려움이 정말 크다는 걸 느꼈다. 병원의 행정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약품 구매비용도 줄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인체용의약품도매상으로부터 약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개정은 물론 사람의 신약이나 희귀약을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는 경로와 과학적 근거 공유도 고민해야 한다.

최근 비(非)수의사 동물 안락사 행위에 대해 농식품부가 혼선을 빚은 사례에서 드러났듯 수의사법령과 동물의료에 대한 해석이 시기마다, 담당자마다 모호해지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관련 사례집은 최대한 빨리 만들어내야 한다(본지 2026년 2월 13일자 근이완제 약물 주사해 동물 죽여도 불법진료 아니라니..‘재발 방지 명확화’ 필요 참고).

2017년 반려동물 자가진료를 금지하면서 만들었던 사례집도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후 자기 소유의 반려동물에 대한 주사행위도 불법이라는 판례가 나온만큼 이를 다시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약사예외조항, 동물보건의료기술진흥법 등 여러 법안 문제를 차근차근 추진할 것이다. 수의사 직역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겠다.

사료, 의약품, 용품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모든 산업 관계자들이 함께 힘을 모으자는 컨센서스는 이뤘다. 점차 체감되고 있는 퍼피(puppy) 절벽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수의사회, 업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대국민 홍보뿐만 아니라 제도 개선과도 연결해야 한다.

수의사 면허를 관리하고 있는 부처가 반려동물 정책도 담당해야 한다. 수의사 면허 관리 업무 자체가 이관되지 않는 한 농식품부의 소관이어야 한다고 본다.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은 동물복지진흥원 설치를 거론하면서 시작됐다. 복지는 결국 건강에서 출발한다. (반려동물 복지 관련 업무는) 수의학을 다루는 부처의 업무 연장선에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논란이 촉발된 데에는 농식품부가 이제껏 잘 못해서 그런 측면도 있다.

따지고 보면 반려동물을 담당해왔다는 농식품부에서 반려동물의 건강, 질병에 대한 법도 만들지 않았다. 환경부는 야생동물 질병을 다루는 야생생물법을, 해수부는 수산생물질병 관리법을 관리하는데 농식품부에는 아직도 가축전염병예방법뿐이다. 반려동물의 안전 관리, 재난 관리, 질병 관리로 나눈 명확한 로드맵도 없다.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별도의 법령을 세우든, ‘동물질병관리법’이라는 형태로 통합하든, 제도와 조직과 예산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러니 이런 논란을 겪는 것이다.

사실 농식품부도 힘이 없다. 재경부에 행안부에 치이고, 지자체로 가면 기피업무로 치인다. 가축방역관 부족 문제와 다를 게 없다. 어디로 옮길 지를 얘기하기에 앞서 정권이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할 문제다.

동물의료육성발전종합계획을 두고 대한수의사회가 지속적으로 지적한 문제는 크게 2가지다. 동물의료의 공공성을 선언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동물의료의 범위와 지향점을 법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의료가 공공재인지, 그저 민간서비스일 뿐인지에 따라 정책과 예산과 규제 수준이 달라진다. 동물의료를 국가와 사회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도 정해져야 한다. 의료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는 것’을 목표로 규정하고 있는데 동물도 그래야 할 것인가.

하지만 이제껏 정부가 주로 다루는 문제는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펫보험과 연계된 진료비 문제, 전문의, 1·2차 동물병원 구분 등이다. 기본 원칙도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상누각만 세우려는 꼴이다.

이 부분을 계속 다투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농식품부가 자꾸 땅굴을 판다. 수의사회를 대표하는 대수 대신 동물병원협회, 수의과대학을 찾아다닌다.

전문의 제도 도입은 1·2차 동물병원 체계에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우리가 그릴 전문의의 상(像)이 무엇인지 ▲우산조직을 어떻게 확립할 지 ▲어떤 진료과목에 전문의를 우선 도입할 지 ▲기존 민간의 자체적인 전문의를 어떻게 할 지 등을 초기 단계부터 합의해야 한다.

국내 수의 전문의는 미국과 같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체계로 가야 한다고 본다. 그와 동시에 미래를 위한 체계가 되어야 한다. 지금 잘 하는 전문가, 명망가를 인정해주는 제도여서는 안 된다.

전문의 제도를 도입할 과목은 미국의 미국수의전문의위원회(ABVS) 사례를 참고하되, 국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세부화된 하위 과목까지 우선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제도 도입 전후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제도화된 양성체계를 거쳐 자격을 얻은 사람’이 전문의다. 전문의라는 표현 자체가 제도화를 기반하고 있다. 제도화된 전공의 수련을 거친 전문의보다 더 전문성이 탁월한 수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구분되어야 한다.

가령 ‘아시아수의내과전문의’ 등은 전체 명칭을 명시하는 방식의 경과조치를 두고, 제도 시행 이전에 취득한 개별 전문의도 전체 명칭을 명시해 쓰게 해주되, 제도화된 전문의와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 정말 민감한 문제다. 선거 기간 중에도 ‘전문의 제도’는 언급하지 않았을 정도다. 전문의 제도의 목적, 용어의 정의, 어떤 과목에 어떻게 연착륙 시킬지 내부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그를 위한 초안을 우선 집행부 안에서 만들고, 해당 안을 기반으로 대학과 개원가, 정부와의 합의를 만들어가겠다.

8일(일) 한국수의치과협회 춘계 심포지엄을 방문해 전문의 제도화를 언급한 우연철 회장

임상교육 측면에서의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 대학동물병원이 일선 대형동물병원과 구분되는 지점은 교육에 있다. 교육 지원을 위한 제정법안으로 국회를 통과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상급종합병원인 사람의 대학 병원은 그 자체로 몇 십조 원에 달하는 시장이다. 애초에 대학회계로 처리하는데 무리가 있다 보니 별도의 법령도 필요하다 볼 수 있다.

반면 대학동물병원은 가장 큰 서울대 동물병원의 연매출도 100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반드시 돈의 규모에 따라서만 법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물론 대학동물병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실한 것도 사실이다. 현행 수의사법에 ‘수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이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로 포함되어 있을 뿐 대학동물병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조차 없다.

수의사법을 전부 개정하거나 동물의료법을 제정하면서 별도의 ‘장’으로 대학동물병원을 다뤄 그 역할과 권한,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 수의사 면허가 없는) 해외 전문가를 대학동물병원이 초빙해 진료·연구를 협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거나, 최근 논의된 바와 같이 대학동물병원의 수입이 학교에 지나치게 귀속되는 등 적정하지 않은 부분은 정비하여 교육에 대한 투자로 환류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약사예외조항과 관련한 의약품 오남용 위험, 자가진료 철폐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대한수의사회 입장을 견지하겠다.

다만 추후 동물의료법이 성안되어 동물의료행위에 대한 수의사의 권한과 의무가 명확히 규정되고, 수의사의 주치권이 확립된다면 그와 연계해 논의될 소지는 있다.

사실 진료부를 어떻게 쓰는 것이 올바른 지, 어떻게 저장·관리해야 하는 지조차 명백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전자서명이나 위·변조 방지 측면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진료부가 만들어지고 있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동물의료행위’로서의 진료부 작성도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 진료부 작성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그 자체로 의료행위다. 그렇다면 ‘동물병원 원내 진료 원칙’의 적용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런 문제들을 먼저 면밀히 살펴야 할텐데, 지금의 법 개정 논의는 ‘그냥 내놓으라’는 식이다.

이 상황에서 (진료부 공개 의무화가) 법제화된다면, 수의사회로서는 최대한 문제가 될 소지를 줄이도록 소극적으로 작성하라고 안내할 수밖에 없다. 밖으로 공개될 진료부에는 ‘항생제 투여. 예후는 불분명’ 이렇게만 쓰고, 정말 진료에 참고해야 할 정보는 이중장부 성격으로 강제될 것이다. 이게 맞는 방향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펫보험과 관련한 압력도 실재하는지 의문이다. 지난 정권에서는 펫보험 활성화를 엄청 할 것처럼 난리였지만 지금은 손해율 관리해라, 단기상품만 팔아라 펫보험사를 규제한다. 고양이는 이미 떠났는데, 그 울음 소리만 귓가에 남아 규제입법을 압박한다. 정말 보험사들이 진료부 공개 의무화 규제를 필요로 하는가? 저는 그렇지도 않다고 본다.

회원들이 위법 상태에 놓인 것이 사실이다. 아직까지 관련 처벌을 받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개선해야 한다.

지난 국회에서 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그렇지만 전자 기록 의무화 대상을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치는 약품’으로 축소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정부와도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수의사는 수의사법에 따라 면허를 받은 전문직이다. 악법이어도 수의사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전자 기록 의무화 법령이 잘못 축조된 것도 사실이다. 일선 현장에 불편함이 없도록 추진하겠다.

대학이라면 더더욱 해선 안 될 탈법적 동물병원 개설 행위다. 그런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견지하겠다.

서울대에 자체적인 해법을 요구하고, 총장 면담까지 수 차례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그런 채로 ‘서울대학교’라는 명칭까지 적용하다니, 취임 선물로 선전포고를 한 건가 싶을 정도다.

수의과대학, 수의학계는 수의 분야의 뿌리다. 그에 걸맞게 수의정책을 운영하고 싶다. 저런 탈법행위에 응당한 자정능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서울대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런 식의 탈법행위에는 학계 차원으로 성명을 내어 낙인을 찍어야 한다. 결국 교수가 벌인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복무기간이 줄지 않으면 어떤 대책도 효용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수의장교와 공중방역수의사의 복무기간 문제는 군의관, 공중보건의사의 임기 단축 법안과 궤를 같이 해야 한다.

국방과 연관된 이슈라 복무기간을 줄여달라 강력히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다. 해당 업무를 좀더 민간화 시키고, (민간의) 임상수의사가 권한을 갖고 담당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수의사관후보생 제도를 유지할 필요성도 분명 존재한다. 복무기간 단축과 관련 복지 개선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지역수의사회를 중심으로 국회의원, 특히 국회 농해수위 위원과 접점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

중앙회 사무처에도 국회 대응 조직을 별도로 구축하려 한다. 현재 사무총장이 공석인 이유도, 그런 업무를 잘할 인재를 구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다.

제도 측면에서 조직의 역량은 얼마나 정치세력화되어 있는가와 일맥상통한다. 특정한 정치성향을 가져야 한다는 게 아니라, 법을 만들고 정책을 이끄는 리더들에게 수의사회의 현안을 잘 알릴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정치후원금과도 연결된다. 지역수의사회를 중심으로 지역의 유력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에게 후원도 하고 공약도 제안해야 한다. 그에 대한 방법론 공유나 성과 관리를 강화할 생각이다.

지금은 변혁기다. 그만큼 혼란스럽다. 수의사라는 profession을 발전의 토대 위에 올리는 것이 제 소명이다. 반려동물을 포함한 동물의료에서 수의사가 공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가치를 확립하고 키워나가겠다.

그와 동시에 지금껏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채 그저 관행에 얹혀 달려온 여러 현안들을 하나하나 명확히 정리하겠다. 이를 토대로 정부와 국회가 수의사, 수의학에 투자하고, 사회 공헌으로 이어지는 기반을 만들겠다.

‘반려동물 주무부처, 전문의, 진료부 공개, SNU검진센터’ 신임 대수회장은 이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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