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0] 대한수의사회장 후보자 인터뷰:기호2번 양은범

등록 : 2020.01.02 00:04:12   수정 : 2020.01.01 23:29:17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첫 직선제로 치러질 제26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가 1월 15일 개최됩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5명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기호2번 양은범 후보는 제주도수의사회장을 역임하며 올해 동물 진료비 관련 수의사법 개정을 국회에서 막아내는데 중요한 일익을 담당했습니다.

양은범 후보는 수의사회 집행부와 일선 회원 간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수의 지도 개념 도입·윤리위원회 신설을 포함하는 수의사법 개정 ▲동물진료체계 정비 ▲농장동물 수의사 양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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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후보자의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1963년생으로 제주고등학교를 1981년에 졸업했지만 곧장 수의사가 된 것은 아니었다.

제주대 법학과를 졸업해 서울에서 잠깐 직장생활을 했지만, 목장을 경영하시던 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귀향했다. 물려받은 목장을 운영하면서 수의사 세계를 알게 됐고, 그렇게 제주대 수의대에 입학한 것은 1992년이다.

1996년 졸업해 대관령 목장에서 6개월여간 일하며 경험을 쌓은 후 제주도로 돌아와 ‘세화가축병원’을 개원했다. 목장 경영과 농장동물 진료를 병행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2003년에는 제주시내로 자리를 옮겨 반려동물 진료를 시작했다. 목장은 2006년까지, 동물병원은 2017년까지 운영했다. 농장동물과 반려동물, 야생동물까지 진료를 두루 경험했다.

제주도수의사회 임원을 역임하며 도내에서 여러 일을 했다. 공수의 인원·수당을 대폭 확충했고, 해외와의 교류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Q. 후보자를 잘 모르는 회원들을 위해 이제껏 수의사회에 기여한 일 중 대표적인 것 하나를 소개해달라

올해 반려동물 진료비 관련 수의사법 개정을 막아내기 위한 대국회활동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동물 진료비에 대한 보호자들의 목소리가 커졌고, 정치권이 이를 받아 다수의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의되는 과정에서 수의사회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본다.

(동물 진료비 관련 법 개정을) 농식품부가 강력히 추진했고 청와대에서도 의지가 있었지만, 국회를 움직여 막아낸 것이다.

서울·경기에 반려동물 임상수의사 4천여명이 집중되어 있지만 핵심적인 기여를 한 곳은 전북·제주지부다. 법안심사소위 위원인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제주시을)과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전북 전주시을)을 설득해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진료 수가 관련한 무리한 법개정을 일단 보류시킨 성과는 일선 임상수의사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가 무엇인지 간략히 말씀해달라

수의업종에 종사하는 수의사들은 마치 3D업종처럼 어려운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보다 편안한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는 이유가 컸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과제는 진료체계 개선이다. 진료시간 측면에서 일반진료를 저녁 7시까지 운영토록 하고, 그 외는 응급진료로 분류하는 방향이다. 응급진료는 진료수가를 높여 차별화하도록 하되, 응급진료기관이 수의사회 차원에서 평가인증을 받아 제대로 운영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는 2차진료기관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완전한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향후에는 대형 2차진료기관들은 기본적인 백신접종을 하지 않는 등의 체계를 정비해야 나가야 한다.

임상 외에도 이러한 문제는 많다. 공직에서도 열악한 근무환경과 인사적체로 사기가 저하될대로 저하되어 있지 않나.

Q. 현재 수의사회가 처한 상황이나 문제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나

소통의 문제가 가장 크다. 이제껏 간선제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집행부와 일반 회원분들 사이에 소통이 미흡하다. 정부에 대한 불신만큼이나 수의사회 집행부에 대한 불신도 크다.

사실 영리법인 동물병원을 금지한 것만 해도 집행부의 성과를 상당히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외국계 자본의 국내 진출을 막아낸 것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지 않나. 그럼에도 불신 문제는 심각하다.

어떤 조직이든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합의를 이루기 위해 소통해야 한다. 소통이 원활해야 집행부가 일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회 내부적인 소통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권과 사회가 요구하는 수의사의 역할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및 대외적인 소통강화가 가장 필요하다.

Q. 대한수의사회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내세운 대표적인 공약 3가지만 소개해달라

1. 수의사 활동의 근거가 되는 수의사법 개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수의 지도’라는 단어를 수의사법 안에 반드시 신설하고 싶다.

의료법이나 약사법에는 이미 의사나 약사의 역할에 ‘보건 지도’, ‘복약 지도’ 개념이 반영되어 있다.

반면 수의사는 수의사법에서 단순히 동물을 진료하는 사람일 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에서도 실무진으로 참여할 뿐 대응을 지휘하지 못한다. 전문가인 수의사가 상황을 통제하며 대응책을 제시하고, 농식품부의 고위급은 오히려 대외협력 주체로서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수의사법에 ‘수의 지도’ 개념을 신설하여 수의와 관련된 모든 것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가 수의사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동물보건사나 백신접종업 등의 이슈에서도 수의사의 입장과 지도감독이 가장 중요하다는 근거도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윤리위원회 설치 근거도 수의사법에 신설해야 한다. 사회가 전문가집단에 요구하는 자정능력과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2. 동물진료체계 정비다. 약국에서 주사제와 백신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와 함께 일반진료, 응급진료, 2차진료의 체계 정비를 추진하겠다.

3. 농장동물 분야의 신규 수의인력 공급문제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지방에 가면 실제로 농장에 다니는 수의사는 이미 전멸 수준이다. ASF 같은 비상사태에 대응할 인력도 없다.

대수회장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는 아니지만, 다각적인 논의기구는 빨리 마련해야 한다.

농장동물 수의사가 부족한 미국에서는 지역인재 선발제도를 통해 수의과대학 정원의 10~15%를 충당한다. 이들에게 생활비와 학자금까지 지원하면서 졸업 후 일정기간 거점 농장동물병원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형태의 제도를 도입해서라도 축산 현장에 수의사를 확보해야 한다. 6년제에 군복무기간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 시작해도 10년이 걸린다. 국가 방역체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는 만큼 시급히 대응해야 할 과제다.

Q. 이번 선거에 총 5명의 후보자가 출마했다. 다른 후보자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어느 정도의 신뢰감을 줄 수 있는지에서 제가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능력도 그렇다. 24, 25대 집행부의 대국회 업무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치고자 한다

항상 회원들과 소통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소중히 듣고, 회원의 뜻을 맨 앞에 두고 회원의 꿈을 위해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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