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욕설에 성희롱까지‥인권 사각지대 놓인 공중방역수의사

공방수에 수개월간 폭언 일삼은 공무원에 징계절차..대공수협 ‘갑질하는 배치지 없애야`

등록 : 2019.09.03 05:40:12   수정 : 2019.09.02 13:41:11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일선 공중방역수의사가 갑질, 폭언,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의회(회장 정우람)는 공방수에 대한 갑질, 폭언 등으로 비위사건이 발생한 곳에는 향후 배치를 제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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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병가 결재 빌미로 갑질, 폭언에 성희롱까지..대공수협 ‘징계 요청’

대공수협에 따르면, 협회에 접수된 일선 공방수에 대한 갑질, 폭언,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힌 사건이 올해 들어서만 6건이다.

특히 이중 1건은 지난 4월 신규 배치 직후부터 수개월간 폭언과 욕설은 물론 성희롱까지 이어졌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인 공중방역수의사 A씨는 상관인 B씨로부터 연가·병가 결재 거부나 공휴일 출근 강요 등의 갑질을 반복적으로 당했다.

심한 편도선염으로 관내 보건소 의사로부터 병가를 권고받았지만, B씨가 ‘병원을 가려면 주치의 소견서를 가져오라’며 병가 결재를 거부하는 등이다. 현행 공중방역수의사 운영지침은 6일 이하의 병가 사용 시 별다른 증빙서류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공방수 중에 제일 형편없다’, ‘뭘 어디서 어떻게 배워 먹어서 그렇냐’, ‘예전에 군대해서 맞아가며 운전을 배웠다. 트럭 운전 못하면 연가 못 간다’, ‘공휴일에 출근해 운전 연습해라’ 등 폭언과 갑질을 일삼았다.

대공수협은 “제보에 따르면, 폭언·갑질 외에도 ‘니 여자랑 잘 때도 그러냐?’, ‘니 그 달린 건 쓸모 있냐’는 등의 성희롱까지 지속됐다”며 “괴롭힘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 인사혁신처를 통해 정식으로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공중방역수의사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가축방역업무 외에 유기동물 안락사 등의 업무 수행을 강요하여 스트레스를 전가하고, 이를 거부할 시 수당을 모두 없애겠다며 협박한 사례도 협회에 접수됐다.

 

가축방역관 고려하던 공방수도 복무 시작 후 96% 부정적으로..기피현상 주요 원인

폭언·폭행·갑질 등 비위사건 발생 기관에는 배치 취소·중단하도록 규정 만들어야

대공수협은 이처럼 공중방역수의사가 겪는 폭언·갑질 등이 가축방역관 진로를 기피하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대공수협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공중방역수의사 가축방역관 기피현상 관련 설문조사’에서 참여자 154명 중 131명(85%)이 복무만료 후 가축방역관 진로를 선택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공방수 복무 전 가축방역관 진로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응답한 49명 중 96%에 달하는 47명이 ‘복무를 시작한 후 가축방역관 진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매우 부정적 포함)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대공수협은 “공방수가 근무 중 겪은 각종 부당, 비위사건이 가축방역관 진로를 기피하게 된 원인”이라며 “과다한 업무량에 비해 부족한 처우나 공무원 사회에 대한 회의감도 주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공방수에 대한 폭언 등 비위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치기관 내 공방수에 대한 폭언, 폭행, 욕설, 갑질 등 비위사건 발생이 확인된 경우나 그 밖에 공방수를 지도·감독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배치기관의 경우 향후 공방수의 배치를 취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공수협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공방수의 근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촉구한다”며 “공중방역수의사에 관한 법률, 공중방역수의사 운영지침 등을 개정해 폭언, 갑질,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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