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돌고래쇼,YES 바다쉼터`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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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공연 중이던 제주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야생방사를 시작으로 총 7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고향 바다로 돌아갔거나 야생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간 돌고래 중 2마리는 새끼까지 출산할 정도로 잘 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전국 7개 수족관에 39마리의 고래류가 사육되고 있다.

국내 수족관 사육 돌고래의 평균 생존기간은 4년이고 폐사율은 60%에 이른다. 지난해 4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사망’, 올해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일본에서 수입한 돌고래가 5일 만에 죽은 사건 등 여러 차례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39마리 중 상당수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했기 때문에 원 서식처에 방류가 불가능하여 다시 고향 바다로 돌려보낼 수 없다. 특히 ‘태지’는 잔인한 고래포획으로 유명한 일본 다이지가 고향이고, 국내에 9마리나 있는 벨루가는 러시아에서 포획된 경우다.

고래류는 수족관에서 꺼내줘야 하는데, 고향 바다로는 돌려보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돌고래 바다쉼터’라는 대안이 제기됐다. 그리고 7월 5일(수)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가 정식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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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돌고래쇼는 1984년 서울대공원에서 최초로 시작됐다. 벌써 33년이 흘렀다. 그리고 2011년 남방큰돌고래 불법포획 사건이 밝혀지면서 돌고래 해방(보호)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6년이 흘렀다. 이제는 ‘돌고래 바다쉼터’ 건립이 추진된다.

돌고래 바다쉼터(Dolphin Sanctuary)는 바다에 설치하는 돌고래 사육 시설이다. 최대한 야생과 같은 환경을 갖춘 바다쉼터를 마련하여 고향 바다로 돌아갈 수 없는 수족관 돌고래들이 좋은 환경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 해외에서도 돌고래 바다쉼터 건립이 추진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아직 건립 움직임이 없으므로, 우리나라에서 돌고래 바다쉼터가 건립되면 아시아 최초 바다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돌고래 바다쉼터 건립이 유리한 곳”

발족식의 발제를 맡은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우리나라는 ‘만’과 같은 구조가 많기 때문에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건설비를 많이 들이지 않고 친환경적인 바다쉼터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최초 해양보호구역이면서 태풍으로부터 안전한 ‘충남 가로림만’, 해수부 지정 환경보전해역이면서 공항에서 가까운 ‘전남 함평만 득량만’, 염도가 낮은 큰돌고래 서식지인 ‘동해안 석호 화진포 송지호’ 등을 바다쉼터 추천지역으로 꼽았다.

바다쉼터 최종 건설지는 전문가, 정계, 정부 등 관계자들이 후보지를 평가하고 답사한 이후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대중 설득 및 관리 비용 확보 해결 과제 남아있어”

또 다른 발제를 맡은 한겨레 남종영 기자(<고래의 노래>,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저자)는 “바다쉼터도 원칙적으로 사육시설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수족관에 비해 울타리 쳐진 바다가 동물복지적으로 얼마나 나은지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바다쉼터의 관리 비용에 대한 면밀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활어를 줄 지 죽은 생선을 줄 지에 따라 운영비용 차이가 달라지고, 죽은 생선을 주려면 사육사에게 돌고래가 다가올 수 있도록 훈련이 되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바다쉼터 공간이 관리 가능한 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육사가 죽은 생선을 줄 경우 ‘단지 조금 큰 수족관일 뿐’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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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지만 돌고래 바다쉼터 건립을 위한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위원회 측은 “돌고래가 드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아갈 권리가 있고, 우리와 함께 공존해야하는 존재임을 선언한다”며 ▲바다로 돌아가기 어려운 돌고래를 위해서 돌고래 바다쉼터를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갈 것 ▲모든 돌고래의 전시·공연·체험 및 수입을 금지하는 시민행동 등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날 발족식에는 돌고래보호법(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큰 돌고래, 흰 고래 등 해양포유류를 교육·전시용으로 수출·수입·반출 또는 반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야생생물 보호법)을 대표발의하고, 이번 시민위원회에 고문으로 함께 참여하기로 한 이정미 국회의원(정의당)도 참석했다.

이정미 의원(사진)은 “돌고래 자유를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해오셨다”며 “우리 사회가 동물들의 생명권 문제에 대해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우리 모두의 문제로 끌어안고, 동물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정의당과 제가 더 열심히 하겠다. 제가 발의한 돌고래보호법 통과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돌고래 쇼 금지’ 공약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설득을 통해 쉼터 건립 예산을 마련하고, 돌고래 바다쉼터 최적지를 선정하여 2년대 쉼터를 건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위원회에는 핫핑크돌핀스, 동물권단체 케어,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이 참여하며, 최재천 전 국립생태원장과 이정미 국회의원이 고문으로 함께한다.

`NO 돌고래쇼,YES 바다쉼터`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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