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이 방류는 실패…제대로 삶 영위해야 야생동물 방류 의미 있어”

비봉이 방류 실패 책임 규명 촉구 기자회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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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방류한 지 딱 1년이 된 16일(월) 오후 1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비봉이 방류 실패 책임 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을 개최한 동물단체들은 “방류 1년이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은 비봉이는 죽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비봉이의 야생방류 실패를 인정하고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17년간 수족관에 살았던 비봉이, 바다 훈련 기간은 단 48일”

“야생에서 제대로 삶 영위할 때 야생 방류 진정한 의미 있어”

2013년 제돌이를 시작으로 춘삼이, 삼팔이 등 수족관 돌고래의 야생방류가 이어졌다. 2015년 태산, 복순이까지 이어진 남방큰돌고래 방류 성공은 전시동물을 위해 힘쓴 동물보호단체는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큰 환희와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2017년 대포·금등이에 이어 2022년 비봉이까지 돌고래 방류 실패가 이어지면서 ‘전시 동물의 야생 방류 의미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동물단체들은 “동물에게 나은 삶을 찾아준다는 방류의 목적을 고려했을 때 개체의 생존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업의 실패를 의미한다”며 “방류한 동물이 야생으로 돌아가 야생에서의 삶을 제대로 영위할 때 야생 방류는 진정한 의의가 있으며, 방류를 통해 개체별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방류는 결코 동물을 위한 선택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비봉이의 야생방류가 동물을 위함이 아니라,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측면도 있었으며, 졸속행정까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랫동안 돌고래를 감금하고 쇼에 이용하며 수익을 취해 온 호반퍼시픽리솜은 비봉이 방류를 통해 마치 사회적 책임을 훌륭히 수행한 기업처럼 포장됐으며, 드라마 ‘우영우’의 열풍과 맞물려 돌고래 방류가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에 쓰였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졸속 행정도 뒤따랐다”고 비판했다.

비봉이는 무려 17년간 수족관에 살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류 전 바다 훈련 기간이 48일에 불과했으며, 방류 당시 체중이 20kg가량 감소하는 등 대포·금등이보다 훨씬 더 열악한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단체들은 “비봉이는 성체가 되기 전부터 무려 1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돌고래쇼에 이용됐고, 야생의 경험을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오랜 기간 수족관에 감금됐기 때문에 방류 결정이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봉이 야생 방류는 방류 결정 근거, 시점별 논의 사항, 동물의 건강상태 등 방류 사업의 전반적 진행 과정을 외부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고, 실패에 따른 분석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방류 시점까지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 남아있었고 체중이 20kg가량 줄어든 상태에서 방류를 결정한 근거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또한,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정부와 비봉이 방류협의체를 압박했다.

단체들은 마지막으로 “17년간 인간의 유희를 위해 이용된 비봉이는 결국 인간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이를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과오에 대한 성찰은 뒤따라야 한다”며 “우리는 아직도 비봉이의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정부는 방류의 전 과정 공개와 규명을 통해 그 책임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단체 하이,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제주동물권행동 NOW (총 8개 단체)가 공동 개최했다.

“비봉이 방류는 실패…제대로 삶 영위해야 야생동물 방류 의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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