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철의 초음파 이야기] 초음파 역사와 발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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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의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초음파를 이용하게 된 계기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필자가 알기로는 이 부분에서 한국 최초로 벤처 회사를 창립한 이민화 사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원 재직시절, 동료 7명과 힘을 합쳐 메디슨을 창업하였다(27). 이 회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만든 것이 국산 초음파 기계 역사의 시작이다. 그러나 초창기 시절, 메디슨이 제조한 초음파 기기는 아쉽게도 기존에 성능이 우수한 외국산 제품에 익숙해져 있던 의사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였다.

필자가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재직시절(90년대 초)에 메디슨으로부터 초음파 기기를 제공받고 처음으로 사용해 보았다. 당시에 메디슨이 한의원과 동물병원에 초음파 기기를 제공했었는데, 한의원은 의료기기인 초음파를 사용하는데 제한이 있었으나, 동물병원에서는 사용이 자유로웠다. 이러한 계기로 동물병원에서 초음파 기기를 접하고 이용하게 되었다.

이민화 사장(KAIST 교수)은 한국에서 벤처기업을 처음 이끌었던 분으로, 초음파 시장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후 사업처를 매각하게 되었다(삼성에 인수되어 삼성메디슨이 됨). 이때 초음파 기기를 무상으로 기증했던 일을 떠올리면서, 수의사들에게 초음파를 알게 해 준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린다.

27. http://kor.kohea.co.kr/files/2011/08/Madison-Story.pdf: 메디슨 이야기,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수의임상의 영상학 분야에서 진단장치인 X-ray와 함께 초음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초음파 기기는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아서 환자나 스캔하는 사람 및 주변 환경에 안전하므로 특별한 안전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비침습적(non-invasive)이고 진정하지 않은 환자에게도 잘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 질병의 상태를 알기 위한 연속적인 검사로 치료와 스캔을 가능하게 한다. 초음파 기기는 적은 비용으로 운영될 수 있으며, 이용성이 높아 즉시 정보를 알아낸다(12,14). 또한, 연부조직에서 체액성분을 X-ray보다 더 잘 분별해 낸다(14). 그리고, 이전에는 탐색적개복술을 통해 알아내던 정보를 수술 없이 알 수 있게 해준다.

단점도 있다. 특정 사람이 스캔한 영상으로부터 다른 사람이 의미 있는 정보를 알아내기 힘들어 소노그래퍼의 숙달된 기술과 해부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가스나 뼈와 같은 구조물 등은 영상화가 힘들다는 제한점도 있다. 또한, 초음파 빔이 피부의 털과 공기 사이를 통과할 수 없어서 털을 제거하고 스캔해야 한다.(12,14,28)

초음파의 적용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방법에 더하여 새로운 진단학적 활용 방법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혀, 인-후두, 턱관절 및 고막의 영상진단이 가능해졌다. 어린 강아지와 성견에서 뇌의 검사, 수술 중에 개 척추의 검사, 개의 뇌동맥의 혈류 측정, 말의 자궁의 근육의 측정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28. Herring, D.S., Bjornton, G., 1985. Physics, facts and artifacts of diagnostic ultrasound. Veterinary Clinics of North America Small Animal Practice 15, 1107–1122.

① 초음파 기기와 탐촉자의 하드웨어 : 크기는 핸드백 크기까지, 사람의 지문도 식별하는 초음파로 발전

컴퓨터 산업의 발전과 함께 부품 크기의 소형화는 장비의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동형 진단기기는 작은 핸드백 크기로까지 소형화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탐촉자는 위상배열, 리니어, 곡선과 마이크로 컨벡스로 발전했다. 인체의학에서는 질과 직장 내에 삽입하여 검사가 가능할 정도이며, 식도를 통과하여 심장과 대형혈관, 상부 위장관과 그 주변의 간, 췌장, 림프절까지 검사할 수 있다.

탐촉자 중 1.5MHz 탐촉자는 30cm까지 투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말의 심장 검사가 가능하고, 심지어 28MHz의 탐촉자는 사람의 지문도 식별할 수 있다.

② software 부분의 발전과 새로운 기술들 : 4차원 영상으로 뱃속 아기의 하품까지 알아낸다!

소프트웨어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불러내고, 또 먼 곳까지 이동시키는 원격 진단(remote diagnosis)이 가능하게 됐다. 칼라 도플러와 M-mode의 결합으로 시간에 따른 심근의 운동도 추적할 수 있다.

검사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의 볼륨은 점차 증대되고 있으며, 이들 정보를 검사 후 처리하는 기술도 발전하여 panoramic 영상과 산부인과학에서 아기의 3, 4차원의 영상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비교적 artifact가 없고 근본 주파수를 2배로 하여 나타내는 harmonic 기술도 개발되었고, 마이크로버블을 캡슐화하여 만든 초음파 조영제가 개발되어 혈관 안에서 고도의 초음파 빔에 반사를 만들어 hyperechoic 상태를 만들 기도 한다. 이를 통해 문맥전신단락(porto-systemic shunt)과 심장 내 septal defect, 장기의 관류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정상 혹은 암 종양의 평가에도 사용된다.

초음파유도를 통한 생검검사: 종양 검사에 나 빠지면 안 돼요!

의심스러운 병변(종양)에 초음파 유도로 바늘을 잘 장착해 흡인하거나 일부 조직을 떼어내는 생검을 통해 조직병리학적 진단을 할 수 있다. 소에서 수정난 이식을 위해 난포에서 난자를 채취할 때도 초음파가 유용하게 이용된다.

초음파 치료: 신장결석, 방광 결석도 두렵지 않아요!

초음파가 진단뿐 아니라 치료에 사용된 것은 1947년부터이며, 1968년 이후 비뇨기과에서 사용했다.

치료기기로써 초음파는 1947년 Siemens의 SONOSTA가 시작이다. 1968년부터는 물리치료(건염, 관절의 종창, 근육통 등)뿐 아니라 비뇨기과에서도 사용되어 방광결석을 파쇄하는데 이용되었다(30).

신장의 결석을 체외에서 충격파를 이용하여 돌을 깨는 체외충격파쇄석술(돌깸술)이 대표적인데, 사람에서는 돌의 크기가 15mm이하에서 돌깸술의 성공률이 15mm이상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29).

초음파, 이제는 치료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열을 내듯이, 초음파를 집속하여 생기는 고열로 종양 등을 치료하는 치료법인 HIFU(고강도 집속초음파 ; hig-intensity focused ultrasound)라는 방법이 있다. 녹내장, 자궁근종, 간암, 파킨슨병, 전립선암 등의 치료에 쓰인다. 이는 중재적 치료법(interventional therapy)의 하나로 침습을 최소화하여 종양을 제거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매스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31).

만성 간염으로 인한 간 경화증, 유방암 검사도 척척!

간 생검 없이 간의 섬유화를 측정하는 fibroscan과 유방 등에서 섬유화를 검사하는 탄성초음파영상(elastogrphy) 같은 다양한 장비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탄성초음파의 기본개념은 1990년대 초에 처음 소개되었고(32), 유방 병변에서의 임상 적용은 1997년 Garra 등(33)이 처음으로 시도했으며, 간암, 유방암 등의 진단에도 사용되고 있다.

이 탄성초음파 영상법은 수의학 분야에서도 이용되고 있다(34,35). 조직에 압박(stress)을 가해 조직이 이동하는 정도에 따라 측정하는 것으로, 정적인(static) strain elastography와 동적인(dynamic) 전단파 탄성초음파(shear wave elastography)가 있다.

29. McClain PD, Lange MN Assimos DG: Optimizing shock wave lithotripsy: a comprehensive review. Reviews in Urology. 2013;15(2): 49-60.

30. https://www.siemens-healthineers.com>history. Milestones in ultrasound diagnostics; A history of innovations from Siemens Healthineers.

31.Yao R, Hu J, Zhao W, Cheng Y, Feng C.: A review of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as a novel and non-invasive interventional radiology technique. Journal of interventional medicine 2022;5:127-132.

32. Parker KJ, Lerner RM. Sonoelasticity of whole organs: shear waves ring a bell. J Ultrasound Med 1992;11:387-92.

33. Garra BS, Cespedes EI, Ophir J, Spratt SR, Zuurbier RA, Magnant CM, et al. Elastography of breast lesions: initial clinical results. Radiology 1997;202:79-86.

34. Holdsworth A, Bradley K, Birch S, Browne WJ, Barberet V.:Elstography of the normal canine liver, spleen and kidneys. Vet. Radiol Ultrasound. 2014;55(6):620-627.

35. White J, et al.: Ultrasound elastography of the liver, spleen, and kidneys in clinically normal cats. Vet Radiol Ultrasound. 2014;55(4):428-434.

박쥐로부터 배운 초음파는 물리학자인 큐리 형제를 통해 그 정체가 더욱 밝혀졌으며, 2차 세계대전을 기하여 바닷속 잠수함을 잡기 위한 SONAR 기술로 발전했다. 이어 많은 의학적인 적용과 더불어 오늘날에는 의학, 수의학, 축산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는 심장내과, 영상의학과, 비뇨기학 등에서 진단과 치료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새로운 발전을 이루어 내고 있다. 우리 수의 분야도 초음파 기술에 대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습득하여 활용함으로써, 최고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하겠다.

[최민철의 초음파 이야기] 초음파 역사와 발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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