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19] 오래오래 동물영양학 클리닉

등록 : 2018.04.18 19:20:38   수정 : 2018.04.18 19:20:38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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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반려동물병원은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의사·동물병원의 폭발적 증가, 신규 개원입지 포화, 보호자 기대수준 향상, 경기불황 등이 동물병원 경영을 점차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 여건 악화는 비단 수의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료계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비슷한 문제를 겪으며 병원 경영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료과목의 전문화’가 급속도로 이뤄졌습니다. 

이미 내과,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 전문의 제도가 도입된 인의 쪽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더욱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성형외과의 경우 지방흡입전문, 모발이식전문, 얼굴뼈 전문에 이어 다크서클 전문 성형외과까지 등장 할 정도입니다. 

특정 전문 진료 과목에 초점을 맞춘 전문병원이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종합병원보다 경영 효율성 개선에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임상 수의계를 돌아보면, 아직 전문의 제도는 없지만 임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수의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사실상 특정 진료 분야 전문 수의사(전공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의계도 이제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동물병원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그 진료과목을 특화한 ‘전문진료 동물병원’ 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따라 데일리벳에서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을 탐방하고, 원장님의 생각을 들어보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그 열아홉 번째 주인공은 반려동물 영양학에 대한 상담만 진행하는 ‘오래오래 동물영양학 클리닉’입니다. 오래오래 동물병원 내에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내고, 클리닉 in 클리닉 형태로 동물영양학 상담을 하는 양바롬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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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통질문이다. 어떻게 수의사가 됐나. 

솔직히 수의사가 꿈은 아니었고, 선생님이 꿈이었다. 내 동생의 꿈이 수의사였는데, 내가 수의사가 됐고 동생이 선생님이 됐다(웃음).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진짜 많이 키웠었는데 그 영향도 받았다. 개인적으로 6살 때부터 대만에 5년간 살았고, 중학교를 한국에서 졸업한 뒤에 다시 중국에서 4년 살았다. 대만에 살았을 때는 개 8마리, 고양이 3마리, 닭 20마리, 거기에 토끼 5마리까지 거의 동물농장 수준으로 동물과 함께 지냈었다. 

그리고 부모님이 수의사라는 직업을 원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q. 영양학 클리닉 오픈 전에는 어떤 수의사로 살아왔는지 궁금하다. 

수의대 졸업 후 꿈이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것’이었다(웃음). 그래서 처음에는 돈을 벌고자 국내 대동물 의약품회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약 3년간 근무했는데, 당시 회사에서 보조 사료도 많이 취급했던 터라 자연스레 영양학 관련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 

그 뒤 글로벌 반려동물 사료회사 한국지사로 이직하여 약 2년간 근무했다. 반려동물 분야도 공부하고 싶었고, 외국계 회사에 근무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반려동물 영양학에 대한 공부도 병행했다. 

이후 2차 동물병원의 영양학자문 수의사로 2년간 활동한 뒤에 지난해 7월 오래오래 동물영양학 클리닉을 오픈했다. 

q. 영양학만 다루는 클리닉 오픈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우선 국내에서 이렇게 동물영양학만 상담하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첫 도전이었다. 

사료회사에서 근무할 때 내가 생각하는 영양학적 관점과 보호자의 요구가 다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사료회사에서는 과학적인 근거만을 바탕으로 사료를 먹이는 것을 추천했는데, 영양학 상담 수의사로 근무하면서 사료를 안 먹거나 못 먹는 환자들도 봤었고, 자연식이나 화식을 했을 때 상태가 좋아지는 환자들도 볼 수 있었다. 수의사로서 균형 잡힌 사료가 매우 중요하지만, 삶의 질이나 보호자 만족도 등 화식으로도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점점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환자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같이 맞춰줄 수 있는 임상영양학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물론 화식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보호자들도 화식을 못 해주는 경우도 생길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힌, 잘 만들어진 사료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영양학 상담 수의사로 근무를 할 때 있던 곳은 2차 진료를 보는 곳이었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오실 때 지역 1차 동물병원에서 의뢰서를 받아서 와야 했고, 그것이 장벽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직접 영양학전문 클리닉을 열게 됐다.

q. 영양학 상담을 위해 추가로 공부를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외국 사이트 중에서 질병 관리와 관련하여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사이트들이 많다. 그런 사이트를 통해 추가로 영양학 공부를 했었다. 

그리고 미국에 가서 Chi-Institute의 수의푸드테라피스트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아래 사진 참고)을 취득했다. 또한, 동시에 CVA(수의한방침구사)과정도 수료했다. 원래 한방에도 관심이 많았다. 

현재는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동물영양학과 관련된 대학원 과정이 국내에 없어서 사람 대학병원의 임상영양사를 배출하는 의학영양학과에서 공부하는 것이다. 사람에서의 영양학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영양학 진료를 보면서 계속 배우는 중이다. 현재 석사 졸업 논문을 쓰는 중인데 반려동물 영양학에 관련된 논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UC 데이비스 수의과대학 영양학 센터(안드레아 파세티 교수)에도 비지팅을 다녀온 적이 있다. 일반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영양학 상담을 하고, 동물병원 내부 내과 수의사들도 와서 영양학 관련된 질문은 던지는 등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비지팅 당시 UC 데이비스 수의과대학 학생들과 실습 로테이션을 같이 돌았는데, 실제 병원에 내원하는 케이스에 대해 학생들이 진료에 참여하고,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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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현재 오래오래 동물영양학 클리닉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전문 클리닉을 연 이후 케이스도 많이 늘어났는지 궁금하다. 

주 3일 진료를 보고, 100% 예약 진료로 상담을 하고 있다. 대학원 생활과 협회 강의(한국펫푸드테라피협회) 때문에 현재는 주 3일 근무도 빠듯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양학 상담 케이스는 많이 늘었다. 오픈 후 6개월 동안 상담한 숫자가 오픈 전에 2년간 영양학 상담 수의사로 근무했을 때 케이스보다 6배나 많을 정도다. 

예전보다 보호자분들이 더 쉽게 찾아오시는 것 같다. 

q. 주로 하는 진료 유형은? 

영양학 관련 상담이다. 

우선,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어떤 사료가 맞는지 사료를 추천받고 싶어서 오는 분들도 많다. 또한, 화식을 해주시는 분들의 경우 반려동물이 아프면 거기에 맞는 레시피를 추천받고 싶고, 건강한 반려동물이라면 영양학적으로 더 균형 잡힌 음식을 먹이고 싶어서 상담하러 오신다.

영양학 클리닉을 방문하는 보호자 중에는 사료랑 화식을 섞어서 급여하는 분들도 많고, 주말에 화식을 특식 개념으로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다.

최근에는 영양제에 대한 관심도 많이 높아져서, 영양제 추천을 위해서도 찾아오신다.

즉, 사료, 화식, 간식, 영양제까지 상담 및 추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 보호자분들께서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무엇을 먹이면 좋은지, 또 얼마나 먹이면 좋은지, 그리고 질병에 걸린 반려동물에게는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궁금해하신다. 

상담 예약을 하면 사전 문진표(아래 사진참고)를 먼저 보내드리고, 최근 한 달 이내 진행한 혈액검사를 비롯한 검사 자료를 다 받아 본다. 그것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상태에 맞춘 레시피를 작성하고, 그 뒤 보호자 상담을 거쳐 홈메이드 레시피를 추천해드린다. 

레시피를 짤 때는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서 각 환자의 체질과 상황에 맞는 식재료를 한방학적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새로운 레시피를 처음 적용하면 처음 3개월간 매달 혈액검사를 추천해드린다. 아무리 균형에 맞춘 레시피라도, 반려동물의 대사흡수율에 따라서 체내에서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그 뒤로는 3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 및 1년에 2회씩 모발검사를 추천해드린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레시피가 과연 우리 반려동물에게 좋은지 확인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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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양학 클리닉 오픈 후 만족하는가?

만족한다. 우선 100% 예약제이기 때문에 시간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음식에 대한 상담을 통해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도 매우 보람차다.

물론 공부할 것도 매우 많으며, 예약제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 

q. 수의영양학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여전히 수의사는 물론 수의과대학에서도 영양학을 제대로 배우기 어려운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수의과대학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임상영양학 커리큘럼이 정식으로 생기는 것이다. 앞으로 해외에서 전문의를 하는 분들도 많이 나올 텐데 꼭 정식 커리큘럼이 생겼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우리 수의사들이 영양학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해야 한다. 

한국수의영양학회도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고, 일반 수의학회에서도 영양학 관련 강의가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 

수의사분들의 경우, 강의를 찾아서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영양학 상담을 해보시길 바란다. 사료급여량 계산 등 간단한 것부터 보호자와 상담해주시다 보면 보호자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수의사 자신도 영양학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학생들도 영양학에 대한 궁금증을 메일로 많이 물어본다. 어떤 책으로 공부하면 되는지 묻는 친구들도 많은데, <small animal clinical nutrition>, <canine and feline nutrition>, <applied veterinary clinical nutrition> 등을 추천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당장 석사를 잘 마무리하고 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싶다. 영양학에 관심을 두고 노력하는 수의사분들이 많은 데 각자 장점이 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재밌고, 보호자와 직접 만나서 상담하는 것도 자신 있다. 이 분야에서 계속 전문성을 높여나가려고 한다. 또한, 기회가 되면 보호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도 써보고 싶고, 보호자 강의도 계속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미국과 한국은 식재료도 다르고 동물의 개체 차이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맞는 방향으로 영양학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많은 동물병원이 영양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방식을 처방하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내원하는 모든 반려동물의 영양 상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처방식 처방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한 환자들이 많으므로 영양학 상담을 같이하기 시작하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의사들이 영양학에 관심을 가지면, 영양학에 대한 보호자들의 인식도 바뀔 것이고 그럼 더 많은 수의사가 관심을 두는 선순환 고리가 생길 수 있다. 그 선순환 고리 요소요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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