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18] 고양이만 보는 고양이병원 `백산동물병원`

등록 : 2017.02.20 18:19:16   수정 : 2018.04.18 19:19:40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baeksan_interview1

최근 우리나라 반려동물병원은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의사·동물병원의 폭발적 증가, 신규 개원입지 포화, 보호자 기대수준 향상, 경기불황 등이 동물병원 경영을 점차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 여건 악화는 비단 수의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료계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비슷한 문제를 겪으며 병원 경영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료과목의 전문화’가 급속도로 이뤄졌습니다.

이미 내과,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 전문의 제도가 도입되어 있는 인의 쪽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더욱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성형외과의 경우 지방흡입전문, 모발이식전문, 얼굴뼈 전문에 이어 다크서클 전문 성형외과까지 등장 할 정도입니다.

특정 전문 진료 과목에 초점을 맞춘 전문병원이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종합병원보다 경영 효율성 개선에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임상 수의계를 돌아보면, 아직 전문의 제도는 없지만 임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수의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사실상 특정 진료 분야 전문 수의사(전공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의계도 이제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동물병원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그 진료 과목을 특화시킨 ‘전문진료 동물병원’ 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따라 데일리벳에서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을 탐방하고, 원장님의 생각을 들어보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그 열 여덟 번째 주인공은 점차 고양이 진료 비율을 높여오다가 아예 역삼동으로 병원 자리를 옮겨 고양이만 진료하는 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난 고양이병원 ‘백산동물병원’입니다.

최근 한 병원 내에서 공간을 분리하여 고양이 클리닉을 만드는 경우는 많지만, 단독 건물에서 100% 고양이만을 진료하는 곳은 백산동물병원이 처음입니다.

데일리벳에서 백산동물병원 김명철, 이영수, 김형준(사진 왼쪽부터)원장님을 만나 어떻게 100% 고양이만 진료 하는 병원을 열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baeksan_interview2
Q. 기존에도 고양이 환자 비율이 높은 병원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고양이만을 진료하기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예전부터 계획하던 일이었다. 개들 사이에서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고, 고양이들이 진료 보기 전에 대기하는 중에 이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으니 고양이만을 봐야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다가 의도치 않게 1년 전에 확인해보니 전체 병원 매출에서 고양이 진료 비율이 87%이상까지 나오더라.

그걸 보면서 ‘예전부터 고양이만을 다루는 병원을 하고 싶었는데, 고양이 진료 비율이 이렇게까지 나온다면 지금 해봐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 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주변의 반대가 많았다. 또 기존 동물병원에서도 3~4년 전에 인테리어를 새로 했는데, 그 때는 고양이만 보기에는 시기상조였다고 생각한다.

개를 잘 보는 동물병원은 많다. 그래서 우리가 좋아하고,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강화하자는 생각으로 고양이병원을 시작하게 됐다. 어려운 고양이 케이스가 오는 경우도 늘어나서 앞으로도 더 노력하고 투자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고양이 진료 비율이 점차 늘어난 것인가?

그렇다. 2002년쯤에는 전체 진료의 30~40%가 고양이였다. 당시 우리나라 반려동물 중 고양이가 5%정도를 차지할 때이니, 그 때도 고양이 진료 비율이 높은 편이긴 했다. 당시에는 수의사들도 고양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전문적인 진료를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2008~2009년부터는 고양이 진료 비율이 절반을 넘어 60%정도 됐다.

baeksan_interview7

Q. 기존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어떠한가?

우선 고양이 보호자분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아졌다. 기존 병원도 고양이 환자가 많았지만 강아지 환자도 있었다. 강아지 환자가 있는 병원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가구, 벽지, 러그 등도 설치했고 오로지 고양이만을 위해 다양한 점을 배려하다 보니 만족해하신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는 보호자의 경우에는 강아지는 다른 병원을 데려가면서까지 고양이는 우리 병원을 찾아주고 계신다. 강아지만 키우던 보호자분들은 전부 다른 병원을 소개해드렸다.

또한, 1년 전부터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들의 불만족 사항을 조사했었는데, 그 중에 주차 공간 확보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고양이 보호자는 특히 대중교통 이용이 더 불편하기 때문에 자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병원은 1층 공간을 통으로 전용 주차장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baeksan_interview3

보호자들의 기증하는 책을 공유할 수 있는 고양이 도서관, 고양이 관련 전시를 할 수 있는 전시장, 고양이를 케이지에서 꺼내지 않고 체중을 잴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고양이가 식빵자세를 취할 때 화상 입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바닥이 아닌 옆에 열선을 넣은 입원실, 각 진료실 마다 배치된 고양이 페로몬 제품 등 고양이 전문 병원답게 곳곳에 고양이 환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Q. 병원 규모와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나?

건강검진센터, 일반진료실 4개, 치과진료실 등 6개의 진료실과 약제실, 의국, 입원실, 입원장, x-ray실, 초음파실, 수술실, 치과수술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치실로 들어오는 입구에 클린실을 설치하고, 고양이 파보 환자 입원실을 별도로 구성하는 등 전염병 예방과 소독, 위생에 신경을 썼다. 

현재 수의사 9명에 다른 스텝까지 총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병원 규모는 약 120평 정도 된다. 

baeksan_interview4

대기실 모습. 바닥에 러그를 깔았으며, 대기실 공간을 나눠 예민한 고양이들이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Q. 고양이만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수의사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진료 수의사 수급에 어려움은 없나.

어려움이 있다. 우리 병원에 근무하면 다른 동물을 진료하지 못하고 고양이만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그게 한계점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우리 병원에서 1년만 근무하면, 그 수의사는 고양이에 대해서는 웬만큼 잘 할 수 있는 수의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개를 포함한 다른 동물은 배울 기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만큼이라도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고양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 않은가.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아무도 이런 시도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도전한 만큼 고양이 만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잘 하는 병원이 되고 싶다. 그리고 5년 안에 아시아에서 고양이로 가장 실력 있고 인정받는 병원이 되고 싶다. 

baeksan_interview5

 
오피니언
화제의 신제품

우리엔,수의영상 판독서비스 결합한 동물병원 `DR 시스템` 런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