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진료부 공개·개별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 가격 인화·규제에만 집중되면 안 돼 : 동교협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 수의사법 및 관련 제도 개정에 따른 입장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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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진료기록 공개를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회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하고, 개별 동물병원 진료비를 온라인 사이트에 전체 공개하는 수의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가운데,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가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동교협, KAVNUE)는 “동물진료비 공개 및 동물진료부 공개 정책이 가격 인하와 규제 강화에만 집중될 경우 동물병원의 경영 악화, 동물보건사의 고용 축소, 전문인력 이탈 및 동물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이다.

수의사법 및 관련 제도 개정에 따른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 입장문

-수의사법 개정 및 동물진료비 공개 확대에 따른 문제점과 동물보건사 제도에 미치는 영향-

최근 반려동물 보호자의 알 권리 보장과 동물의료서비스의 투명성을 목적으로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 개별 동물병원별 진료비 공개, 공익형 표준수가제 도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보호자의 진료비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동물병원에 대한 신뢰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동물의료의 특성과 진료환경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진료비와 진료기록의 공개만을 확대할 경우, 동물병원 간 가격경쟁을 심화시키고 동물의료서비스의 질을 저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 및 진료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동물보건사의 고용환경과 직업적 위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동물의 진료비는 동물의 종, 품종, 체중, 연령, 기저질환, 질병의 중증도, 검사방법, 사용 장비 및 약품, 의료진의 숙련도 등에 따라 달라지며, 동일한 명칭의 진료항목이라도 실제 실시되는 검사와 처치의 범위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고, 지역적 부분이 진료 수가에 작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개별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상기 내용의 적용 없이 공개된다면, 보호자가 의료서비스의 내용과 질보다 표시된 가격만을 기준으로 병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동물병원 간 과도한 저가 경쟁과 진료비의 하향 평준화를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충분한 검사와 처치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진료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현행 제도는 이미 주요 진료비용의 전국·지역별 최저·최고·평균·중간 비용을 조사하여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개별 병원별 가격까지 전면 공개할 경우, 병원 간 진료환경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서열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동물의료에는 사람의 의료보험과 같은 보편적인 공적 보험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동물병원은 의료장비·의약품·시설·인력 운영비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정부의 재정지원이나 비용보전 장치 없이 낮은 수준의 표준수가 또는 사실상의 가격상한이 적용될 경우, 동물병원이 정상적인 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표준수가는 단순히 진료비를 낮추는 수단이 아니라 진료 항목의 정의, 난이도, 동물의 상태, 병원 규모, 지역별 비용, 인력 투입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표준수가를 도입하려면 공공재정 지원, 세제지원, 진료비 보전, 펫보험 연계 등 동물병원의 비용 부담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 역시 동물병원 표준수가제는 1999년 폐지된 제도로서, 재도입 시 효과와 문제점 및 적용 방식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진료부에는 동물의 병명과 증상뿐 아니라 검사결과, 처방약품, 투약량, 치료방법 등 전문적인 의료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진료기록이 충분한 보호장치 없이 공개될 경우, 보호자가 과거의 처방내용을 근거로 임의로 약품을 구입하거나 다른 동물에게 동일한 처치를 하는 등 부적절한 자가진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동물용의약품의 유통·판매 및 수의사 처방체계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 정보가 공개된다면 약물 오남용, 항생제 내성, 동물 상태 악화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직역 간 이해관계가 아니라 동물의 생명과 복지, 공중보건에 관한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진료부 공개가 필요하더라도 분쟁조정, 보험금 청구, 전원 및 계속진료 등 정당한 목적을 중심으로 공개 범위를 정하고, 제3자 제공 및 목적 외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보호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정안에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여 공개 목적과 제3자 제공을 제한하는 방향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진료비의 하향 평준화로 동물병원의 경영수익이 감소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분야는 인건비와 인력운영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동물병원이 동물보건사 채용을 축소하거나 단시간·비정규직 중심으로 인력을 운용할 우려가 있다.

동물보건사는 국가자격을 취득하고 동물병원에서 동물의 간호와 진료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 부담을 이유로 자격을 갖춘 동물보건사보다 비자격 보조인력을 채용하거나, 최소한의 인력만을 배치하게 된다면 국가자격제도의 도입 취지가 약화될 수 있으며, 동물보건사의 고용 불안정과 낮은 임금은 우수 인력의 직업 이탈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동물병원의 간호·보정·입원동물 관리 및 보호자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진료비 공개와 진료부 제공이 확대되면 보호자의 진료수가 문의, 항목별 진료비 설명, 진료기록 발급, 민원 응대 및 기록관리 업무도 함께 증가할 것이다. 실제 동물병원 현장에서는 접수, 상담, 입원동물 관리 및 보호자 응대 업무의 상당 부분을 동물보건사가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동물보건사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와 책임, 진료비 설명과 진료기록 관리 과정에서의 권한이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 이 상태에서 행정·민원 업무만 확대되면 동물보건사가 권한 없이 책임만 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수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해당하는 진료내용이나 처방의 근거를 동물보건사가 대신 설명하는 경우, 업무범위 침해와 책임소재에 관한 분쟁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진료비 설명, 진료기록 작성·관리·발급 및 보호자 상담 과정에서 수의사와 동물보건사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동물보건사 양성기관은 국가자격에 적합한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실습시설 및 전임교원 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병원에서 동물보건사를 전문인력으로 채용할 수 있는 경영적·제도적 기반이 약화된다면 대학이 배출한 동물보건사의 취업처와 진출 분야 개발 경로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는 동물보건사 양성기관의 신입생 모집, 교육투자, 동물병원 임상실습 운영 및 졸업생 취업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는 동물보건사 교육의 질 저하와 전문인력 공급 감소로 이어져 동물의료산업 전체의 인력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

사단법인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는 동물의료의 투명성과 보호자의 알권리 향상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한다. 다만 진료비 공개와 진료부 공개가 동물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및 동물보건사 고용 위축, 양성기관의 역할 축소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아래 사항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1. 개별 병원별 단순 가격비교 방식이 아닌 동물의 체중, 질환의 중증도, 검사·처치 범위, 사용 장비 및 인력 투입 수준을 반영한 진료비 공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2. 표준수가는 획일적인 가격상한이나 인하 수단이 아닌 적정 진료비의 기준으로 설정하고, 공공재정·세제지원·펫보험 등 비용보전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3. 진료부 공개는 전원, 계속진료, 보험금 청구 및 분쟁조정 등 정당한 목적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제3자 제공과 자가진료 목적의 이용을 강력히 제한해야 한다.

4. 동물용의약품의 유통 체계와 수의사 처방제도를 정비하고, 불법 자가진료와 약품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우선 마련해야 한다.

5. 진료기록 작성·관리·발급 및 진료비 설명 과정에서 수의사와 동물보건사의 업무범위와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6. 일정 규모 이상의 동물병원에 자격을 갖춘 동물보건사를 배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동물보건사 채용 병원에 대한 인건비·세제지원 등 고용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7. 동물의료 관련 법령과 정책을 수립할 때 수의사단체뿐 아니라 동물보건사단체,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동물진료의 투명성은 단순히 진료비와 진료기록을 공개하는 것만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적정한 진료비를 기반으로 수의사와 동물보건사가 전문성을 발휘하고, 보호자가 충분한 설명을 들으며, 동물이 안전하고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

진료비 공개 및 진료부 공개 정책이 가격 인하와 규제 강화에만 집중될 경우 동물병원의 경영 악화, 동물보건사의 고용 축소, 전문인력 이탈 및 동물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관련 제도의 시행에 앞서 동물보건사의 고용·업무·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동물의료 전문인력의 지속 가능한 양성과 활용을 위한 정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2026년 9월 2일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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