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세계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여러 단체가 ‘농장동물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세계농장동물의 날(World Farm Animal Day)은 1983년 미국의 동물권 운동가 알렉스 허샤프트(Alex Hershaft)가 농장동물들의 고통을 생각하고 그들의 복지를 향상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올해로 37회째를 맞았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가 동물을 어떻게 다루는 지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을 기념해 10월 2일로 지정됐다.
올해 세계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각 단체가 입장을 발표했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인해 가축 살처분이 진행되는 가운데, 농장동물들의 고통을 줄이고 나아가 채식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다.
우선 동물권행동 카라는 “세계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생매장 살처분을 즉각 중단하고 인도적 기준 준수로 농장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라”고 주장했다.
카라는 2일(수)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정밀한 위험도 평가 대신 사후 전량 살처분의 의존적 방역만을 수행해왔으며, 그 말단의 고통이 동물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생매장 살처분을 즉각 시정하고, SOP 가이드라인 준수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며 농장동물의 고통을 나눌 수 있도록 12시간 단식을 제한했다.
또한 “공장식축산 시스템 속에 본연의 습성도 존중받지 못한 채 학대 사육되다 비참히 도살되는 것이 오늘날 농장동물들의 삶”이라며 근본적인 축산 시스템 개편을 촉구했다.
2013년 카라와 함께 공장식 축산 문제 해결 촉구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는 녹색당 역시 논평을 발표하고, 공장식 축산 전면 폐지와 비거니즘 확산을 요구했다.
녹색당 동물원위원회(준)는 “공장식 축산은 단지 동물의 복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건강권과 행복추구권을 위협하고 제3세계 농민의 터전을 빼앗아 빈곤을 일으키는 만성적 기아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장식축산은 메탄가스 대량 방출 및 농장지 확보를 위한 산림 훼손으로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 인간과 동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공존을 위해 탈육식과 비거니즘은 당장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며 비거니즘 문화의 확산과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틀 뒤인 10월 4일은 세계동물의 날(World Animal Day)이다.
193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세계 생태학자 대회에서 ‘인간과 동물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성 프란치스코의 축일인 10월 4일을 세계동물의 날(World Animal Day)로 지정한 바 있다.
2019년도 경기도수의사의날 및 경기수의컨퍼런스가 10월 26일(토)~27일(일) 이틀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조기등록 기간은 10월 11일(금)까지다.
26일(토)에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학술행사가 진행되며, 27일(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술행사에 이어 오후 6시부터 만찬 행사(경기도수의사의날)가 이어진다.
이틀 전체 일정에 참석하면 수의사 연수교육 시간 10시간이 인정된다. 분회별로 단체 등록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소속 분회를 통해 접수할 수도 있다. 경기도수의사회 측은 분회에서 30명 이상 회원이 참석하면 차량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강지훈 충북대 교수, 박희명 건국대 교수, 이재훈 경상대 교수, 허수영 전북대 교수 등 수의과대학 교수와 김용선, 김기웅, 한만길, 정만복, 김태현, 안재상, 장세웅, 최춘기, 이진수, 옥선재, 장재영, 최미현, 김현욱, 최갑철, 이기쁨, 남예림 수의사가 강사로 나서 내과, 외과, 안과, 고양이, 영상 등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27일(일) 오후에는 5강의실에서 동물병원 경영 세션도 진행된다.
경기도수의사회 측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에 대한 대비로 소동물 임상수의사만 행사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단체 참가 버스에 대한 소독 방역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행사는 로얄캐닌코리아, 내추럴발란스코리아, 힐스코리아,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한국마즈, 버박코리아 등에서 후원한다.
2019년 경기도수의사의날 및 경기수의컨퍼런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경기도수의사회 홈페이지(클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지속적인 발생에 따라 행사가 연기되었습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독도 강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치가 어떤 동물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개일까? 바다사자일까? 아니면 물범일까? 그것도 아니면 바다코끼리일까?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동물에 정말 관심이 많거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거의 없을 것이다.
강치가 정확히 어디에 속하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물개, 물범, 바다코끼리의 차이점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물개, 물범, 바다코끼리 비교
물개는 귓바퀴가 있는 기각류의 통칭으로, 앞다리로 몸을 세울 수 있다. 이러한 물개의 특징은 물범(바다표범)과 구별하기 쉽게 해준다.
물범은 귓바퀴가 없고, 앞다리로 몸을 세울 수 없으며, 땅에서 이동할 때 앞다리를 쓰지 않고 통통 튀듯이 기어 다닌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물범은 대표적으로 천연기념물 제 331호 점박이물범(Phoca largha)이 있다.
이에 반해 바다코끼리는 생김새만으로 정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바다코끼리는 물개, 물범과 다르게 덩치가 월등히 크고, 긴 엄니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
강치의 정확한 국명은 “바다사자”다. 하지만 물개라고 불러도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강치가 속해 있는 바다사자아과(Otariinae)는 물개아과(Arctocephalinae)와 함께 물개과(Otariidae)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강치는 다른 물개들처럼 귓바퀴가 있고, 앞다리로 몸을 세울 수 있다. 물개과(Otariidae) 중 하나인 바다사자 속(Zalophus)에는 바다사자(강치, Zalophus japonicus), 캘리포니아 바다사자(Zalophus californianus), 갈라파고스 바다사자(Zalophus wollebaeki)가 있다.
강치는 수컷의 경우, 어두운 회색 털가죽이 있고 체중은 450~560 kg, 신장은 2.3~2.5 m로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수컷보다 컸다. 암컷은 수컷보다 훨씬 작아 신장은 1.64 m였으며, 수컷보다 밝은 털가죽을 가졌다. 2)
대한민국 독도와 독도 강치(바다사자)
강치는 동해 바다의 한반도 해안선 일대, 그리고 일본 해안선에 많이 서식했다. 특히 독도 주변에는 바다사자가 쉬기 좋은 바위가 많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으로 어장 자원이 풍부해 강치의 최대 번식지였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강치를 ‘가제’ 또는 ‘가지’라고 불렀는데, 오늘날 독도에서 볼 수 있는 ‘가제바위’는 바로 강치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3)
아쉽게도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독도 강치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1974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생포된 한 마리를 끝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도 전혀 확인된 기록이 없다. 우리나라 독도에서는 1972년에 마지막으로 확인되었다. 그 후, 1994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강치의 절멸을 선언하였다. 4)
독도 강치는 바다사자의 가죽과 기름을 얻으려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어업의 확대로 먹이 부족까지 더해져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절멸한 것으로 본다. 5)
비록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강치는 독도를 상징하는 동물로 국민적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독도 강치 복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러 해에 걸쳐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03년에 세계 최초로 복원된 멸종 동물이 있었는데, 2000년에 공식적으로 멸종한 산양의 일종인 피레네 아이벡스(Pyrenean ibex, Capra pyrenaica pyrenaica)가 그것이다.
비록 태어난지 7분 만에 선천적 폐결핵으로 사망하였지만 최초로 복원에 성공했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고, 멸종 동물을 되살릴 수 있다는 과학적인 희망을 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6)
지금도 매머드 등의 멸종한 동물의 세포를 가지고 클론을 만드는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큰 바다사자와 캘리포니아 바다사자의 서식지
강치 복원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전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야 하고, 준비해야 할 것도 굉장히 많다.
우선 복원에 필요한 강치의 DNA를 확보해야 하고, 강치의 유전 정보와 최대한 비슷한 근연종을 찾아내야 한다.
강치 복원 사업에서 거론되고 있는 근연종은 러시아 사할린 섬 인근에 서식하고 있는 큰 바다사자(Eumetopias jubatus)와 북아메리카 대륙 서쪽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바다사자(Zalophus californianus)가 있다.
사실 큰 바다사자의 유전 정보는 강치의 것과 굉장히 다르지만, 지리적으로 봤을 때 강치와 유사한 유전 정보를 지닌 개체군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조금은 있기 때문에 조사해 볼 가치는 있다. 9)
만약 오랜 연구 끝에 강치의 근연종을 발견하게 되어도 준비해야 할 것은 아직 한참 남았을 것이다. 근연종을 대리모로 데려와 연구해야 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고, 300 kg이 넘는 대리모를 최소 10마리 이상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 정도의 바다사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게다가 바다사자는 하루 식사량이 체중 5~8% 정도이므로 먹이가 충분히 공급되어야만 하고, 연구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바다사자들이 의학 훈련(medical training)을 충분히 받아야만 한다. 국내외 최고의 연구진이 모여 연구에 참여해야 하는 건 두말할 것도 없다.
강치 복원은 다른 멸종 동물 복원과 마찬가지로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진행되어야 하고, 경제적, 시간적 문제를 심사숙고하여 장기적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강치 복원은 아직 계획 단계이지만 지금부터 천천히 시작한다면 언젠가는 우리나라 독도에서 강치를 실제로 만나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꿈꿔본다.
(감수 :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세창 교수)
1) EBS 프로그램 <생물이 생생! – 진짜 물개를 찾아라!>, 2012. 03. 26.
2) (일본어) Zalophus californianus japonicus (CR), Red Data Book, Japan Integrated Biodiversity Information System, Ministry of the Environment (Japan). “The Japanese sea lion (Zalophus californianus japonicus) was common in the past around the coast of the Japanese Archipelago, but declined rapidly after the 1930s from overhunting and increased competition with commercial fisheries. The last record in Japan was a juvenile, captured in 1974 off the coast of Rebun Island, northern Hokkaido.”
4) “Zalophus japonicus”. 《멸종 위기 종의 IUCN 적색 목록. 2008판》 (영어). 국제 자연 보전 연맹. 2008.
5) 환동해 에서의 생태복원과 생태관계망 구현 따오기의 성공 사례와 강치의 복원 가능성, 최영진, 아시아연구 22(1), 257-288(32 pages), 2019.
6) First birth of an animal from an extinct subspecies (Capra pyrenaica pyrenaica) by cloning, J.Folch et al., Theriogenology Volume 71, Issue 6, 1026-1034(9 pages), 2009.
7) Ancient DNA Analysis of the Japanese Sea Lion (Zalophus californianus japonicus Peters, 1866): Preliminary Results Using Mitochondrial Control-Region Sequences, Fimihiro Sakahira and Michiko Niimi, Zoological Science 24(1), 81-85(5 pages), 2017.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서강문)이 9월 30일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처방안에 대한 긴급 콜로퀴움을 개최했다.
이날 콜로퀴움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역사부터 바이러스의 특성, 방역대책 개선점과 백신 개발 현황까지 종합적으로 조명했다.
농가 조기신고 유도(관련 기사 보러가기), 멧돼지 대책(관련 기사 보러가기) 등 시급한 방역대책 뿐만 아니라 백신개발, 바이러스 유입원인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유한상 서울대 교수, 김현일 옵티팜 대표, 유동완 서울대 특임교수, 이주용 중앙백신연구소 부사장
ASF 바이러스 면역회피 까다로워..국산 백신개발은 이제 시작단계
바이러스 특성을 소개한 유동완 서울대 수의대 특임교수는 “ASF 바이러스가 숙주의 면역을 회피하기 때문에 체내에서 쉽사리 방어하지 못한다”고 지목했다.
상대적으로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ASF 바이러스는 151~167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중 1/3은 바이러스 증식이 아닌 면역회피 작용 등 바이러스 생존과 전파에 연관된 것으로 분류된다.
유동완 교수는 “혈중의 ASF 바이러스는 적혈구에 부착돼 면역기전을 회피한다”며 “중화항체로도 방어가 불가능하거나 부분적인 방어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특성은 백신개발도 어렵게 만든다. 바이러스의 병원성이나 면역회피와 관련된 인자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비다.
이주용 중앙백신연구소 부사장은 “ASF 백신개발을 본격화하기 앞서 세포배양 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백신연구소는 지난 8월 농기평 주관 ‘ASF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2023년까지 국비 8억원과 자부담 4억원을 들여 백신 개발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 관련 실험을 진행하기 어렵다 보니, 베트남의 정부기관 및 대학과 MOU를 맺고 현지 연구에 나서고 있다.
이주용 부사장은 “우선 ASF 발생국과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바이러스 기초연구에 집중한 이후 바이러스 유전체의 항원성 분석과 백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아직 사독이나 약독화 생독백신 중 추진방향을 명확히 확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동완 서울대 수의대 특임교수
유동완 교수는 “완전히 약독화된 백신주를 확립하기란 쉽지 않고, 숙주 내 변이 등으로 인한 병원성 회복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중국처럼 상재화된 상황에서는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백신을 빨리 사용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맞는 판단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황이라면 불완전한 방어능이나 DIVA(백신주-야외주 구분) 부재, 접종 부작용 등의 문제를 감수하고서라도 일단 백신을 사용해 피해규모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국이나 베트남에서는 1~2년내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이 도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아직 국지적인 발생에 그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설령 백신이 있다 하더라도 ‘비접종 청정화’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ASF 백신 개발에 대한 지원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유한상 서울대 교수는 “유럽에서는 EU 차원에서 ASF 백신 개발에 140억원을 투입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류, 진드기, 물..아직 오리무중인 유입 원인 `특정 원인 배제할 단계 아냐`
이날 콜로퀴움에서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바이러스 유입 원인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채준석 서울대 교수는 “북한에서 넘어오는 조류로 인한 기계적 전파 가능성도 있다. 휴전선 이남의 조류 분변 등을 채취해 ASF 바이러스 여부를 검사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감염된 야생멧돼지 사체를 섭취한) 조류의 분변에서 감염력 있는 ASF 바이러스가 나온다는 연구결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감염된 돼지에서 바이러스 배출량이 높은 만큼, 접촉으로 인한 기계적 전파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발생지역 인근 하천수 ASF 검사 (자료 : 국립환경과학원)
일각에서 제기되는 물로 인한 전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발생한 9개 농장이 임진강 수계나 하구에 위치한데다 환경당국의 관련 검사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립환경과학원은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한탄강(6), 임진강(11), 한강하구(3) 등 20개 지점의 하천수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27일 밝혔다.
김현일 대표는 “(환경과학원 검사에서) 지점별로 채취한 수량은 100ml로, 미국 미시시피대학 연구진이 현지 연못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찾기 위해 샘플별로 80리터의 물을 채취했던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며 물로 인한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수준의 검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임진강 수계와 연결된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장에서는 혹시 모를 전염 위험에 대비해 음수소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북상 중인 태풍 미탁의 영향을 고려해 추후 북한에서 임진강으로 유입되는 하천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원인을 좁혀 나갈 단계가 아니며, 잔반이나 축산차량 등 기존에 알려진 위험요소에 더해 야생조류, 물 등 가능한 원인에 대한 조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조기신고다. 걸리면 대부분 폐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지만 폐사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이미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9월 30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처 방안에 대한 긴급 콜로퀴움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현일 옵티팜 대표(사진)는 중국과 베트남, 한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현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파주 첫 발생농장을 비롯한 국내 발생사례의 주요 증상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발생농장에서는 모돈의 고열과 식욕불량, 유산, 심하면 폐사 등의 증상을 보였다. 심급성형으로 진행되면 의심증상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폐사가 일어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3일 이후부터 고열 등의 증상이 먼저 발생하게 된다.
이날 김현일 대표가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는 감염 후 3일부터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7일차부터 급격한 폐사로 이어진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폐사 전인 3일차부터 뚜렷하게 증가한다. 폐사가 일어난 후 신고하면 이미 한 발 늦어진 셈이다. 폐사 전에 배출된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일 대표는 “(국내 발생사례에서) 교과서에서 보던 광범위한 피하출혈 등의 증상은 잘 관찰되지 않는다. 실제로는 고열, 식불을 제외하면 외관상에 큰 이상은 없다”면서 “양돈수의사회는 고열, 식불만 관찰되어도 의심신고를 접수할 수 있도록 농가에게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증식과 의심증상은 폐사 전부터 늘어난다 (자료 : 옵티팜 김현일 대표 발표자료)
지금도 의심신고는 너무 적은 편..농가 신고 꺼리게 만드는 요소 해결해야
27일까지 발생이 이어졌던 김포와 질식사로 추정되는 홍성 도축장의 의심사례를 제외하면, 양주나 화성 등지에서 접수된 의심신고가 정밀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나흘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한 멧돼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9월 30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처 방안에 대한 콜로퀴움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방역은 가능하다”면서도 전제조건으로 ▲야생 멧돼지에 발생하지 않을 것 ▲감염된 돼지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을 것을 지목했다.
멧돼지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 전국으로 확산될 위험이 크다 (사진 : 옵티팜 김현일 대표 발표자료)
아직 국내 ASF 발생원인은 안개 속에 있다. 특히 1, 2차 발생농장인 파주시 연다산동과 연천군 백학면 농장은 멧돼지 접근방지를 위한 울타리를 갖춘 것은 물론 차단방역 수준이 높은 농장으로 평가된다.
김현일 대표는 “지난 7월 양돈수의사회 전문가들이 휴전선 155마일을 직접 확인한 결과 철책 방비는 튼튼했다. DMZ나 파주·연천 발생지역 주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멧돼지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아직 멧돼지를 발병원인에서 제외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멧돼지에 대한 방역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일 대표는 “야생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통제불능 상황에 빠진다”며 “멧돼지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어느 지역이든 멧돼지가 서식하는 데다가, 감염된 돼지가 살아남으면 300일 넘게 혈중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산간지대를 따라 전국의 멧돼지를 매개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가 돼지농장 주변에 출몰하거나, 감염 멧돼지 사체를 먹거나 접촉한 새나 소형 포유류들이 농장에 접근해 바이러스를 기계적으로 전파할 수 있다.
하지만 감염된 멧돼지나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한 사체를 찾아 처리하는데도 한계가 있어 야생환경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박멸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결국 농장은 언제든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존재가 확인된 경인 북서부 지역에서라도 선제적인 멧돼지 개체수 저감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일 대표는 “경기 북부에 이미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만큼, 멧돼지로 전염되지 않도록 미리 개체수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렵 과정에서 멧돼지 이동이 활발해지는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벨기에처럼 방역대를 설정해 외부에서 안으로 좁혀가면서 수렵하는 등 방법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부가 대대적인 멧돼지 개체수 관리에 나설 지는 미지수다.
한 양돈업계 관계자는 “멧돼지 대책에 대한 환경부의 태도가 너무 미온적”이라며 “중앙대책본부를 설치해 정부 차원에서 (멧돼지 대책을) 실시하거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상황 때만이라도 위험지역에 대한 멧돼지 관리를 농식품부가 담당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