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농장 비발생 40일을 넘겨 소강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멧돼지 제거와 경기 북부 이동통제 조치가 유지될 전망이다.
예방적 살처분 농가에서 ASF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비감염농가부터 재입식이 추진될 필요성도 제기됐다.
19일 서울 동작구 일원에서 열린 농림축산검역본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
현행 방역시스템으로 ASF 방어 자신..방역조치로 인한 농가 부담 아쉬워
멧돼지 바이러스 확산 막을 울타리·총기포획 지속해야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현재의 방역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면 ASF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본다”며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조기신고 등 농가의 협조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ASF 방역과정의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는 “ASF 사태를 처음 겪으면서 농가와 방역당국 모두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방역조치가) 농가의 부담을 크게 지웠다”면서 과도한 방역조치로 인한 농가의 피해 문제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방역당국이 강화, 김포, 파주, 연천의 돼지 전두수를 수매·예방적 살처분하면서 농장 발생건수(14건)에 비해 피해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멧돼지 대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파주, 연천, 철원 북부의 북한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25건의 양성 멧돼지가 발견된 만큼, 멧돼지 사이의 바이러스 남하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봉균 본부장은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발견된) 10월초 이후로는 환경부 대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돼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양성 멧돼지 발견지점을 중심으로 한 동서 울타리 설치와 권역별 총기포획 등 특정 지역의 제로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적 살처분 농가는 ASF 전건 음성..재입식에 당국·농가 책임 나눠야
경기 북부 축산차량 이동통제는 당분간 유지
구제역, 고병원성 AI,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주요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되면, 해당 농가에 대한 혈액검사도 병행된다.
2016-2017년 고병원성 AI 사태에서 예방적으로 살처분된 693개 농장 중 207개 농장이 AI 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 숨어 있던 양성 농장을 잡아내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이번 ASF 사태에서는 달랐다. 박봉균 본부장은 이날 “예방적 살처분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가 대부분 진행된 가운데, 현재까지는 전건 음성”이라고 밝혔다.
살처분되는 돼지들 중 일부 개체만 대상으로 실시되는 채혈검사인 만큼 위음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셈이다.
구제역, AI에 비해 전파력이 낮은 ASF 바이러스의 특성과 농가의 조기신고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ASF 발생지역 농가들의 관심사인 재입식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와 농가가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지목했다.
박봉균 본부장은 “(재입식에는) 국가가 멧돼지에서의 ASF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멧돼지 양성개체가 발견되고 있는) 파주, 연천, 철원의 경우 해당 지역 농장이 환경으로부터 바이러스에 오염될 위험성을 책임질 수 있도록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멧돼지나 2차 매개체 등으로 인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시설과 농가 방역의식, 교육 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박봉균 본부장은 “SOP를 뛰어 넘어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된 만큼, 지역별 예방적 살처분이 종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위험도 평가를 진행하고, ASF 비감염 농장부터 순차적으로 재입식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발생농장의 경우 재입식시험을 거쳐야 하는 만큼 좀더 늦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수 이남의 양돈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경기 북부 지역의 축산차량 이동통제 조치는 상당기간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수의외과전문의 김종민 박사(사진)가 11월 18일(월) 전북대학교 특성화캠퍼스 시청각실에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펼쳤다.
강의는 미국에서 외과수의사가 하는 일과 ‘Open wound management(창상 치유)’ 등 크게 두 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김종민 박사는 미국 동물병원의 시설과 현황을 자세하게 소개한 뒤, 미국수의외과전문의(DACVS)의 하루 일정, 전문의가 되었던 과정들을 상세하게 알려줬다. 또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창상’에 대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후에는 Q&A 형식으로 평소 수의학과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미국수의사’와 ‘전문의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하현진(예1) 학생은 “평소 미국 수의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수의사와 외과전문의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며 “인턴·레지던트과정이 복잡하다고 해도 훨씬 전문적이고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도 (전문의제도가) 도입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성주(본2) 학생은 “미국수의사 중에서도 제일 관심 있었던 외과 전문의로서의 삶을 솔직하게 말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김종민 수의사는 동대학 대학원에서 수의외과학 석사학위를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수의외과전문의 자격을 획득했다. 현재 VCA : West Coast Specialty & Emergency Hospital에서 외과전문의로 일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전북대학교 수의외과 외래교수로 임명되어서 매 학기 진료와 수술에 협력하고 있다.
관악구청과 서울대 수의대가 함께하는 2019 반려동물 한마당 행사가 지난달 12일 서울대 행정관 앞 잔디밭에서 열렸다.
800여명의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300여마리와 함께 참여한 가운데 소형견, 중형견, 대형견 레인을 나눠 진행된 ‘장애물 달리기’와 보호자들의 동물 상식을 가늠하는 ‘OX퀴즈’, 보호자와 반려동물의 만보기 걸음수를 측정해 가장 높은 팀에게 상품을 주는 ‘활력왕’ 등이 메인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행동교정, 영양상담을 받을 수 있는 동물의료부스와 수의대 소개, 장난감 만들기, EM실험실 등 서울대 수의대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백민준 서울대 수의대 학생회장은 “행사에 참여한 시민분들이 반려견을 키울 때 알아야 할 지식을 함양하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시절 유학을 통해서 미국 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수의학 전공을 통하여 미국 사회에서 수의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보편적인 루트로 알고 있다.
때문에 이미 한국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한 경우 주위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면 국에서 성공한 수의사가 될 수 있다? 아니 미국에서 단지 일한다, 공부한다는 생각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다.
우리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중 일부였고, 한국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대학에 진학하여 미국 생활은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여기고 지냈다.
하지만 차츰 학년이 올라가고 수의학 공부의 깊이를 더해갈수록, 더 배우고 적용해 볼 가치가 있는 여러 주제들은 무궁무진한데 비해 현재 한국 내에서만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강하게 와 닿았다.
그럴 때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최신 학술적, 임상적 정보 등을 얻고 공부해보면서 상당히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앞으로 수의학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보를 최초로 만들고 제공한 자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학술적으로 기여하고 싶은 미래의 유능한 수의사로서 꿈을 가지게 될 무렵, 우연히 미국 수의사 실습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자아실현과 연관된 공통분모가 존재했을 뿐만 아니라, 듣기만 했던 미국의 동물병원 시스템이나 환경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싶었으며, 그 동안 막연하게 미국 수의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추측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실습을 신청하게 되었다.
2. 지원 방법
감사하게도, 현재 미국에서 일하고 계신 현직 수의사 선배님들이 1년마다 모집하는 실습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교수님을 통해 올해 동문회 회장을 맡고 계신 박효진 선배님께 직접 연락을 드렸다.
지역의 진료 전반을 담당하는 동물병원이라 실습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임상과목을 모두 배운 후인 본과 4학년이 지원하기를 희망했으며, 추가적으로 자기 소개서를 작성해서 송부하기를 요청했다.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면서, 각자의 꿈에 대해 조금 더 구체화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실습 중에 반드시 알아가고 싶은 내용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정리해볼 수 있어서도 좋았다.
실습은 하계방학 때 이루어지지만, 일정조정과 실습프로그램 계획 등을 위해 3월 중에 공지를 받았다. 5월경 운 좋게 선발된 소식과 함께 구체적 일정을 선배님들과 의논할 수 있었다.
3. 실습내용
실습 순서
① 샌프란시스코 Uni pet clinic, Union city & Beacon veterinary specialists 재활 동물병원
② 산 호세 Uni pet clinic, San Jose
③ 로스엔젤레스 Berkley pet hospital, Park community animal hospital, Samaritan animal hospital
미국에서 느낀 수의테크니션 제도와 재활, 그리고 Specialist – Uni pet clinic, union city와 Beacon veterinary specialists 재활전문병원에서의 실습
● 가장 먼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강한림 선배님의 병원에서 대망의 첫 미국 실습이 시작되었다.
병원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느낀 한국과는 가장 다른 점은 수의 테크니션의 수가 수의사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수의사 선생님은 강한림 선배님과 함께 타이완 출신의 동양인 수의사 2분이 계셨는 데에 비해, 수의테크니션이 10~15명 정도 될 정도로 그 수가 많았다.
한국에서의 보통 일차동물병원 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숫자였는데, 이내 곧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9시가 되자 진료가 시작되고, 엄청난 수의 보호자들이 병원을 방문하는데 그에 맞게 각자의 역할을 분업화해서 유기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수의사법에 따라 수의사 외에는 진료를 할 수 없는 것이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수의테크니션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자격증이 있어야 했기에, 내원 시 빈번하게 하는 기본적인 처치들은 거의 다 테크니션 선생님들의 몫이었다.
예를 들어, 채혈이나 주사 등은 한국에서 수의사 선생님들이 직접 하시는 것과 달리 미국에서는 수의사의 지시 하에 대부분 테크니션 선생님들이 수행하였으며, 심지어는 치아 스케일링의 수준까지도 경력이 많은 분들이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후기를 쓰기 얼마 전, 수의 간호사 제도 도입에 대한 기사를 접했는데, 선배님의 병원에서의 모습처럼 이상적으로 제도가 운영될 수 있다면 수의사에게도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하고 생각했다.
● 이날 오후 강한림 선배님의 도움으로 Specialist의 재활치료에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는 미국실습에서의 잊지 못할 경험 중 하나였는데, 두 가지 측면에서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가장 먼저는 한국에서 아직 도입되지 않은 specialist라는 점에서 처음으로 가보게 되는 병원이었으며, 궁극적인 나의 목표로서 생각하던 것 중 하나였기에 그 의미가 배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직전 학기 외과수업시간에 재활치료의 중요성과 재활 프로토콜 등을 배웠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다. 사실, 학교에서 학문적으로 접근을 할 때는 정형외과에서 빠른 회복을 위한 중요한 과정임에는 동의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일반적인 동물병원에서 보편화되지 않았기에 외국 미디어에 의존적인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었다.
● 재활 프로그램은 재활 전문 테크니션 선생님이 수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이 병원에서 Specialist는 직접 재활 프로토콜을 실시하기보다는, 재활 프로토콜이 진행됨에 따라 개선되는 사항들을 지속적으로 check-up 하는 진료를 주로 담당했다.
이 날의 재활 프로그램에서는 기본적으로 손을 이용하여 마사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장애물을 이용하여 특정 다리 근육을 쓰게 만드는 법, 레이저를 이용한 재활치료, 앞으로 재활 프로토콜이 진행될 방향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덕분에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적인 내용들이 실제로 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치료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재활의 중요성이 이전과 달리 더 강하게 다가왔다.
또한, 학기 중에 재활에 대해서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전을 접하게 되었을 때 빠르게 내용을 상기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여기서 실제로 적용을 해보고 끊임없이 연습, 반복이 필요하다는 외과의 학문적인 특징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 Specialist 병원의 재활 프로그램 참관
● 재활이라는 주제에서 잠시 벗어나서, 한 분야의 Specialist의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미국은 1차적인 기본진료를 하는 동물병원과 Specialist와의 구분이 확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Clinic에서는 예방의학, 중성화 수술, 치아 스케일링 등 기본적인 진료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에 주저하지 않고 각 해당하는 분야의 Specialist에게 진료를 의뢰(refer)했다.
이러한 시스템이 체계화 되어있어서 외부에서 보기에는 상당히 유기적으로 진료가 이루어 지는 것으로 보였고, 또한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각 수의사들이 한 지역내에서도 경쟁보다는 협동을 할 수 있는 순기능을 할 수 있겠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하루동안 관찰했던 모습이기에 제도의 단면만을 보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전문의 제도 도입에 대해 현재 각 임상학회에서 논의 중이라는 소식에 비추어 보면, 언젠가 ‘이 제도가 한국에도 정착된다면 결국 수의사 모두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무한경쟁으로 인해 병원이 모두 대형화되고 좋은 장비를 구비해야만 하며, 이로 인한 금전적 부담이 병원을 공동으로 개원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 Specialist 병원에서 기념 촬영
수의 임상에서 지역 환경과 문화의 의미 : 벼룩, 넌 누구니..? – Uni pet clinic, San Jose 에서의 실습
● 산호세에서의 실습은, 미국과 한국의 감별진단목록 우선 순위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흔하게 이루어지는 심장사상충 예방이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반대로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드문 벼룩을 구제, 예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실습 중에 피부질환과 만성적인 가려움증으로 내원하게 된 케이스를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이 때 가장 먼저 항상 벼룩을 가려움의 일차적인 원인으로 고려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피부의 가려움증으로 내원할 경우, 벼룩이 드물기에 감별진단 목록을 세울 때 Skin scraping을 먼저 실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 이전에 먼저 Comb 등을 이용하여 벼룩을 확인하는 작업을 외부기생충 확인에 앞서 실시하는 것을 보았다.
유사한 맥락에서, 빈혈을 주증으로 내원한 다른 케이스에서 한국에서는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Haemoplasmosis와도 실제로 마주할 수 있었다. 원인체인 Mycoplasma의 주요 전파경로가 흡혈성 절지동물에 의한 것이므로, 실내에서 주로 동물을 기르는 한국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미국은 야외에서 기르는 대형견의 비율이 더 높다는 사실이 이러한 차이를 낳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실내생활을 하는 동물이라도 미국의 실내에서도 신발을 신는 카페트 문화와 함께 생각해 봤을 때도 완전한 벼룩구제를 하기 힘든 환경이므로 벼룩 매개성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도 인지할 수 있었다.
산호세에서의 실습은 같은 책을 통해 공부하더라도 실제 임상에서는 그 지역과 문화를 통한 이해가 결부되어야 좀 더 정확한 진단적 접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시작을 하기 전인 학생 단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라고 해서 버릴 내용이 아닌 모두를 우선 공부해둔 후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보람찬 실습이었다.
강한림 선배님 병원에서의 실습 종료 후 기념 촬영
미국의 중심부에서 동양의학, 그리고 빠른 임상적 발전에 대한 인상 – Berkley pet hospital에서의 실습
● 산호세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음 병원 실습을 위해서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착한 LA에서의 일정은 박효진 선배님의 병원이 있는 West Hollywood에서 시작되었다.
낯설기만 했던 LA 분위기에 적응 중이던 우리에게, 마치 고향집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선배님이 많이 챙겨 주셨다. 덕분에 실습하는 동안 모두가 지치지 않고 더욱 많은 것들을 배워갈 수 있었다.
● 경험한 것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임상 케이스들에 대한 침술 적용이었는데, 서양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동양의학이 수행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실로 놀라웠다.
한국에 있을 때, 뉴스 기사로만 수의한방의학이 있고 몇몇 병원에서 진료를 실시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 여기에 대해서는 그동안 전혀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근골격계 수술 후 통증경감을 위한 수단이나 전이된 악성종양에 대한 호스피스 개념으로 접근하여 진료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 ‘침술 또한 상당히 매력적인 임상적 도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효진 선배의 침술 치료 모습
● 해당 분야에 좀 더 흥미를 갖고 찾아본 결과, 수의학 분야에서의 침술의 효능에 대한 의견은 아직 분분하였고 각 논문마다의 보고도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침술을 아직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고 많은 수의학 전공자들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적용되는 모습을 지켜본 바, 선배님이 해당 분야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를 하고 한계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보호자에게 이러한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잘 설명해 주셨고, 최종 판단은 보호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셨다.
이와 같이 치료에 필수적인 것이 아닌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으로서 침술을 제공하는 것은 과학적인 효과의 입증을 떠나서 환자의 상태 개선에 상당히 의미를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가령 말기 종양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의 삶의 질을 좀 더 개선해 줄 수 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파행증에 대해서도 아직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원리를 통해서 환자의 어느 정도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의 침술은 충분히 수의사도 공부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 또한 침술 이외에도 진료를 참관하면서 느낀 점은 가려움증을 보이는 피부질환 환자가 한국 못지않게 주류를 이루었으며, 한국에서 아직 시판되지 않았던 Cytopoint를 정말 루틴하게 처방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피부학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현재 한국에서 가장 두루 사용되는 가려움증 치료제인 Oclacitinib(Apoquel®)을 소개해 주시면서, IL-31에 대한 항체인 Lokivetmab (Cytopoint®)이 미국에서 상용화 되었고 곧 국내에도 출시될 것이라 언급하셨었는데 정말 말 그대로 실행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으며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들을 먼저 경험해볼 수 있는 미국의 임상 현실이 부럽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과 국내에서의 시판 기간 차이를 고려해볼 때, 한국 내의 수의학이 발전하여 선진 수의학과의 간격을 더 줄일 수 있도록 우리 세대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결심도 할 수 있었다.
박효진 선배님 병원에서의 실습 종료 후 기념 촬영
미래의 수의사로서 동물 복지와 생명존중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던 소중한 경험 – Park community animal hospital에서의 실습
● Park community animal hospital에서의 실습을 위해 우리는 west hollywood에서 약간 동쪽으로 이동하여 박영훈 선배님이 계신 Pico Rivera에 도착했다. 박영훈 선배님 병원에는 한국에서 오신 두 분의 수의사 선생님이 선배님과 함께 병원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선배님과 함께 한국 출신의 젊은 수의사 두 분이 설명하고 지도해 주셔서, 우리가 더 자연스럽게 병원에 녹아 들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새끼 고양이 접종부터 중성화 수술까지 여러 진료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케이스는 턱에 총알이 박혀 있던 고양이로, 귀에서 foxtail도 관찰되어 함께 치료를 받았었다.
San Jose에서 환경적 요소 때문에 감별진단 목록이 달라지는 임상적 차이를 만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던 것과 유사하게, 이번 실습에서도 한국에서 보기 드문 임상 증례였기에 아주 흥미로웠다.
수술을 받은 길고양이(왼쪽)와 제거된 총알(오른쪽)
●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 총격에 의한 고양이의 외상은 매우 드물다. Foxtail의 경우도 국내에서 이를 주증으로 간혹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에서 보다 훨씬 빈도수가 적은만큼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해당 케이스에서 총알은 다행히 주요 장기를 빗겨 나가 몸통에 박혀 있었다. 고양이에게 총을 쏜 가해자는 잡히지 않았고, 평소에 이 길고양이를 종종 챙겨주던 이웃이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왔었다.
비록 주인 없는 길고양이 였지만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서 존중할 줄 아는 선진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2차 감염 등의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점점 동물에 대해서 생명존중을 실시하는 발전된 의식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상황에서 선뜻 나설 수 있는 자세가 궁극적으로 닮아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러한 동물의 치료를 직업으로 삼는 수의사도 이에 소명의식을 갖고 동물을 살리기 위한, 지속적인 수의학 공부와 더불어 의료행위와 금전과의 관계에서 유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세도 어느정도는 필요하겠구나 하고 느꼈다.
● 총알을 제거하는 수술 이후에 foxtail을 제거하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길고양이였기 때문에 제때에 치료받지 못해, foxtail로 인한 외상이 꽤 심한 상태였지만 다행히도 수의사 선생님이 예후는 좋을 것으로 평가하셨다.
Foxtail은 풀의 씨앗으로 귀, 눈, 발가락 등에 박힐 경우에 잘 빠지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풀은 염증, 가려움 등을 유발하고 방치할 경우 손상이 심해져 실명, 귀먹음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가능한 빠른 제거를 요구하는데 해당 케이스는 길고양이다 보니 정기적인 확인이 안되었기에 이미 시간이 꽤 지난 상태에서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미국 시민의 생명에 대한 고등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이도 빨리 발견될 수 있었다. 이 점에서 다시 한번 높은 수준의 의식을 갖고 실천하는 태도, 그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의식수준의 함양과 더불어 제도적 마련도 또한 뒤따라야 할 필요성도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몇 년 전, 대전에서 쥐약 묻힌 닭고기로 길고양이를 살해한 사건을 뉴스에서 인상 깊게 접했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가해자는 해당 사건으로 오직 70만원의 벌금형만을 선고받았다. 심지어는 벌금형을 받은 가해자는 이후에도 ‘길고양이 학살’을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았으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가해자는 길고양이를 죽이기 위해 쥐약이 묻은 치킨을 놔두었다고 자신의 의도까지 당당하게 진술했다.
이전 사건에 대한 벌금형도 가벼이 받았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 없이 의도 또한 명확하게 재범행을 저지르려는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벌금형조차 선고되지 않았고, 가해자는 불기소 되었다. 판결 내용은 쥐약을 묻은 치킨을 놔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현재까지 쥐약이 묻은 치킨을 먹고 죽은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고 동물보호법상 미수범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가해자가, 그리고 이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한 우리 사회가 현재 생명의 무게를 너무 가벼이 여기고 있진 않은가 하고 느꼈다.
더불어 제도적 마련이 아직 미비한 점에서 기인하여, 발전하는 생명존중의식에서 소수의 생명경시풍조가 전체를 마치 대변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따라서, 더 나아가 발전해야 할 동물 복지의 방향을 미국에서의 예시로 모색해 보았다. 2012년 미시건 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한 남성이 주거지에 들어온 고양이를 bb탄으로 맞춰 죽인 혐의로, 징역 4년의 중형이 선고되었던 선례 판결이 있었다.
위 판결처럼, 이전의 한국에서 가벼운 벌금형이 아닌 좀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졌다면, 가해자가 좀 더 반성하는 태도를 갖고 이러한 범죄의 재발이 훨씬 감소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동물에 대한 복지가 개선되고, 점점 의식수준이 높아지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제도적인 마련이 함께 뒷받침되어 준다면 생명존중과 동물복지에서의 선진적인 반열에 빨리 반등할 수 있는 촉매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박영훈 선배님 병원에서의 실습 종료 후 기념 촬영
수의사로서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 그리고 즐길 줄 아는 가치의 숙지 – Samaritan animal hospital에서의 실습
● 오랜 임상경력과 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신 최기준 선배님의 병원으로 미국에서의 마지막 실습을 멋지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선배님께서는 우리를 생각지도 못하게 엄청난 에너지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서의 수의사의 역할과 위치, 미국 수의사가 되는 것과 같은 많은 정보를 알려주셨고, 조언 또한 아끼지 않으셔서 현실적으로 특히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선배님 덕분에 멀게만 느껴졌던 미국 수의사의 길이 가깝게 느껴지면서, 미국의 반려동물임상 필드에 얼른 진입하고 싶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었다.
최기준 선배님께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일차 병원과는 다르게 아주 다양한 동물진료를 보셨고, 또한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수술들을 모두 직접하시고 계셨다. 이는 미국에서도 드문 경우라고 같이 일하시는 테크니션 선생님들이 설명해 주셨고, 선배님의 열정과 동물에 대한 애정을 존경한다고 했다.
우리 또한 선배님의 안주하지 않고 능동적,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기를 개발해가는 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기에 앞으로 우리가 임상을 하면서 아니 더 큰 의미에서 수의사로서 반드시 이러한 자세를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최 선배님은 꾸준히 세미나 참석을 통해 이론적인 설명, 카데바나 모형을 이용한 실습, 전문가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원하는 것들을 배우신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자기가 배우고 싶은 거의 모든 것들을 자신의 노력만 있으면 배울 수 있었고, 실전에 적용할 연습도 충분히 할 이러한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수의대 학생들이 안타깝게도 졸업할 때까지 중성화 수술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조차 한번도 잡지 못하는 현실인데, 이와 대조적이었던 미국의 환경이 무척이나 부러웠었다.
동물 복지의 측면도 반드시 고려해야할 중요한 사항이지만, 수의학적 발전을 위해 우리 나라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임상실습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이 얼른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도 가지게 되었다.
● 병원에서의 실습도 인상 깊었지만, 특히 우리는 선배님이 후원하시는 동물복지 단체의 자선사업 파티에 참가할 수 있었던 기회가 기억에 가장 남았다.
자선사업 행사에서, 단체 회원들이 우리를 가족처럼 반갑게 맞이해주었기에 생전 처음 가보는 외국 파티임에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오전에 집중해서 수술에 임하시던 진지했던 선배님의 모습과는 달리, 파티장에서의 모습은 거의 아이돌 스타를 방불케 했다. 유쾌한 농담과 놀라운 게임 실력으로 파티를 이끄는 분위기 메이커를 기꺼이 자청하셨다.
이렇게 180도 다른 모습으로, 수의사로서 책무는 잠시 내려놓고 즐기시는 모습이 정말 멋진 인생을 살아가시는구나 하는 느낌을 우리는 받을 수 있었다.
최기준 선배님과 함께한 동물복지 자선사업 행사
● 국내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수의사들이 많고, 현재 수의대생인 우리조차 시험기간에 스트레스로 인해 곤혹을 자주 겪는다.
이와는 대조적이었던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맡은 바에는 직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되, 그 외적인 시간에는 일 적인 스트레스를 모두 풀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즐길 줄 아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물론 현실이 녹록치 않고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말이 쉽지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즐길 줄 아는 자세를 큰 개념으로 보지 않고,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에서의 작은 여러 즐거움에 대입한다면 분명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10대 사이에 유행하는 ‘소확행’ 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는 지치고 힘든 과정 중에서, 잠깐씩 얻게 되는 일상의 작고 ‘소소 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수의사로서, 혹은 수의대 학생으로서 무거운 짐을 잠깐씩은 내려놓고 이러한 일상 속의 ‘소확행’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4. 결론
● 미국에서 실습을 마무리한 후 귀국하여 후기를 작성하면서, 당시에 생각했던 것보다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구나 하고 느꼈다. 또한, 먹는 것 자는 것 하나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다 챙겨 주신 선배님들께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씀도 꼭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우리에게 이번실습이 앞으로 미국에 나가서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을 좀 더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 수의사로서 직업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 수의학에 대한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싶은 수의대생 누구라도 꼭 한번쯤은 좋은 경험을 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실습이었다.
서울대, 도쿄대, 중국농업대, 국립대만대가 15일 서울대에서 제1회 ToBeST 심포지움을 열고 수의학교육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마가렛 바(Margaret Barr, 사진) 미국웨스턴대학 수의대 부학장이 수의학교육 개선을 위한 대학간 협력모델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마가렛 바 미국 웨스턴대학 수의대 부학장
마가렛 부학장이 소개한 ‘서부지역 수의과대학 교육 아카데미(Teaching Academy)는 UC DAVIS, 워싱턴주립대, 오레건주립대, 웨스턴대학, 콜로라도주립대 등 미국 서부지역 5개 대학 수의과대학이 모여 결성한 컨소시엄이다.
마가렛 부학장은 “북미수의과대학협회는 2011년 ‘21세기 수의학교육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높은 수준의 수의학교육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대학끼리 협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5개 대학 학장단이 컨소시엄 결성에 합의해 2013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아카데미는 5개 대학 수의대 교수진에게 교육법 훈련을 제공하고, 교육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격년제로 진행하는 컨퍼런스를 통해 각 대학의 교육현황을 공유하고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미국 수의과대학 교육도 한국과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다. 학생 교육보다는 연구에 집중하는 편이 종신교수직을 얻을 가능성이 높고, 교수들이 교육행위 자체에 대한 훈련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가렛 부학장은 “수의대 교수진은 각 전공분야의 전문가이지만 교육 자체에 대한 훈련은 받지 않았다”며 “교수진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의대 교육에 대한 외부평가프로그램(External Peer Review of Teaching)도 추진하고 있다. 교수진의 교육관련 활동, 교육 포트폴리오, 대학의 지원활동 등의 자료를 표준화된 양식으로 정리해 평가받게 함으로써 교육개선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국내외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수의학교육인증과도 유사한 방식이다.
마가렛 부학장은 협력 대학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을 성공의 열쇠로 지목했다. 각 대학 학장단에게 연간 1만달러 이상을 활동비로 지원하고, 신임 교수진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마가렛 부학장은 “표준화된 기준으로 다른 대학과 함께 외부평가를 받는 것이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대학의 개선을 유도하기에 (내부평가보다) 더 좋은 측면이 있다”며 “5개 대학이 미국 동부의 다른 수의과대학보다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도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학장, 첸렌젱 국립대만대 수의대 학장 마사토시 호리 도쿄대 수의대 학장, 진한 중국농업대 수의대 부학장
첸렌젱 국립대만대 수의과대학 학장은 “ToBeST 심포지움이 각국 수의과대학의 교육과 연구가 더 나은 수준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사토시 호리 일본 도쿄대 수의대 학장도 “아시아 각국이 각종 가축전염병과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수의과대학의 역할이 크다”며 “서울대의 AVMA 인증경험과 미국 웨스턴대학의 교육개선 노하우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학장은 “올해 출범한 ToBeST 심포지움을 중심으로 4개국 수의과대학이 협력해 수의학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에서 사망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국내 반려견에도 감염되고 있다.
아직 반려견에서 SFTS로 사망한 환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동물 SFTS 환자로부터 수의사가 전염돼 사망하는 사례까지 보고된만큼 일선 동물병원의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동물 SFTS를 연구하고 있는 채준석 서울대 교수팀은 1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SFTS 발생 및 감염 양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 남소정 수의사(왼쪽)가 국내 보고된 첫 환자로 추정되는 케이스(오른쪽)를 소개했다.
작년 가을 웨스턴동물의료센터에서 첫 환자 포착..올해까지 전국서 4건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반려견 SFTS 환자 발생현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첫 케이스로 추정되는 반려견 환자는 4년령 비숑프리제 품종견으로 지난해 가을 웨스턴동물의료센터에서 포착됐다.
해당 케이스를 소개한 웨스턴동물의료센터 남소정 수의사는 “환자는 지난해 추석 당일 산책 과정에서 다수의 진드기에 물렸고, 17일 이후 발열과 식욕부진을 주증으로 지역 병원에 내원했다”며 “본원에 리퍼된 시점에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심해 SFTS를 의심했다”고 전했다.
이 환자는 검역본부 의뢰검사에서 SFTS 항원 양성으로 확진됐다. 동물에서 SFTS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액, 항생제 등 보조요법을 실시했고 약 2주간의 입원치료 끝에 회복됐다.
신경증상, 다발성장기부전 등 사람 사망환자에서 관찰되는 심각한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동거견이나 보호자, 수의사, 동물병원 직원 등에서도 SFTS 전염을 의심할 만한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남소정 수의사는 “일본에서는 SFTS에 감염된 고양이의 폐사율이 60%가 넘는다는 보고도 있어 (반려동물에서의 SFTS 감염이) 위험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반려동물은 보호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만큼 공중보건학 측면의 연구 지원이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강준구 연구교수는 이날 일선 동물병원에서 채준석 교수팀에 의뢰된 SFTS 양성케이스를 추가로 소개했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 케이스를 포함해 SFTS 항원 양성으로 확진된 반려견 환자는 총 4건이다.
고양, 충주, 통영 등 분포도 전국적이다. 사람에서 SFTS 환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강준구 교수는 “진드기가 환자 몸에 붙어서 흡혈하고, 병원체 자체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의심증상이 확인된 시점을 기준으로 1~2주일 이전의 진드기 노출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 : 채준석 교수)
진드기 노출, 혈소판감소증 보이면 의심..원내 전염 가능성 주의해야
일본서 동물병원 진료진·보호자 16명에 2차감염 보고..이중 2명 사망
이날 공개된 케이스에 따르면, 반려견 SFTS 환자의 공통된 특징으로 진드기 노출 병력과 식욕부진, 발열, 혈소판감소증을 꼽을 수 있다.
사람에서는 감염 초기 CRP 수치가 정상 범위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국내에서 파악된 반려견 환자에서는 CRP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확인되거나 다수 노출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해당 환자가 외부기생충예방약을 투약받았다 하더라도 SFTS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SFTS 환자로 의심될 경우에는 채준석 교수팀(의뢰방법 보러가기)이나 검역본부로 SFTS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SFTS 바이러스가 인수공통으로 전염되는 만큼 원내전염 위험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사람에서는 이미 심폐소생술이나 사망환자 장례과정에서 체액에 노출된 의료진이나 장례지도사로의 2차감염이 보고된 바 있다.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전염도 가능하다. 채준석 교수는 “2019년 8월까지 일본에서 수의사 4명, 수의테크니션 2명, 보호자 10명으로의 2차감염이 보고됐다”며 “이중 수의사 1명과 보호자 1명은 사망했다”고 경고했다.
국내 반려견 SFTS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추적검사도 진행 중이다. 채 교수는 “진료진과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질병관리본부에 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1케이스의 관련인 검사는 음성으로 판명됐고, 나머지 3케이스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검역본부 최준구 연구관은 “SFTS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동물과 접촉했다면 1~2주간 몸 상태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며 “이상증상이 있으면 곧장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며, 이를 환자 보호자에게도 안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 최우영 연구관도 “접촉은 물론 에어로졸로 인한 전염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수의사 분들도 감염의심 동물을 진료할 때는 장갑, 마스크, 고글, 가운 등 개인 보호구를 철저히 착용해달라”고 전했다.
채준석 서울대 교수
동물에선 SFTS 관리 대책 없다
사람에서 SFTS 감염증은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반면 동물의 SFTS 감염은 반려동물이나 야생동물에서 모두 법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최준구 연구관은 “사육동물에 대해 국가 차원의 예찰 시스템이 없어 다른 목적으로 의뢰된 시료를 검사해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법정전염병이 아니다 보니 대책을 추진하기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채준석 교수는 “아직 동물에서는 별다른 SFTS 관리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제도적 대응 방향을 모색해야 할 단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