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아시아동물간호컨퍼런스 개최, 한국동물보건사협회도 참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려..동물보건사 전문성 강화 및 글로벌 협업 첫걸음
아시아동물간호컨퍼런스(아시아수의간호컨퍼런스, Asian Veterinary Nursing Conference)가 처음으로 열렸다.
각국에서 모인 동물보건사(수의테크니션, 동물간호사)들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동물보건사*들이 단순한 보조 역할을 넘어 영향력과 책임을 가진 전문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협업을 강화하고 교육 표준을 높이자고 다짐했다.
(*Veterinary Nurse는 각 국가에서 수의테크니션, 동물간호사, 수의간호사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됩니다. 여기서는 국내 법적 용어인 동물보건사를 주로 썼습니다. 이에 맞춰 Veterinary Nursing도 동물간호로 번역했습니다).

2026년 제1회 아시아동물간호컨퍼런스(AVNC)가 3월 30~31일(월~화) 이틀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MRANTI PARK에서 개최됐다. 동물보건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동물의 건강과 복지 증진에 있어 동물보건사의 역할을 돌아보는 자리였다.
29일(일) 프리컨퍼런스에는 RECOVER RESCUER(CPR), 수술 멸균, 밴디지, 수혈, 호흡 마취 시 벤틸레이터 활용 등을 주제로 워크숍도 진행됐다.
컨퍼런스는 말레이시아동물보건사협회(MAVNA, Malaysian Association of Veterinary Nurses&Assistants, 회장 Chong Su Via)가 주최했으며, 말레이시아소동물수의사회(MSAVA, Malaysian Small Animal Veterinary Association, 회장 Goh Lai Har)가 후원했다.
컨퍼런스 위원장도 Chong Su Via MAVNA 회장이 맡았다. MAVNA는 약 2년에 걸쳐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Goh Lai Har MSAVA 회장도 현장에 직접 참석해 축하를 건넸다.
컨퍼런스의 주제는 ‘동물간호 역량강화 – 협력, 열정, 역량을 통한 동물케어 향상(Empowering Veterinary Nurses: Elevating Animal Care through Collaboration, Compassion and Competence)’이었다.
(사)한국동물보건사협회(KVNA, 회장 김수연)도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해 한국의 동물간호학 수준과 동물보건사 제도를 알리고, 국제 교류의 폭을 확장했다.

일본, 홍콩, 호주,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영국, 태국 등 다양한 국가 전문가가 연자로 나선 가운데, 한국에서는 이수정 연성대학교 반려동물보건과 교수(한국동물보건사협회 교육자문)가 연자로 초청됐다.
이수정 교수는 ‘세포치료 시대에 동물보건사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했다. 동물보건사협회에 따르면, 이 교수는 재생의학, 세포치료 등 첨단 동물의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환경 속에서 동물보건사의 역할도 변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따라 교육 체계도 임상 현장의 요구에 발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동물보건사의 공통된 역할 ▲전문성 향상을 위한 동물보건사 협회의 역할 ▲동물간호학 용어 및 정체성 ▲동물간호사 교육 및 진로 등에 대한 패널 토론이 이어졌는데, 김수연 한국동물보건사협회 회장도 패널토론자로 나섰다.

“비슷한 직무, 하지만 다른 체계” 국가별 차이 확인
김수연 회장은 한국의 동물보건사 제도 도입 배경과 현재 상황을 공유했다. 다른 나라의 현황도 각 국가 전문가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동물보건사들은 유사한 인력으로 평가되지만, 각국의 체계와 구조는 꽤 달랐다. 이번 컨퍼런스는 이러한 국가별 차이점이 공개적으로 처음 공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동물보건사협회는 “동물보건사와 유사한 직군은 각국에서 다양한 명칭과 자격 체계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이는 교육 과정, 병원 내 역할, 법적 권한과 책임, 수의사와의 협업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국가에서는 동물보건사가 임상에 깊게 참여하고 있고, 어떤 국가는 보조 역할만 하는 등 국가 간 차이가 명확히 드러났다”며 “역할 정의, 직무 범위 명확화 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특히, 전문 인력의 역할이 명확할수록 진료 효율성, 의료서비스 질, 보호자 신뢰가 함께 향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스터 발표도 진행됐다.
각국의 동물보건사들과 동물간호 관련 학과 학생들이 포스터 발표에 참여했다.
동물보건사협회는 “포스터 발표는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고, 차세대 인력을 양성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직접 발표에 참여함으로써 동물간호 교육과 임상 실무를 연결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이번 컨퍼런스가 국내 동물의료 환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는 게 한국동물보건사협회의 판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동물보건사 제도가 도입되어 정착해 가는 단계다. 동시에, 명확한 업무 범위, 교육·임상 간 연계성, 전문 인력 활용 구조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 여러 나라의 동물보건사 제도 및 현황을 파악한 것은 추후 국내 동물보건사 제도 변화 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Chong Su Via 제1회 AVNC 위원장은 “이번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지만,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준비했다”며 “멀리서 와주신 여러분들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함께 장식해 주셨다. 여러분들의 참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도 아시아 동물보건사들의 첫 번째 공식 모임을 축하했다.
동물보건사(Registered Veterinary Nurse) 출신의 데비 그레이(Debbie Gray) WSAVA 교육개발 책임자(Chief Learning and Development Officer)는 “이번 행사는 학술행사를 넘어 진정으로 중요한 일의 시발점”이라며 “국가 간의 협력을 통해 동물보건사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그 지식과 실력이 국경을 넘어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미 동물보건사 제도와 체계가 잘 잡힌 나라들로부터 배우고, 그들의 시행착오를 참고하면, 동물보건사 발전에 대한 더 나은 방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수연 한국동물보건사 회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아시아 지역 동물간호 인력이 서로의 제도와 현실을 이해하고 공통 과제를 확인한 첫 단계”라며 “앞으로 교육, 제도, 임상 현장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동물보건사의 역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의료 서비스의 질은 전문 인력의 협력 구조 위에서 완성된다”며 “협회는 국제 교류를 바탕으로 국내 동물보건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함께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 – 한국동물보건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