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동물 불법밀수 적발..검역 없이 아동체험 노출

슬로로리스 원숭이, 샴악어 등 멸종위기종 포함..‘이동동물원’으로 아동 노출

등록 : 2016.11.10 14:00:49   수정 : 2016.11.10 14:00:49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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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압수한 멸종위기종 슬로로리스 원숭이 (사진 : 동물자유연대)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을 불법으로 밀수해 ‘이동동물원’ 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야생동물을 검역절차 없이 아동에게 노출시켜 인수공통전염병이나 풍토병이 전염될 수 있는 위험한 범죄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K씨 등 15명을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K씨 등은 지난 2014년 8월 태국 방콕의 재래시장 ‘짜두짝 시장’에서 야생동물을 구입해 국내에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K씨 일당이 밀수한 야생동물에는 슬로로리스 원숭이 6마리, 게잡이원숭이 2마리, 샴악어 15마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CITES(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 부속서 I에 포함된 멸종위기종이다.

일당은 해당 동물들을 양말이나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 여행가방에 담아오는 수법으로 검역절차를 피해간 후, 환경부 공문서인 ‘양도양수신고서’를 위조해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희귀동물체험 광고를 내고 주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해당 동물을 임대하거나 동물카페를 운영하는 다른 업자에게 판매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검역이나 제대로된 건강관리를 거치지 않은 야생동물에 직접 노출된 것을 두고 인수공통전염병 전염 위험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K씨 일당의 멸종위기종 불법유통이 덜미를 잡힌 것은 지난 2월.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당시 대구의 한 동물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온 슬로로리스 원숭이가 밀수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K씨 일당이 보관 중이던 멸종위기동물 19마리와 냉동보관 중이던 사체 3마리를 압수했다.

심인섭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 팀장은 “검역을 거치지 않은 야생동물을 어린이들에게 접촉시킨 것은 인수공통전염병 등에 노출시킨 바와 다름 없는 위험한 행위”라며 “밀수단속이 부실한 것도 문제지만 이동동물원 형태의 체험학습을 규제할 법이 없는 한계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환경당국, 동물보호단체와 협업을 바탕으로 야생동물 밀수입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