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 발생 전부터..긴급백신·선별 살처분 토대 만들 진단 키트 연구했다

검역본부, 연구개발 우수 성과 20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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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가 10일 대전 오노마호텔에서 2024 우수 연구성과 발표회를 열고 연구개발 우수성과 20종을 선보였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발생한 소 럼피스킨병의 피해 저감에 결정적 역할을 한 진단 키트 개발 연구, 현장에서 구제역 정밀검사가 가능한 이동식 구제역 정밀 분자진단 시스템 등이 우수성과에 이름을 올렸다.

럼피스킨 유입 전부터 진단키트 개발 연구

선별적 살처분 기반 마련..148억원 재정 절감 효과

소 럼피스킨병 유전자 진단 키트 개발 성과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럼피스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긴급백신과 선별적 살처분 정책을 도입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국내에서 럼피스킨병이 발병하기 이전인 2022년부터 진단 키트 개발을 준비해왔고, 실제 발생 상황에서 개발·평가를 빠르게 진행해 현장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진단 기술을 조기에 확보했던 성공 사례와도 유사했다.

메디안디노스틱과 공동연구를 진행한 최은진 연구관은 “백신주와 야외주가 재조합된 변이주인 유전형 2.5의 경우 백신주-야외주를 감별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 키트가 부재한 상황이었다”면서 연구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미 중국 등 주변국에서 유전형 2.5 럼피스킨이 확산되고 있었는데, 감별 진단 키트가 없으면 백신주-야외주 구분을 위해 며칠 이상 소요되는 전장 유전체 분석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구사업을 진행하던 도중 2023년 10월에 국내에서도 럼피스킨병이 발생했고, 우려와 같이 유전형 2.5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럼피스킨과 함께 양두, 산양두 바이러스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A키트와 야외주-백신유래야외주-백신주를 동시 감별할 수 있는 C키트를 개발했다.

럼피스킨 진단 키트 개발로 가능해진 선별 살처분의 재정 절감효과를 소개하는 최은진 연구관

최 연구관은 “유전자 진단 키트의 개발, 평가를 동시에 진행했던 긴박한 시간이었다”면서 “개발된 유전자 진단 키트는 선별적 살처분 정책에 활용됐다”고 전했다.

럼피스킨 긴급백신은 지난해 11월 초순에 일제히 진행됐다. 11월 13일부터는 백신접종농가에 대해 선별적 살처분으로 전환했다.

감별 진단 키트를 활용해 백신주 단독으로 검출된 농가에서 1,958마리를, 백신주와 야외주가 혼합 검출된 농장에서 323마리를 살처분하지 않고 살렸다.

감별하지 못하고 살처분했다면 소요됐을 매몰처리 비용과 살처분 보상금만 148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긴급하게 활용됐던 키트는 현재 임상시험 중으로 올해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후 국가표준진단키트로 활용될 예정이다.

럼피스킨 진단 키트

▶ 이동식 구제역 현장 정밀 분자진단 시스템 개발

이동식 구제역 현장 정밀 분자진단 시스템은 구제역 확진과 혈청형 판별에 걸리는 시간을 2시간 안쪽으로 단축했다.

현장에서 확보한 임상시료를 실험실까지 옮기지 않고, 차량에 실어온 이동식 진단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차상호 연구관은 “타액, 수포, 조직 등의 검체를 바로 검사하는 방식으로 실험실 진단 대비 검사시간과 비용을 감소시켰다”면서 “SVD와 같은 수포성 질병을 감별하고 구제역의 혈청형까지 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와중에도 검사 결과가 안정적으로 도출됐다. 검사 결과는 현장 수행자뿐만 아니라 가축방역기관에서도 원격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동식 구제역 현장 정밀 분자진단 시스템

 

▶ 돼지 피내접종 구제역 백신 개발

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는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O형 보은주, A형 연천주를 활용한 다가 피내접종용 백신 시제품을 개발했다.

항체가와 중화항체역가 등에서 기존 상용백신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효능을 나타냈다.

피내접종용 구제역 백신의 현장 적용 시험 결과 야외 농장 돼지에서의 접종부위 이상반응이 기존 27%에서 2%로 크게 줄었다.

구제역백신 근육접종으로 인한 이상육 문제가 농가에 경제적 피해를 일으키고 백신접종을 기피하게 만드는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만큼, 향후 피내접종용 국산 백신이 출시되면 농가 피해 감소와 백신기피현상 완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국산 백신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FVC는 지난해 피내백신보다 근육백신을 먼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근육백신 상용화 시점도 2026년 이후로 예상했다. 피내접종용 구제역 백신의 현장 공급 시점을 전망하기는 아직 어려운 셈이다.

 

▶ 광견병 미끼백신 국산 상용화

너구리용 광견병 미끼백신은 2023년 기준 연간 90만두분을 수입해 사용했다. 수입비용에만 25억원이 소요됐다.

검역본부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광견병 미끼백신 기술을 중앙백신연구소로 이전했다. 지난해 11월 품목허가를 취득한 국산 광견병 미끼백신은 올해 2월 국가출하승인을 받았다.

광견병 바이러스의 병원성 유전자를 삭제하는 한편 먹이 부분과 백신을 일체형으로 제작해 야생너구리의 섭취율을 높였다. 야외 광견병 바이러스와의 감별도 가능하다.

중앙백신연구소를 통해 상용화된 국산 광견병 미끼백신

 

▶ 역유전학 SAVE 기술 적용한 북미형 PRRS 생백신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은 국내 돼지농가에서 생산성 피해를 유발하는 주요 질병으로 꼽힌다.

검역본부 연구진은 ㈜바이오포아와 함께 역유전학 SAVE(Synthetic Attenuated Virus Engineering) 기술을 적용한 북미형 PRRS 생백신을 개발해 글로벌 동물약품회사와 기술이전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H9형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전자 진단 소요시간 단축, 소 결핵 피내검사 전용 주사기 개발, 돼지인플루엔자 5종 유전자 진단법 품목허가, 동물학대 규명 위한 약독물 검사법 확립 등이 주요 우수 연구성과로 꼽혔다.

김철 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장은 “이번 2024 우수 연구성과 발표회는 검역본부의 우수한 연구성과와 역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면서 “이번 발표회를 통해 연구개발(R&D)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럼피스킨 발생 전부터..긴급백신·선별 살처분 토대 만들 진단 키트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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