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감염 위험, 오염차량 방문 시 11배·양성 멧돼지 서식지역서 2.5배

2019 국내 ASF 농장발생 역학분석, 미국 질병통제센터 국제학술지 EID에 발표

등록 : 2021.06.15 05:30:40   수정 : 2021.06.15 10:41:06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2019년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농장 발생의 역학 분석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됐다. 강화·김포지역에서는 축산차량이, 파주·연천 지역에서는 야생 멧돼지가 주된 전염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축산차량을 매개로 한 ASF 농장발생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농장유입이 이뤄진 시기에 농장에 하룻동안 출입하는 축산차량의 숫자, 축산차량이 하룻동안 방문하는 농장의 숫자를 평균 1.3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홍콩시립대, 영국왕립수의과대학 공동연구진은 2019년 한국의 ASF 전파양상을 분석한 연구논문(Research article)을 6월 미국 질병통제센터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7월호에 발표했다(공동1저자 검역본부 유대성·홍콩시립대 김연중).

바이러스 오염 가능성 있는 차량의 ASF 발생농장간 이동 96회 포착

ASF 발생·확산의 주요 위험요인으로는 축산차량이나 야생 멧돼지로 인한  전파가 꼽힌다. 하지만 이들 요인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수치화된 역학분석은 흔하지 않다.

연구진은 2019년 발생한 양돈농장 ASF 발생 14건과 축산차량·멧돼지와의 연관성을 수리 모델을 통해 역학적으로 분석했다.

첫 농장발생 20일전인 2019년 8월 28일부터 마지막 감염신고 후 일주일 뒤인 10월 16일까지 발생농장과 직결된 축산차량 GPS 데이터를 반영했다.

그 결과, 발생농장을 방문한 차량이 3일 이내에 다른 농장으로 이동한 경우는 156개 차량에서 2,824회로 조사됐다.

이중 발생농장으로부터 ASF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차량이 다른 발생농장을 방문한 경우는 96회로 나타났다. ASF 발생농장이 의심신고를 접수하기 20일전 이후로 해당 농장을 방문했고, 이후 3일 이내에 방문한 다른 농장에서도 ASF가 발생한 사례다.

멧돼지의 ASF 감염양상도 분석했다. 2019년 9월 21일부터 11월 20일까지 1,292마리 멧돼지를 예찰해 이중 26마리가 ASF 양성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ASF 양성 멧돼지 발견양상을 시공간적으로 분석해 철원의 1군집과 파주·연천의 2군집으로 분류했다. 이들 군집 내의 멧돼지들은 당시 군집 밖 멧돼지에 비해 ASF에 감염될 가능성이 각각 21.8배, 37.2배 높았다.

1군집 내에는 양돈농장이 없었지만, 2군집 내에는 6개 발생농장을 포함한 118개 농장이 위치했다. 발생농장과 가장 가까운 양성 멧돼지 발견지점과의 거리는 1.3~37km로 조사됐다.

원은 발생농장, 숫자는 보고순서를 의미.
화살표는 오염가능차량의 이동(차량의 오염력은 방문 후 3일간 유지되는 것으로 추정).
화살표가 굵고 진할수록 발생농장에서 출발한 차량의 오염가능성이 높음.
Dae Sung Yoo, Younjung Kim et al. Transmission Dynamics of African Swine Fever Virus, South Korea, 2019. Emerg Infect Dis. 2021 Jul.

강화·김포는 축산차량, 파주·연천은 멧돼지가 주요 원인

ASF 발생농장간 차량이동의 94.3%가 강화·김포에 집중

연구진이 차량·멧돼지가 미치는 영향을 수리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오염가능차량(potentially contaminating vehicles)이 방문한 농장의 일별 ASF 감염가능성은 11.1배 상승했다.

양성 멧돼지 군집 지역 안에 위치한 농장은 바깥에 비해 일별 감염가능성이 2.5배 높았다.

지역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ASF 발생지역 남서부(김포·강화)에서는 차량 이동이, 북동부(파주·연천)에서는 멧돼지가 주된 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수리모델을 통해 확인한 발생농장간 차량이동의 94.3%가 남서부 지역에 집중됐다. 발생농장당 4.3회에 달한다. 강화·김포의 ASF 발생농장 대부분이 밀도 있는 차량이동으로 연결됐다.

반면 북동부에서는 ASF 양성 멧돼지가 농장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됐다. 파주·연천 발생농장은 1차농장(파주)을 제외하면, 모두 ASF 양성 멧돼지가 발견된 군집 지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농장간 차량 연결고리도 없거나 약했다.

한계점도 함께 지목된다. 연구진은 “ASF 바이러스가 남서부 유행지역에 어떻게 도달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축산차량 GPS 데이터와 멧돼지 예찰데이터에 포착되지 않은 전파양상도 있을 수 있으며, 개별 농장의 방역상태도 서로 다를 수 있다. 또한 멧돼지에서 사육돼지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구체적인 경로도 불분명하다.

 

농장감염에서 의심신고까지 걸린 추정시간 4.3일..늦은 편 아닌데도 차량으로 감염확산

ASF 차량 확산 막으려면, 농장 감염시 축산차량 하루 방문농장수 1.3곳 이하로?

연구진은 차량으로 인한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시의적절한 이동제한조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강화도에서 발생한 ASF 5건은 나흘동안 집중됐다. 신고·예찰확인 당시 발생농장에서 ASF 증상을 보인 돼지는 소수에 그쳤다.

연구진이 농장의 실제 감염시점을 시뮬레이션하여 농장감염-의심신고 사이에 걸린 시간을 추정한 결과 중간값은 4.3일에 그쳤다. 그만큼 농장의 대응이 늦은 편이 아니었는데도, 농장 감염이 확산된 셈이다.

연구진은 “농장감염과 보고 사이에 걸린 시간이 짦음에도 불구하고, 농장 간 오염가능차량의 밀도 있는 네트워크가 구축됐다”고 “높은 수준의 농장 차단방역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가 특정 지역에 유입된 시기에 차량이동을 제한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이 2019년 국내 ASF 발생사례를 분석한 결과, 특정 발생농장이 차량을 매개로 1곳 이상의 다른 농장으로 ASF바이러스를 확산시키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는, 농장당 일일 차량방문수와 차량당 일일 농장방문수를 1.3회 이하로 제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멧돼지 사이에서 바이러스 순환이 계속되고 농장으로 넘어올 수 있는 상황에서 차량이동이 농장간 큰 전염고리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며 “높은 수준의 농장 차단방역과 효과적인 차량소독, (발생시) 시의적절한 차량 이동제한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연구결과(Transmission Dynamics of African Swine Fever Virus, South Korea, 2019)는 국제학술지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