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서 콜리스틴·이미페넴 내성균 검출 지속

내성률 낮지만 2019년부터 계속 나와..내년부터 동물위생시험소에서 내성검사 결과 빠르게 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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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환자의 항생제 내성 양상을 담은 2021년 모니터링 보고서가 나왔다. 병원에서 주로 사용하는 세팔로스포린계, 페니실린계,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의 내성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리스틴, 이미페넴(카바페넴 계열) 등 사람에서 최후의 항생제로 사용되는 성분에 대한 내성도 검출됐다. 이들 중요 항생제 내성률은 수치상으로는 낮지만, 2019년부터 매년 검출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반려동물, 가축, 축산물의 항생제 내성 예찰 결과를 담은 ‘2021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간했다.

검역본부는 내년부터 항생제 모니터링에 활용하는 검사를 일선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직접 실시하고, 이를 동물병원 진료에 반영할 수 있도록 환류할 계획이다.

 

대장균 세팔렉신 내성 여전히 높아

콜리스틴·이미페넴 내성도 지속 검출

국가 차원의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전국 동물위생시험소가 지역별 동물병원에서 개·고양이 시료를 받아 세균을 분리하고, 검역본부가 항생제 내성을 검사하는 형태다.

그 결과는 매년 검역본부와 식약처가 함께 펴내는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보고서에 담긴다.

2021년에는 동물병원에 내원한 개·고양이의 정상 분변과 임상시료에서 2,252균주를 분리했다. 질병 문제로 내원한 개·고양이의 설사·호흡기·피부·소변 시료에서 대장균(E. coli), 포도알균(Staphylococcus spp.), 창자알세균(E. faecium/faecalis) 등이다.

(@2021년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임상시료에서 분리한 대장균에서는 세팔렉신(cefalexin) 성분의 항생제 내성이 가장 흔했다. 개 설사 시료의 세팔렉신 내성률은 80.7%로 가장 높았다. 고양이 설사 시료에서도 70.8%에 달했다. 세팔렉신은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에게 주로 사용하는 항생제다.

사람에서 중요한 항생제인 콜리스틴(0.4%), 이미페넴(1.3%) 항생제에 대한 내성도 개·고양이의 설사·소변 시료에서 확인됐다. 콜리스틴·이미페넴 항생제 내성은 2019년부터 매년 조금씩 검출되고 있다.

개·고양이 피부 병변에서 분리한 포도알균 3종에 대한 항생제감수성검사에서는 S. pseudintermedius의 내성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S. pseudintermedius에서 페니실린(80.6%), 독시사이클린·테트라싸이클린(80.4%), 미노사이클린(75.5%)의 내성이 높게 나타났다. 검사한 항생제 15계열 중 3계열 이상에 내성을 나타낸 다제내성 균주의 비율도 83%에 달했다.

반면 S. felis에서는 페니실린(20.8%)를 제외한 모든 항생제의 내성률이 5% 이하로 낮았다. 이 같은 경향은 2020년 모니터링 결과와 유사했다.

클로스트리듐 균주의 항생제 내성은 성분별로 차이를 보였다. 개·고양이 유래 C. perfringens 균주 모두 테트라싸이클린의 내성이 60% 이상이었지만 그외 암피실린, 페니실린, 클린다마이신의 내성률은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다만 C. difficile에서 사람의 치료에 중요하게 사용되는 메트로니다졸에 내성을 보인 균주가 개에서 1건(1.1%) 검출됐다.

EU·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심각

국가 내성 모니터링 동물병원서 활용 유도

검역본부는 지난 13일 전국 8개 동물위생시험소 담당자를 대상으로 반려동물 유래 세균에 대한 항생제감수성검사 교육을 실시했다.

국내 반려동물의 항생제 내성 현황과 감수성검사 원리에 대한 이론강의와 함께 실습교육을 병행했다. 실습교육은 각 시험소별로 구비한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진행됐다.

검역본부는 국내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이 해외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지목했다. 반려동물에서 국가 차원의 항생제 내성을 모니터링하는 EU,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서다.

콜리스틴, 이미페넴, 메트로니다졸 등 사람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내성균도 검출되고 있는만큼 신중한 사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의사처방제가 사실상 무력화돼 항생제도 자가진료에 활용되는 가축과 달리, 반려동물의 경우 대부분의 항생제 사용이 수의사 관리하에 있는만큼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검역본부 임숙경 연구관은 “반려동물의 내성균이 사람으로 가서 문제를 일으킬 위험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중요 항생제에 대한 내성도 종합병원 환자 등 사람에서 높은 것에 비해, 반려동물에서는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크게 다가올 수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임 연구관은 “카바페넴 내성균은 해외 반려동물에서도 보고되고 있다”면서 “중요 내성균이 병원을 소독하거나,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케어하면서 위생수칙을 지키도록 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검역본부는 국가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 결과를 일선 동물병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기존에는 지역별로 모은 균주를 검역본부가 연 2회에 한꺼번에 검사했다. 시료채취 시점으로부터 늦으면 반 년 이상 지난 후에야 감수성검사를 진행하다 보니, 모니터링 용도 외에 진료 목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대신 내년부터는 시료를 수집한 각 지자체 동물위생시험소가 빠르게 검사하도록 변경한다. 해당 검사결과를 시료 채취 동물병원에 회신해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윤순식 검역본부 세균질병과장은 “외국에 비해 높은 국내 반려동물의 항생제 내성은 질병 치료를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전달될 수 있어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서 콜리스틴·이미페넴 내성균 검출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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