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부터 전신마취 수술·수혈 사전 동의 의무화…시행규칙 입법예고

수의사법 시행규칙 개정안, 5월까지 의견 수렴..동의서 서식 부제소합의 문구 눈길

등록 : 2022.04.25 11:50:54   수정 : 2022.05.11 20:44:04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수술 등 중대진료 사전설명·서면동의, 주요 진료비 게시·공시제를 도입한 개정 수의사법이 하위법령으로 구체화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수의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21일 입법예고했다.

반드시 사전설명·서면동의를 받아야 할 중대진료행위는 전신마취를 동반한 내부장기·뼈·관절 수술로 지정된다.

개정안은 서면동의를 위한 동의서 기준서식도 제시했다. 해당 서식에는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합의’ 문구가 포함됐다.

중대진료행위는 전신마취 동반한 내부장기··관절 수술

법적 대상 아니라도 사전설명·동의서는 받아야

개정 수의사법은 동물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수혈 등을 중대진료로 분류했다.

중대진료행위를 할 때에는 진단명, 수술의 필요성·방법·내용, 전형적으로 예상되는 후유증·부작용, 수술 전후 준수사항 등을 수의사가 먼저 설명하고 소유주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이날 예고된 시행규칙안은 이처럼 사전설명·서면동의를 받아야 할 중대진료행위가 무엇인지를 구체화했다.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내부장기·뼈·관절에 대한 수술,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수혈이다. 이 밖에 농식품부장관이 별도로 고시하는 수술도 포함될 수 있다.

농식품부는 규제영향분석서에서 ‘모든 수술행위를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면서 장시간 수술이 필요하고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전신마취를 동반해야 하는 수술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외과적 시술이라 해도 비교적 가벼워 전신마취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수의사법상 규제 대상으로 보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무상으로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외과적 시술이나 마취라면 빠짐없이 사전설명과 동의서를 받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령 전신마취는 하지만 외과적인 조치는 하지 않는 반려동물의 CT·MRI 촬영은 이번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혹시나 마취사고가 발생하면 법정에서 수의사의 설명의무 이행여부가 쟁점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 입증 책임은 수의사에게 있다. 따라서 동의서 등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남겨두어야 한다.

민형사상 이의제기 않겠다’ 문구 포함

부제소합의 효력 두고 다툼 여지

중대진료행위에 대한 동의는 서면으로 받아야 한다. 서면동의서는 1년간 보관해야 한다.

입법예고된 시행규칙에는 [수술등중대진료 동의서] 서식이 신설됐다. 똑같이 중대진료 사전설명·서면동의 의무를 부과한 의료법이 별다른 기준서식을 강제하지 않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동의서에는 진단명, 수술 방법 및 내용, 후유증·부작용 등 반드시 설명해야 하는 사항을 기재할 수 있는 란이 마련되어 있다. 의료분쟁이 발생할 경우 설명의무 이행을 입증하는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다.

동의서 서식 하단에는 ‘수술등중대진료 및 전후에 발생할 수 있는 어떤 일에 대해서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는 부제소합의 문구가 포함됐다.

일견 수의사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반대로 보호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어떤 일에 대해서도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식의 포괄적인 표현도 문제로 지목했다. 마치 해당 수술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면책권을 주는 듯한 표현은 법원에서도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반면 미리 설명해 동의서에 기재한 후유증·부작용에 대해서는 부제소합의 효력이 인정될 가능성도 함께 지목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부작용이나 후유증을 동의서에 기재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부제소합의를 인정할 여지도 있다”면서 “결국 법관에 따라 상황을 다르게 볼 여지를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람 병원에서도 ‘일체의 이의제기를 않겠다’는 식의 동의를 받기는 어렵다”면서 서면동의서는 수술과 관련한 설명을 충분히 들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호받고, 의사(수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는 점까지만 의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실이 발생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별개라는 취지다.

또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포괄적인 부제소합의는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입법예고된 서식으로) 서명했다 하더라도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소송을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재판부도 포괄적인 면책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제소합의를 포함한 서면동의를 했다고 해서) 의료사고에서 수의사의 책임이 완전히 면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설명·동의 안 하면 과태료..5월까지 입법예고

이와 같은 중대진료행위 사전설명, 서면동의 의무는 오는 7월 5일부터 의무화된다.

사전 설명이나 서면 동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9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최초 위반 시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수의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5월 31일까지 통합입법예고시스템(바로가기)이나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과(seungmad@korea.kr, fax.044-868-0628)로 개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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