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제발 가만 좀 있어봐! 말 잘 듣는 개, 따로 있나요?

케어 협조 훈련 아시나요? 댕댕이가 진료받을 때, 발톱을 깎을 때 협조를 잘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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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협조 훈련(Cooperative care training)이라는 용어를 들어 보셨어요? 알게 되면 정말 도움이 되실 거예요! – 크리스 파첼 박사

(Dr. Chris Pachel : 크리스 파첼 박사님은 동물행동클리닉(Animal Behavior Clinic)에서 행동학 전문가로 활동하시는 수의사 선생님이세요.)

번역 감수: 호서대학교 동물보건복지학과 박수진 교수 DVM PhD

동물원의 하마에게 “하마야, 치과 진료할 테니까 입 좀 크게 벌리고 있어봐”, 또는 원숭이에게 “원숭이야, 내가 이제 심장초음파 검사할 테니까 가만히 앉아 있어!” 해서,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편하고 좋을까요?

‘케어 협조 훈련’(Cooperative care training) 개가 발톱을 깎는다든가, 주사를 맞는 등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가급적 편안하게 협조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정말 도움이 되는 훈련이랍니다. 오늘은 우리가 개들을 돌볼 때, 케어할 때 잘 협조하도록 하는 ‘케어 협조 훈련’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기로 해요.

원래, 이 교육은 동물원에서는 꼭 필요한 훈련이라고 해요. 잠재적으로 위험한 야생동물을 안전하게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들의 협조가 정말로 많이 필요하거든요. 코끼리는 발바닥 검사를 위해 무거운 발을 들어 올려줄 수 있어야 하고, 고릴라는 임신 초음파 검사를 위해 수의사에게 배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동물원이라는 환경에서 ‘케어 협조 훈련’을 실시하면, 해당 동물은 여러 사람이 함께 꼭 붙잡거나 고용량의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건강검진에 협조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해요.

이 교육은 ‘가만히 있어봐, 제발 좀 참아봐’ 하고 동물에게 그냥 꾹 참는 것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요, 동물이 검사 중에 “네. 계속하셔도 돼요” 또는 “이젠 그만해 주세요” 라고 사육사에게 안전한 방법으로 알려줄 수 있도록 교육한다는 개념도 포함이 되어 있는 것이에요.

털을 빗겨주려고 빗만 잡아도 으르렁거리는 개들이 있어요. 털이 막 엉켜 있는데도 개가 싫어하니까 할 수가 없고… 하긴 해야 하는데… 몇 번 입질하겠구나.. 생각하게 되지요. 또 발톱을 깎으려고 클리퍼만 꺼내면 바로 도망가는 개들도 있어요. ‘케어 협조 훈련’을 받는 개들의 영상을 보면, 놀랍게도 게임을 하듯이 즐겁게 개들이 교육에 참여하며, 협조적으로 훈련되어서 보호자가 편하게 빗질이나 발톱 깎는 등의 돌봄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마법 같은 장면이 연출되지요.

(심지어 어떤 개는 ‘케어 협조 훈련’이 너무나 잘 되어, 여러 사람이 붙잡지 않아도 혼자서 씩씩하게 주사를 맞는(!) 그런 개도 있답니다!)

‘케어 협조 훈련’을 받는 동안, 개들은 으르렁거리거나 물거나 하는 등의 극단적인 공격행위를 하지 않고도 보호자에게 “나 그만하고 싶어요” 하는 사인을 주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또, 보호자는 개가 “그만하고 싶다”는 사인을 보낼 때, 이것을 바로 받아들이고 존중하여, 그 동작을 그만둠으로써, 개가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거나 공격적으로 변하지 않고, 서로 신뢰 관계가 쌓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댕댕이가 ‘케어 협조 훈련’을 잘 완수하면, 집에서 함께 생활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해요. 발톱을 깎을 때나, 엉킨 털을 빗길 때나, 하기 싫어하는 목욕을 할 때도 말이죠. 병원에서도 당연히 예방접종이나 채혈, 그 밖에 귀 검사, 눈 검사 등을 할 때 ‘케어 협조 훈련’은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진료나 검사 시에 통증에 따른 동물의 예상치 못한 반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수의사 선생님의 판단에 따라 마취제나 진정제 등 약물을 사전에 투여할 필요도 있어요.

‘케어 협조 훈련’을 하게 되면 집에서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데요,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거나, 털 관리, 발톱 깎기 등을 어려워하던 개들이 ‘케어 협조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발톱 깎는 시늉만 해도 낑낑거리며 스트레스를 받던 개가 조용히 앉아서 먼저 발을 내미는 천사같이 착한 개가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케어 협조 훈련’은 가르치는 보호자와 받는 강아지, 둘 다 편안한 상태에서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해요. 댕댕이에게 새로운 규칙을 가르치는 재미난 게임으로 생각하고 진행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밑줄 친 링크를 보시면 단계적으로 ‘케어 협조 훈련’을 하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어요.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단계를 세밀하게 나눠서 단계별로 교육을 시키는 것이에요(링크 출처: chirag patel).

버킷 게임(bucket game)이라고도 불리는 교육이 있는데요, 개와 나란히 앉아서 개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버킷(또는 작은 바구니)에 간식을 넣어두고, 개가 버킷을 집중해서 쳐다보면 칭찬하며 간식을 주어서, 개가 버킷을 쳐다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줍니다(개가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버킷 쪽으로 가까이 몸을 움직이거나 하면 게임을 그만둡니다). 개가 버킷을 다시 쳐다보고 앉아 있으면 다시 시작합니다. 이제는 앉아 있을 때 귀를 만지거나, 털을 만지거나 발을 만져보고, 강아지가 털 만지는 쪽으로 눈을 돌리거나 움직이면 게임을 그만둡니다. 개가 어딜 만지든지 가만히 있으면서 버킷을 계속 쳐다보면 칭찬해 줍니다.

케어 협조 훈련 중 하나인 버킷 게임을 하고 있는 강아지와 훈련사 – 출처 : what is cooperative training

이와 같은 방법으로 개는 버킷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상태에서 보호자는 발톱 깎는 클리퍼를 잡기도 하고, 다리나 발을 잡아 보기도 하면서 개와 함께 하루에 조금씩 천천히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어요) 반복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중간에라도 언제든지 개가 그만두고 싶어 하면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이와 같이 보호자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버킷을 계속 지켜보고 있도록 개를 훈련시키고, 그만하고 싶다는 (버킷을 그만 쳐다봄) 사인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되면, 개가 굳이 물거나 짖지 않아도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여 보호자와 뜻이 통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신뢰 관계를 쌓을 수가 있게 되는 거예요.

다른 ‘케어 협조 훈련’으로는 ‘턱받침’ (Chin rest) 훈련이 있는데요, 단단한 표면이나 손, 무릎, 방석 등에 턱을 받쳐 놓고 가만히 있으면 게임이 시작됩니다(밑줄 친 링크의 동영상에서는 개가 벽에 붙은 포스트잇 같은 것에 턱을 붙이고, 집중하는 시간을 서서히 늘리는 것을 보여줍니다). 턱받침 훈련 중에, 턱은 손 위에 올릴 수도 있고, 보호자의 무릎 사이에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턱받침 훈련이나 버킷 게임을 통해서, 보호자와 개가 서로 언제 그만할 것인지, 서로의 보디랭귀지를 통해서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아갈 수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교육은 없어요. 인내심을 가지고 개가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모든 교육이 그렇듯이 강아지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빨리빨리 다음 단계로 진행하며 교육만 하려고 밀어붙이면 안 돼요. ‘케어 협조 훈련’에서 개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다음 단계로 진행하려고 밀어붙이면 겉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역효과가 나고, 전반적인 훈련 과정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성공적인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댕댕이는 마음이 편안해야 하고, 보호자는 인내심이 필요해요.

‘케어 협조 훈련’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서서 보호자와 개의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다는 정말 중요한 장점이 있어요. ‘케어 협조 훈련’을 진행하면서, 이전에는 두렵고 불안한 상황에서 힘들어했던 개들이 보호자와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한다고 합니다. 신뢰 관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반려동물은 보호자를 믿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스스로 방어하며 공격하기보다, 보호자에게 더 의지하고, 보호자와 소통할 수 있게 되거든요.

중요한 것은 ‘케어 협조 훈련’을 할 때 개가 편안한 상태일 때 교육의 효과가 좋다는 것이죠!

반려견의 건강과 편안한 기분을 위해서 수의사 선생님과 정기적으로 상의하시고, 이상행동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적극적으로 수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상의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필요한 경우 ‘어뎁틸’과 같은 페로몬도 반려견이 편안한 기분을 느끼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답니다.

아직은 낯설지만 정말 도움이 되는 ‘케어 협조 훈련’의 개념에 대해서 오늘 함께 알아봤어요.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해요. ‘케어 협조 훈련’의 추가적인 이해를 위해서, 키워드 “cooperative care training”, “bucket game”, “chin rest”로 여러 동영상을 검색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거예요.

서로 믿고 통하는 사이! 말은 못 하지만 눈빛으로 아는 사이! 댕댕이에게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케어 협조 훈련’을 통해 함께 연습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Happy Experts’는 세바코리아가 진행하는 반려동물의 행복지킴이 캠페인입니다. 고양이 시리즈 ‘Happy Cat Experts’와 개 시리즈 ‘Happy Dog Experts’로 구성됩니다.

20여 편에 걸쳐 동물행동 및 복지 전문가, 동물행동의학전문의, 고양이 전문 수의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환경에 따른 반려동물의 행동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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