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비강압적·인도적 동물 훈련 기준 확립 위한 연대, HATA 공식 출범

수의사, 훈련사, 행동 전문가 등 참여...인도적인 트레이닝에 대한 입장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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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기반 훈련이 위협과 압박을 이용한 훈련보다 효과와 복지면에서 더 바람직합니다. 과학적이고 검증된 지식을 기반으로, 인도적인 방법으로 교육해야 합니다”

과학적·비강압적·인도적 동물훈련 기준 확립을 목표로 하는 단체 ‘HATA(Humane Animal Training Alliance, 인도적 트레이닝을 위한 연대)’가 발족했다. 수의사, 트레이너(훈련사) 등 관련 전문가가 함께한다.

HATA 발대식이 16일(일) 성공회대학교에서 ‘인도적인 트레이닝을 위한 함께 선언’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발족식에는 동물행동의학 수의사, 동물 트레이너(훈련사), 그루머, 보호소 종사자, 동물 관련 전공자·학생들이 참석했다.

HATA(공동대표 이순영·이규상)는 폭력·강압 중심의 구식 훈련 방식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현실 속에서,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안전하고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 과학적 근거와 검증된 방법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트레이닝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단체다.

발대식은 ▲HATA 발족 이유 및 활동 방향 소개 ▲입장문 발표 ▲협약식 ▲토크콘서트 순으로 진행됐다.

이순영 HATA 공동대표는 “종사자에 의한 동물학대 사고에서 가장 흔하게 나오는 답변이 ‘동물을 훈육하려고 했다’는 거다. 훈육이 (동물학대에) 흔한 변명거리가 되고 있다”며 HATA 발족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동물과 관련된 어떤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동물 훈련을 할 때 어떻게 인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기준을 공식적으로 마련한 곳이 없다”며 “인도적인 트레이닝을 위한 원칙을 함께 만들기 위해서 태어난 단체가 바로 HATA”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동물 교육·훈련에 대한 바람직한 기준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모여 화두를 던진 것이다.

HATA의 가치와 철학은 크게 5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삶의 질 향상, 과학적 근거, 인도적 접근, 동료와 연대, 다양성과 존중).

이순영 대표는 “훈련의 목적은 동물을 이용하고 통제하는 게 아니라 동물과 인간 모두의 삶의 질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며 “과학적이고 검증된 지식을 기반으로 훈련 방법을 선택해야 하며, 항상 인도적인 접근이 무엇인지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 집단은 서로 경험을 나누고 더 나은 방법을 함께 찾는 연대가 되어야 한다”며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HATA는 앞으로 ▲과학적 근거 기반의 훈련, 행동 관리 기준·가이드라인 마련 및 정책 제안 ▲동물훈련·복지 이슈에 대해 공동 성명·입장문 발표, 언론 홍보 및 캠페인을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 ▲반려동물 행동 교육에 관한 공동 활동(세미나, 워크숍, 교육 프로그램 등)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HATA는 이날 ‘인도적인 트레이닝에 대한 입장문’도 공개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이다.

HATA 인도적인 트레이닝에 대한 입장문

이날 HATA는 성공회대학교 시민평화대학원 동물권과 사회 연구 전공(교수 박경태)과 한국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KABA, 회장 나응식)와 협약을 체결했다.

세 단체는 앞으로 윤리적이고 과학적인 동물 훈련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연구·교육·사회공헌 활동에서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동물행동의학 전문 수의사들로 구성된 KABA는 학문적 지원과 연구 인력 제공,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평가를 담당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나응식 KABA 회장, 이순영 HATA 공동대표

협약식에 이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가 이어졌다.

토크 콘서트는 ‘함께 만드는 훈련 문화: 동물과 사람을 위한 선택’을 주제로 열렸으며, 설채현 수의사(놀로 행동클리닉), 최태규 대표(곰보금자리프로젝트), 김동훈 변호사(법률사무소리그), 이형주 대표(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순영·이규상 HATA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사회는 두보아카데미 홍석민 대표가 맡았다.

이들은 ‘1부 현실: 강압적 훈련과 인도적 훈련의 현주소’, ‘2부 미래: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변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패널들은 우리나라 동물훈련 문화의 현실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으며, 질의응답을 통해 참석자들과 고민을 공유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수의사, 수의대생, 동물훈련 종사자, 예비 종사자, 동물 관련 학과 재학생 등 130여 명이 함께했다.

HATA는 “발대식을 계기로 우리나라 동물훈련 문화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동물훈련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학계·전문가 그룹과의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HATA에는 수의사, 트레이너, 행동 전문가, 연구자, 교육자, 업계 종사자 등 17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누구나 HATA 홈페이지를 통해 연대에 참여할 수 있다.

과학적·비강압적·인도적 동물 훈련 기준 확립 위한 연대, HATA 공식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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