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혼획된 토종 돌고래 상괭이, 부검해보니 임신한 개체였다

멸종위기종 혼획 심각성 알리는 고래류 부검교육, 수의대생 대상 개최

등록 : 2021.10.13 05:58:07   수정 : 2021.10.12 16:08:04 윤서현 기자 dbstjgus981218@gmail.com

2021 제주도 상괭이 부검교육이 지난 8월 23일과 24일 양일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제주본부에서 개최됐다.

상괭이의 생태학·수의학 연구를 돕고 해양포유류 생태전문가 및 수의사 양성을 위해 마련된 이날 교육에는 서울대, 건국대 등 국내 수의과대학 재학생 15명이 참여했다.

제주해양보호생물인 상괭이의 부검 시범연구 중 교육행사의 일환으로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김병엽 교수와 서울대 수의대 김상화·이성빈 수의사를 주축으로 진행됐다. 서울대 정원준·이영민 수의사, 충북대 김선민 수의사가 행사 진행을 도왔다.

교육 첫 날에는 고래 비교해부학 및 상괭이 소개(이성빈), 고래류 연구 소개(김상화), 소형고래 부검교육(김선민) 등 이론 강연과 상괭이 외부 관찰, 체장 측정이 진행됐다.

이튿날에는 실제 부검과 기생충 샘플링이 이어졌다. CT 등 영상의학적 데이터를 부검에 활용하는 ‘virtopsy’ 기법이 눈길을 끌었다.

토종 돌고래 상괭이 위협하는 혼획·불법어업..부검에 질식사 흔적 곳곳에

한국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finless porpoise)는 미소를 짓는 듯한 웃는 모습이 특징적인 고래류 동물이다. 외관상 머리가 뭉툭하고 등지느러미가 없다.

분류학상으로는 돌고래이지만 돌고래(dolphin)와는 별개인 쇠돌고래(porpoise)라는 이름으로 구분된다.

상괭이의 최대 서식지는 서해와 남해다. 하지만 최근 불법어업과 혼획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다른 어류를 잡으려고 친 그물에 잡히는 ‘혼획’은 상괭이에게 큰 위협이다. 그물에 걸린 상괭이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해 질식사한다.

국내에서만 매년 1천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불법어업, 혼획으로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획된 상괭이의 상당량이 밍크고래로 둔갑해 유통되는 등 다양한 불법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혼획된 상괭이는 부검에서도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물로 빠르게 끌어올려지면서 압력이 급격히 변화하면, 잠수병으로 인한 공기색전증(air embolism)이 체내 곳곳에 발견된다. 또한 질식으로 인해 기도와 기관지 내에 포말이 가득 차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날 교육에서는 상괭이 2마리와 참돌고래 1마리의 부검이 진행됐다. 이중 혼획 증거가 다수 발견된 개체는 출산을 앞둔 임신개체였던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상괭이·참돌고래 부검에 앞서 진행된 외부 관찰 및 체장 측정

맹성규 의원 ‘해양보호생물 폐사 6년간 5,252건..96%가 상괭이’

불법어업 단속, 상괭이 탈출 그물 보급 늘려야

기자도 상괭이 부검행사에 여러 번 참여했지만 매번 혼획된 개체가 포함됐다. 그물에 상괭이가 탈출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는 등 혼획 대처법이 이미 개발되어 있지만, 경제성 문제로 참여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상괭이가 가장 많이 혼획되는 안강망 사업에 상괭이 탈출장치를 설치하는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어민들이 혼획 방지에 협조할 수 있는 환경이 서둘러 조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남동갑)은 지난달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최근 6년간 해양보호생물 폐사 건수가 5,252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중 96%가 상괭이다.

우리나라는 포경이 불법이지만 혼획된 고래는 예외적으로 상업적 유통이 가능한데, 수급이 어려워진 밍크고래 대신 상괭이를 일부러 포획한 뒤 혼획된 것처럼 신고해 속여파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맹성규 의원은 “고래고기 유통을 위해 상괭이가 불법포획된 것인지 수사당국이 면밀히 파악하고, 상괭이 탈출용 그물을 대폭 보급하는 등 혼획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서현 기자 dbstjgus98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