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동물병원, 청진·CPR부터 외과 수술까지 모형으로 배운다

건대 반려동물최고위 1기 원우회, 1억원 상당 기증..동물복지 임상교육, 재원 없이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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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반려동물산업 최고위과정 1기 원우회(회장 김호승)가 건국대 동물병원에 1억원 상당의 수의임상실습용 모형을 기증했다.

특히 개의 해부학적 구조와 조직 질감, 혈액순환을 재현해 실감나는 수술 실습이 가능한 고가의 신데버(SynDaver®) 모델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각종 외과수술이 가능한 복강장기와 해부구조를 재현한 신데버 모델
각종 외과수술이 가능한 복강장기와 해부구조를 재현한 신데버 모델

29일 원우회가 기증한 모형은 간단한 봉합 연습부터 채혈, 기도삽관, CPR, 질환별 심잡음·폐음 청진 등 다양한 실습이 가능하다.

쿠션 대신 봉합을 연습할 수 있는 ‘프리미엄 3-레이어 봉합 패치’는 피부와 근막, 근육의 질감을 재현해 실제 수술과 비슷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심장압박과 인공호흡, 채혈 등을 실습할 수 있는 모형은 개(Critical care Jerry)와 고양이(Critical care fluffy) 모델을 모두 갖췄다.

개의 폐음·심음 시뮬레이터는 20개 이상의 심장질환 및 흉부질환 시 발생하는 심잡음이나 호흡음을 재현해 반복적으로 청진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수의과대학에는 처음 도입된 신데버 개 수술 모델(Canine Surgical Model)이 주목받았다.

미국의 인체·동물모형기기 제조사 신데버의 개 모델은 혈관, 신경, 기관, 근육, 장기구조를 실제와 유사하게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과수술을 연습해볼 수 있다.

주요 혈관·장기에 대한 카테터 장착이나 천자, 내시경은 물론 위장관 절개를 통한 이물제거, 암컷 중성화수술(난소자궁적출술), 방광결석제거, 간생검 및 간엽절제술 등 다양한 복강 수술이 가능하다.

심장역할을 하는 펌프를 모형에 연결해 채혈은 물론 간엽절제 시 출혈 등을 실감나게 재현한다.

김호승 원우회장은 “국내 반려동물 산업과 수의학 발전을 위해 형식적인 후원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원우들이 뜻을 모았다”며 “건국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Critical care 모델에서는 기본적인 채혈실습도 가능하다
Critical care 모델에서는 기본적인 채혈실습도 가능하다
20종 이상의 질환에 따른 심잡음, 폐음을 청진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도 도입됐다
20종 이상의 질환에 따른 심잡음, 폐음을 청진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도 도입됐다

건국대 동물병원장 윤헌영 교수는 “2006년 미국의 수의과대학에서 살아 있는 동물을 활용한 실습교육을 거부한 수의대생들에게 모형 실습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며 “13년이 지나 건국대에도 비슷한 기회를 마련할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수의과대학에도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다. 수의과대학 재학생의 내부고발이나 동물보호단체의 활동으로 살아있는 동물을 활용한 임상교육의 열악한 환경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를 위해 실습용 모형 활용이 대안으로 지목되지만, 그나마도 충분한 재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날 건국대에 기증된 실습모형도 1억원 상당에 달하지만, 종류별로 1~2개를 구비한 정도라 재학생 모두가 충분히 활용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게다가 수술 모델 등은 1회 실시 후 기자재를 보충해주어야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도 요구된다.

윤헌영 교수는 “수의과대학 교육의 동물복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고, 기증된 사체를 확보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동물의 희생은 줄이면서도 반복적이면서 정교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모형을 활용한 임상실습 교육의 성공적인 선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데버의 국내 총판인 씨엠피무역 관계자는 “건국대 이외에도 국내 모 수의과대학으로부터 신데버 모형 제품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며 “관련 저변 확대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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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동물병원, 청진·CPR부터 외과 수술까지 모형으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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