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GPS·공수의` 소 질병정책 제언 이어진 소임상수의사회

소임상수의사회, 3년 만에 임상컨퍼런스 및 정기총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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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임상수의사회(회장 류일선)가 11월 30일 대전 라도무스아트센터에서 2021년도 임상컨퍼런스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소임상수의사회 연례대회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가까스로 개최됐다.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 2020년 코로나19로 연거푸 취소됐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구제역 백신과 브루셀라·결핵 질병정보 공유 등 방역정책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국비 공수의 확충, 농장전담수의사제도 도입 등 농장동물 진료를 통해 질병 방역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상컨퍼런스에서는 곰팡이성 질병과 수혈, 외과 수술 등 임상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연이 이어졌다. 3년 만에 열린 대회에는 2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政 “구제역 백신 미접종 청정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전업농가 수의사 구제역 백신접종 지원, 임신말기우 접종 필요 지적도

이날 컨퍼런스에는 정재환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이 방문했다. 구제역 백신접종과 출구전략, 축산차량 GPS, 전염병 발생현황 공유, 국가 공수의 도입 등 방역정책을 두고 질문이 이어졌다.

전국 혹은 제주도 등 일부지역에 대한 백신 미접종 청정화 추진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백신 없는 청정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재환 과장은 “3년여 동안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NSP 항체는 검출되고 있다. 백신없는 청정화를 고려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2019년 1월 안성·충주 등지에서의 발생이 마지막이다.

구제역 백신 접종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한 일선 수의사는 “자가접종을 허용하는 50두 이상 전업농에서 주로 문제가 생긴다. 백신을 접종하면 잘 안 먹고 스트레스 받으니 기피하게 되어 있다”면서 “소 전두수의 구제역 백신을 수의사가 접종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백신미흡으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치를 비용이 (수의사 접종비용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소 임신말기에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을 유예해주는 정책도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봄·가을로 진행되는 일제접종 당시 임신 7~10개월 사이의 임신우는 일제접종에서 제외하되 출산 후 곧장 접종토록 하고 있다.

임신했다고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 것도 아닌데 ‘백신 부작용으로 인해 유산했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농가 민원을 피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재환 과장은 “수의사에 의한 백신접종이 필요하긴 하지만 현장 여건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전두수 접종을 수의사가 다 담당하기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전업농가 구제역 백신접종지원은 장기적으로 논의할 문제라고 답했다.

임신우 일제백신 예외에 대해서는 “임신우 접종 부작용에 대해 산업계의 반발이 크다. 어느 정도 항체양성률이 올라오면 집단이 방어되는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재환 구제역방역과장

차량 GPS 비용은 물리면서 전염병 발생현황 공유는 미흡

축산차량 GPS와 지역 가축전염병 발생현황 정보 공유도 도마에 올랐다.

수의사를 잠정적 전파원으로 보고 GPS를 강제한 점부터 비용까지 절반 부담하도록 만든 현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브루셀라나 결핵 등이 발생해도 해당 지역 수의사들에게 발병 정보가 신속히 공유되지 않다 보니, 수의사들이 몰라서 발생농장이나 인근을 방문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인수공통전염병인 브루셀라·결핵에 걸리거나 농장간 전파시키지 않도록 유의하려면 일선 수의사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재환 과장은 “지자체와 협의하여 브루셀라, 결핵 발생시 정보를 해당 지역 수의사와 공유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축산차량 GPS에 대해서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역학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양해를 구했다.

 

소 이력제와 구제역 백신기록 연동..누락개체 잡아낸다

브루셀라 부정채혈 의심사례는 동일 개체 확인

정재환 과장은 이날 구제역·브루셀라·결핵 등 주요 소 전염병의 발생동향과 방역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올해 8월 홍성의 소 농장에서 구제역 NSP 항체가 발견돼 인접지역에 대한 추가 백신접종을 실시했다.

구제역 백신접종 사각지대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소 이력관리시스템과 접종정보를 연동하고 있다. 정재환 과장은 “홍성과 접경지역에서 백신 누락개체가 다수 발견돼 추가 접종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브루셀라는 양성률 0.1% 이하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전남, 경남 등지를 중심으로 발생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92건이던 발생건수는 2020년 126건, 올해 8월까지만 134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2020년 이후 발생한 브루셀라 260건 중 258건이 한·육우에서 검출됐다.

정재환 과장은 “브루셀라 검사 시료채취에 부정채혈 사례가 있다. 부정채혈로 의심되는 시료는 동일 개체인지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1마리에서 뽑은 피를 여러 주사기에 분주하는 방식의 부정채혈이 브루셀라 예찰에 구멍을 만든다는 것이다.

류일선 한국소임상수의사회장

국비 공수의 확충, 농장전담수의사제도 촉구

일선 농장동물병원 진료와 국가방역 함께 가야

소임상수의사회 권순균 감사는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국비 공수의 도입 필요성을 제시했다.

권순균 감사는 “개업 수의사들이 국가방역에 기여해야 함에도 공수의로 지정되지 못해 방역에 참여하기 어렵거나 진료권까지 위협받는 경우가 있다”면서 현재 지자체가 지원하는 공수의 800여명에 더해 국비 공수의 300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총회를 방문한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수의사의 진료권이 확립되어 온 반려동물 분야는 전염병 문제가 줄어들고 중증질환과 심화된 진료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농장동물은 아직도 전염성 질환으로 고생한다. 가축전염병에 대한 실질적인 진료권이 임상수의사가 아닌 국가에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ASF로 인한 시군단위 살처분, 고병원성 AI에 대한 과도한 예방적 살처분으로 인한 피해도 임상수의사의 역할이 작동되지 않는 환경에서 과학적이지 못한 방역으로 인해 벌어졌다는 것이다.

허주형 회장은 “동물병원이 농장을 관리하는 전담수의사제도를 구성하고, 해당 지역 원장이 방역을 담당해야만 가축질병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며 “수의사의 진료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정부와 협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류일선 소임상수의사회장은 “소임상수의사회는 소 질병 치료의 새로운 기술 보급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현장 수의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피부에 느낄 수 있는 방역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제역 백신·GPS·공수의` 소 질병정책 제언 이어진 소임상수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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