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높아지는 수의사 여성 비율, 증가 추세 이어질까

미국·영국은 수의대생 80%가 여성..유럽도 여성 수의사가 더 많아

등록 : 2021.03.24 05:01:13   수정 : 2021.03.22 19:01:43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국내 의학계열 대학 중 수의과대학의 여자 신입생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 여자 수의사의 비율은 이미 국내보다 더 높은 만큼 이 같은 경향은 향후 심화될 전망이다.

종로학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수의과대학의 여자 신입생 비율은 평균 45.4%를 차지했다. 속칭 ‘의치한수’로 불리는 의학계열 중 의대(34.5%), 치대(39.7%), 한의대(43.9%)보다 높았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61.2%로 여학생 비중이 가장 컸다. 건국대, 강원대도 여자 입학생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수의대의 여자 신입생 비중은 2011년(29.7%)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전남대, 경북대, 제주대를 제외한 7개 대학이 같은 기간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남학생보다 많은 여학생을 선발했다.

이 같은 경향은 2000년대에 들어선 후에 자리잡았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2000년 이후에 면허를 받은 수의사 3명 중 1명이 여성이었다.

국내에서 1989년 이전에 연도별 신규 여성수의사의 비율이 10%에도 못 미쳤던 것에 비하면 나름 증가한 수치다.

미국의 남녀 수의대생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자료 : 미국수의과대학협회)

수의계의 성비에서 여성의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럽 등 수의선진국은 이미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여성 비중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영미권 수의과대학에서 여학생 우위 현상은 이미 절대적이다.

미국수의과대학협회(AAVMC)에 따르면 2019년 미국에 재학 중인 수의대생 13,323명 중 81%가 여학생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미국의과대학협회(AAMC)가 발표한 여자 의대생 비율이 50.5%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2016년 영국에서 수의사회(BVA)와 수의대생협회(AVS)가 벌인 조사에서도 영국 내 재학생 5,016명 중 3,909명(78%)가 여학생으로 나타났다.

(자료 : 유럽수의사연맹)

유럽도 여성 수의사들의 비중이 더 크다.

2019년 유럽수의사연맹(FVE)이 3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벌인 수의사 조사(VET SURVEY)에서 여성 수의사의 비율은 58%로 절반이 넘었다. 2015년 같은 조사(53%)보다 여성 비율이 더 늘었다.

특히 동물병원 원장 중 여성 수의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45%를 기록했다.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는 30%대에 그친 반면 스페인,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은 절반 이상의 동물병원을 여성 원장들이 운영했다.

반면 국내에서 여성 동물병원장의 비율은 훨씬 적다. 대한수의사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여성 원장이 운영하는 동물병원의 비중은 동업 형태를 포함해 9.5%로 추정된다.

한 수의학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50대 이상 여성 수의사는 절대적으로 적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해외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있는 만큼 이 같은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