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료체계·반려동물 건강 증진에는 관심 없고 오직 돈돈돈

대한수의사회, 머니투데이 보도에 유감 표명..’동물의료에 체계적 정책 추진돼야’

등록 : 2020.07.03 16:13:45   수정 : 2020.07.03 16:14:08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대한수의사회가 반복되는 동물 진료비 문제 지적에 대해 동물의료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기동물 증가의 원인을 동물 진료비로 표현한 것은 명백한 오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3일 머니투데이의 <대통령 공약인데..동물병원 표준진료제 왜 안되나> 보도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다.

 

수의계가 먼저 제안한 진료항목 표준화..연구예산 쳐낸 것은 정부

동물의료 공공성 인정 못 받는데 가격만 문제 삼아 ‘유감’

머니투데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동물병원 표준진료제가 수의업계의 반대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물진료비 사전 고지제 등 정부에서 추진하는 수의사법 개정도 연내 국회 통과가 미지수라는 점을 덧붙였다.

대한수의사회는 이에 대해 “진료항목 및 프로토콜 표준화는 수 년 전부터 수의계가 먼저 정부에 필요성을 제기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수의계가 반대해서 진료표준화가 더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표준화를 위한 연구에도 정부는 소극적이다. 지난해 하반기에서야 표준화 연구 방법론에 대한 선행연구가 시작된 정도다. 동물진료항목 표준화를 위한 연구용역 예산을 쳐낸 것도 수의사회가 아닌 정부다.

대한수의사회는 진료항목 표준화 기반을 먼저 마련하지 않은 채 사전고지제, 공시제 등 가격비교형 제도 도입을 강행하는데 줄곧 우려를 표시해왔다.

대수는 “적절한 기준 없는 단순 비교는 오히려 동물병원에 대한 오해만 불러일으키며, 반려동물에게 충분한 의료를 제공하기 어려워 동물복지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표준에 미달되는 의료행위가 싼 가격을 무기로 성행하면 동물의료의 하향평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보호자의 지갑에는 좋을 지 몰라도 말 못하는 동물들은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동물의료의 공공성 문제도 지목했다. 2013년부터 반려동물 진료비에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되고 있다. 공공적인 서비스로 대우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의사·치과의사에게는 최소한 필요한 공적마스크가 공급됐지만, 수의사들은 수술에 필요한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알아서 동분서주해야 했다.

대수는 “동물의료는 사람의료와 달리 공공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의약품을 도매상에서 공급받지 못하고, 동물병원 입지도 제2종 근린시설로 제한되는 등 다양한 요인이 진료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의 건강과 동물진료 자체에 대한 정책이나 연구지원이 없이 돈 얘기만 한다는 점도 문제다.

표준진료제를 하겠다며 수의사법 개정안을 또 준비하고 있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동물의료체계의 전반적 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부분으로 비용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냥 비용 문제에만 관심이 있다.

실력 있는 수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지원이나 동물병원이 진료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은 관심 밖이다. 반려동물 진료비는 비싸다면서 정작 반려동물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이 무엇인지, 심지어 평균 수명이 얼마인지도 조사하지 않는다.

진료비가 저렴해지는 것이 동물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려면, 먼저 그를 가늠할 척도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수는 “동물병원 진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물의료를 공공 영역으로 보고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동물의료체계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정부에 동물의료체계 전담조직부터 시급히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싼 진료비유기동물 증가? 반복되는 괴담

머니투데이는 해당 보도에서 반려동물 유기의 주된 원인이 진료비 부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혀 근거가 없는 억측이다.

머니투데이는 동물 진료비 부담에 대한 소비자 설문조사 수치와 유기동물 발생 통계를 병기하면서 마치 진료비가 유기동물 발생의 주요 원인인 것처럼 표현했지만, 국내에 유기동물 발생원인을 명확히 조사한 사례는 없다.

본지에 기고된 유기견 통계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발생한 유기견 30만5천여두 중 5년령 이하의 어린 강아지가 90%를 차지했다. 아울러 건강상태의 불량을 암시하는 표현이 보고된 경우도 5~10%에 그쳤다.

보호자의 진료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질환 대부분이 노령동물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린 동물이 비싼 진료비 때문에 버려졌다고 보기 어렵다.

대한수의사회는 “유기동물 공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기동물 대다수가 어리고 건강한 개체”라며 “동물진료비에 대한 부담이 동물 유기의 주된 원인이라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괴담이 반복되면서) 실제 반려동물이 유기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정책 수립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