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신경학회②] 약물저항성 뇌전증은 뇌수술로, 뇌수술은 더 안전한 마취로

한·일 연자가 신경외과 마취 관리와 뇌전증 수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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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신경학회(KSVNN, 회장 김남수)가 11월 1일(일) 서울 유한양행 본사에서 개최한 제2차 학술심포지엄에서 신경외과 수술을 위한 마취 관리와 약물저항성 뇌전증의 외과적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이 공유됐다.

문종현 대한수의신경학회 대외협력이사가 좌장을 맡은 두 번째 세션 ‘Make the Cut’에서는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김현석 교수와 일본수의생명과학대학 하세가와 다이스케 교수가 연자로 나섰다.

두 연자는 각각 신경외과 환자의 안전한 마취 관리와 약물치료만으로 발작 조절이 어려운 개·고양이 뇌전증의 외과적 치료법을 소개했다.

특히 하세가와 교수는 뇌전증 수술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확한 발작 초점 평가와 적절한 증례 선택이 중요하며, 수의임상에서 수술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확립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국대 김현석 교수

김현석 교수는 신경계 질환 환자의 마취에서 고려해야 할 뇌의 생리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마취 전 평가부터 마취 유도와 유지, 수술 중 모니터링, 회복에 이르는 전반적인 관리 방안을 소개했다.

뇌는 산소와 에너지 요구량이 높고 허혈성 손상에 특히 취약하다. 때문에 마취 과정에서 적절한 뇌혈류와 뇌관류압(Cerebral Perfusion Pressure, CPP)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뇌관류압이 평균동맥압(MAP)과 두개내압(ICP)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짚으며, 신경외과 환자에서는 이 둘을 함께 고려한 마취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뇌혈류량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생리학적 기전을 소개하면서, 마취 중 혈압과 환기 상태의 변화가 뇌관류 및 두개내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주목했다.

마취 전 평가에서는 일반적인 신체검사와 혈액검사뿐 아니라 의식 수준, 동공반사, 보행 상태 등 신경학적 평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호흡기·심혈관계 상태와 영상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취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마취 약물로는 마취 심도를 조절하기 쉽고 작용 시간이 비교적 짧은 약물을 조합하는 균형마취(Balanced Anesthesi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경외과 수술 중 활용할 수 있는 마취 유도·유지 방법과 신경근차단제의 사용, 두개내압 상승에 대한 대응 방안도 함께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신경계 환자의 마취에서 혈압 및 환기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침습적 혈압 모니터링과 기계환기의 원리 및 임상적 활용 방법을 소개했다.

수술 후에도 환자의 흥분이나 급격한 호흡 변화가 두개내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진통 관리와 안정적인 마취 회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션 1, 2에 연이어 뇌전증 수술을 강연한 하세가와 다이스케 교수

첫 세션에서 뇌전증 수술에 앞선 술전 평가를 소개했던 하세가와 교수는 두 번째 세션에서 실제 뇌전증 수술과 관련 증례로 강연을 이어갔다.

뇌전증은 개와 고양이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계 질환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항경련제를 이용한 약물치료가 시행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적절한 약물치료에도 발작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약물저항성 뇌전증(Drug-Resistant Epilepsy)이 나타난다.

하세가와 교수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고려할 수 있는 외과적 치료법을 크게 절제 수술(Resection Surgery), 차단 수술(Disconnection Surgery), 신경조절 치료(Neuromodulation)로 구분해 설명했다.

절제 수술은 발작을 유발하는 뇌 영역을 확인하고 해당 부위를 제거해 발작의 소실을 목표로 하는 방법이다. 반면 차단 수술과 신경조절 치료는 발작의 전파를 억제하거나 신경 활동을 조절해 발작 빈도 및 심각도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하세가와 교수는 절제 수술의 대표적인 방법인 대뇌피질 절제술(Cortical Resection)과 뇌회 절제술(Gyrectomy)을 소개했다. 이들 수술은 뇌전증을 유발하는 영역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수술 전 뇌파검사와 영상검사 등을 활용한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하세가와 교수는 실제 개와 고양이에서 뇌전증원성 영역(Epileptogenic Zone)을 확인하고 절제 수술을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수술 자체의 기술적 과정뿐 아니라, 발작이 시작되는 영역을 정확히 특정하고 적절한 수술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 뇌전증 수술에서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다.

측두엽과 해마를 대상으로 하는 절제술도 소개했다. 해마(Hippocampus)는 기억과 학습 등에 관여하는 뇌 구조물로, 일부 뇌전증 환자에서는 발작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하세가와 교수는 사람 의료에서 발전해 온 측두엽 및 해마 절제술을 수의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 과정을 설명하고, 개에서의 실험적 수술과 고양이의 실제 임상 증례를 소개했다.

특히 약물저항성 뇌전증을 가진 고양이에서 단계적으로 절제 수술을 시행한 사례를 통해 수술 전후 뇌파 및 영상검사 결과와 발작 양상의 변화를 공유했다.

해당 증례에서는 수술 이후 주요 발작 양상이 소실되고 전체적인 발작 빈도가 감소하는 결과가 관찰됐다. 다만 하세가와 교수는 개와 고양이에서 시행된 뇌전증 절제 수술의 임상 증례가 아직 제한적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증례 축적과 수술 기법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연 후반부에는 발작이 뇌의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억제하는 차단 수술이 소개됐다. 대표적으로 연막하 다중 피질 절개술(Multiple Subpial Transections, MST)과 뇌량 절단술(Corpus Callosotomy, CC)이다.

하세가와 교수는 연구진이 가장 많은 임상 경험을 축적한 뇌량 절단술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뇌량(Corpus Callosum, 뇌들보)은 좌우 대뇌반구를 연결하는 주요 신경섬유 구조물이다. 뇌량 절단술은 이러한 연결을 차단함으로써 한쪽 대뇌반구에서 발생한 발작이 반대쪽으로 확산되는 것을 억제하는 수술법이다.

하세가와 교수는 뇌전증의 발작 초점을 명확하게 특정하기 어렵거나 발작이 양측 대뇌반구로 확산되는 환자에서 뇌량 절단술이 치료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시행해 온 뇌량 절단술의 수술 경험과 접근법 개선 과정을 소개하면서 주요 혈관과 신경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자의 두개골 형태와 해부학적 특성에 따라 적절한 접근법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세가와 교수는 뇌량 절단술의 임상 결과에 대해 연구팀이 정리 중이며 추후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유빈 기자 kayamoon8835@gmail.com

[수의신경학회②] 약물저항성 뇌전증은 뇌수술로, 뇌수술은 더 안전한 마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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