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프리 사료와 DCM 연관성 밝히려면 타우린 농도 측정해야”

로얄캐닌 포커스, 식이와 개의 확장성 심근병증 기고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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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미국 FDA가 그레인프리(Grain Free) 사료와 반려견 확장성 심근병증(DCM)이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해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한 미국수의전문의들의 생각은 어떨까? 로얄캐닌 포커스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알아보자.

무곡물 사료로 알려진 그레인 프리(Grain Free) 사료는 ‘(육식동물인) 개, 고양이가 과거에 곡물을 많이 먹지 않아 탄수화물을 잘 흡수 못 하고, 곡물에 알러지를 보일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탄생했다. 옥수수, 밀, 쌀 대신에 콩, 감자 등을 사용하는데, ‘그레인프리’가 과학적인 근거를 갖추기보다 마케팅 측면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미 FDA “특정 사료와 DCM 연관성 있을 수 있어”

“타우린 보충제+식이 변경으로 증상 개선”

미국 FDA는 지난 2018년 7월 “특정 사료와 DCM 발병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며 완두콩, 렌즈콩 및 기타 콩과식물의 씨앗을 포함하고 감자를 주성분으로 할 수 있는 ‘그레인프리’ 사료에 주목했다.

관련 조사를 이어간 FDA는 지난 2019년, 500마리 이상의 반려견 DCM 환자와 식이를 분석한 뒤 DCM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료 브랜드 16개를 공개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는 2020년 9월에 이뤄졌는데, 사료와 관련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1,100건 이상의 반려견 DCM 케이스를 분석한 결과, 주로 렌틸콩, 완두콩 등 콩류가 포함된 시판용 무곡물(Grain-free) 사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DCM이 있는 반려견의 식이를 변경하고 타우린 보충제를 급여했을 때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인프리 사료 DCM 위험요인 근거 불분명…추가 연구 필요”

미국수의영양학전문의(DACVN) 제니퍼 라센(Jennifer Larsen)과 미국수의심장전문의(DACVIM, Cardiology) 조슈아 스턴(Joshua A. Stern)은 그레인프리 사료를 DCM의 원인이라고 확실히 지목할 수는 없지만,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DCM 환자에서 타우린 농도 측정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슈아 스턴 수의사는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네 가지 품종의 외관상 건강해 보이는 개들을 대상으로 그레인프리 사료를 급여한 결과 곡물을 포함한 사료를 먹인 경우보다 심장 트로포닌 I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Troponin I(TnI)는 심장근 수축에 주요 역할을 하는 트로포닌 복합체 중 하나로, 심근 손상 시 혈중으로 방출된다. 트로포닌 I 상승은 심근 손상을 의미한다.

제니퍼 라센 수의사는 “여러 연구에서 그레인프리 사료를 DCM의 위험요인으로 지목했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완두콩이나 렌틸콩 같은 특정 성분이 그레인프리 사료에 너무 과하게 함유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제니퍼 라센 수의사에 따르면, 콩류는 황 아미노산이 부족하고, 일부는 단백질의 소화 흡수 및 아미노산 생체 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영양인자(anti-nutritional factors)를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과도한 콩류가 영양학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식이 관련 DCM 증례에서 타우린 결핍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FDA도 타우린에 주목했다. 많은 펫푸드 제조업체가 그레인프리 사료(무곡물 사료)에 타우린을 보충하기 시작한 것도 타우린을 넣으면 DCM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제니퍼 라센 수의사는 이런 방식이 “오히려 황 아미노산의 생체이용률 저하나 결핍을 가리게 된다”며 “단백질을 제한하는 처방식에서 타우린을 추가하는 것이 비합리적이지는 않지만, 생체 내 타우린을 적정 농도로 유지하려면 체내에서 이용 가능한 메티오닌 및 시스테인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타우린은 메티오닌, 시스테인과 함께 황을 함유한 아미노산이다.

“DCM 있는 모든 개를 대상으로 타우린 농도 측정해야”

제니퍼 라센 수의사는 “타우린이 개의 DCM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완전히 설명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DCM이 있는 모든 개를 대상으로 전혈 및 혈장 타우린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이 관련 DCM 증례에서 타우린 결핍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타우린 검사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연관성 설명이 어렵다는 것이다.

제니퍼 라센 수의사는 “타우린 농도 저하는 질병 위험성과 부적절한 영양 상태를 나타내는 매우 좋은 지표”라며 다시 한 번 “모든 DCM 환자에서 타우린 농도 측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기고문(식이와 개의 확장성 심근병증)은 로얄캐닌의 반려동물 임상저널 포커스(FOCUS) 31.3호(한글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레인프리 사료와 DCM 연관성 밝히려면 타우린 농도 측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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