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병원생활]˝하나를 깊게 잘하기 위해 여러 분야가 모인˝ 이안동물의학센터

[아무튼, 병원생활] 이안동물의학센터 이인 원장

등록 : 2022.08.23 14:28:33   수정 : 2022.09.08 11:42:35 박성은 기자 stareunss@naver.com

수의사의 다양한 활동과 삶을 조명하기 위해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9기가 “아무튼, 수의사생활”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프로젝트는 [학교생활, 병원생활, 회사생활, 사회생활]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의대에 입학하고 한 명의 수의사가 되어 사회생활을 하기까지 겪는 중요한 이벤트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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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이후 진료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이대일(Dail Lee), 이제 단독진료를 어느 정도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소동물 임상은 갈수록 분업화, 전문화되는 추세이고 그 사이에서 일반 진료(General Practice) 수의사인 자신이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이 많아진다.

그러다 ‘자신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자신 있는 특화 진료 분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관심 있고 더 공부하고 싶은 진료 분야는 있지만 어떻게 전문성을 갖춰 나가야할 지 고민이다. 지금이라도 학위를 취득해야 할지, 세미나나 교육을 받으며 스스로 진료 수준을 높여야 할지…

다른 수의사들은 어떻게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 나가고 있을까? 특화된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동물병원장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아무튼, 병원생활]에서는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들을 취재해보았습니다. 영상의학과, 치과, 재활, 외과, 특수동물 순으로 5편의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안동물의학센터는 일선 동물병원 의뢰를 받아 영상의학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특정 과목만을 진료하는 형태의 전문진료 동물병원의 포문을 연 병원 중 하나입니다.

2014년 본지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이기도 했던 이안동물의학센터의 이인 원장을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9기가 다시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와 함께 수의영상의학을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안동물의학센터(이하 이안) 이인 원장입니다.

저는 94학번인데요, 제가 학부생일 땐 전국 수의대에 영상진단의학 교수님이 2개 학교에만 계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마치 지금의 마취통증의학과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셈이죠.

모교에도 수의영상의학 교수님이 안 계셔서 영상의학에 대해 자세히 접하지 못한 채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렇게 군대에 갔다 오고 임상수의사를 할 당시, 현재의 진료과목 분과개념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내과, 외과, 임상병리 그리고 영상의학이 나뉜 병원에 근무하며, 그 중 영상의학을 혼자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하며 영상의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지금까지 15년 동안 쭉 영상의학 수의사를 하고 있습니다.

 

Q. 영상의학을 전공했을 당시부터 전문병원을 꿈꾸셨나요?

영상진단의학을 우연으로 시작하게 됐다면, 전문병원은 제 선택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생각보다, 비전(vision)을 갖는데 집중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항상 수의학의 미래가 궁금해요. 당시 제 결론으론 ‘수의학이 미국수의학과 인(人)의 쪽을 따라갈 것이다’와 ‘무모한 도전이라도’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이안과 마찬가지로 수의학의 전문병원은 발전해왔고, 더욱 발전할 겁니다.

1세대를 무사히 지나온 시점에서, 앞으로 전문의 과정으로 배출될 친구들이 마련할 2세대 전문병원이 기대됩니다.

 

Q. 영상의학 전공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단점도 궁금합니다.

장점이자 제가 생각하는 영상의학의 가장 큰 매력은 ‘눈에 보이는 걸 할 수 있다’ 입니다. 파생되는 장점으로는 의사소통하기 쉽다는 점이 있겠네요. 물론 여러 의견이 부딪힐 때도 있지만요(웃음).

영상의학의 본질은 [눈에 안 보이는 걸 눈에 보이게끔 해서 본다]입니다. 우린 이걸, ‘비침습적으로 몸 속 들여다보기’라고 하죠.

과거엔 필름을 이용했지만 현재 대부분 디지털화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만들어진 정보는 편리함을 넘어, 여러 분야로 활용됩니다.

두 번째 장점이자 단점은 환자를 간접적으로 진료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실질적인 노동의 양은 감소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자의 선에서 환자의 치료 결과를 끝까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저희 병원의 경우, 이런 단점을 최대한 장점으로 승화시킬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원격으로 국가간 판독을 의뢰받거나, 코로나가 심해질 땐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비대면 근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수의대생으로서 보면 이안동물의학센터는 영상의학, 마취학, 진단검사의학 및 병리학이 합쳐진 전문병원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들 분야를 전문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영상의학에서 마취는 매우 중요합니다. MRI, CT를 촬영하려면 거의 100% 마취를 해야 하죠.

운 좋게 서울대 수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이인형 교수님과 인연이 닿아 이안과 수의사들을 위한 세미나를 함께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못하고 있지만, 지난 10여년간 함께 세미나를 이어왔습니다. 경북대 장민 교수님도 그 인연으로 이안에서 3년 넘게 근무하셨죠.

이안은 뇌척수액(CSF) 채취도 많이 하는데, 초기에는 외부 기관에 검사를 의뢰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진료하기에 결과도 늦게 도착하고, 원하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죠.

그래서 좀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료를 위해 임상병리팀을 만들었습니다. 환자를 여러 번 마취할 필요 없이 CSF 외에도 세침흡인생검(FNA), PCR 등을 위한 장비를 세팅했죠.

이처럼 영상과 임상병리의 전문성을 함께 가져가면 진단 정확도도 높일 수 있고요.

저희는 한 가지를 잘하기 위해서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내과 박사님도 계시고, 외과 석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도 함께 있어요. 한 가지를 깊게 잘하려면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2014년 데일리벳 전문병원 인터뷰 이후 8년 만인데요, 그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안은 더 전문화됐습니다. 하드웨어적인 변화도 컸지만, 이전에 말씀드린 소프트웨어적인 변화, 구성원들의 변화가 굉장히 컸습니다.

다양한 전공 수의사 선생님들이 더 많아졌고,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같이 근무하게 됐습니다.

 

Q. 최근 동물병원이 대형화되면서 MRI, CT를 도입한 동물병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안동물의학센터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전문병원 자체로 장점이지만(웃음), 첫 번째로 의뢰를 통한 진료행위가 이루어지니 보다 환자에게 집중해서 진료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병원의 역사에서 비롯된 신뢰(안전한 마취), 세 번째로 숙련된 스킬과 축적된 케이스(정확한 진단)가 이안의 경쟁력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이안동물의학센터로 의뢰를 맡기는 수의사 선생님들의 추천이 있겠죠.

복합적으로 보호자들이 이안을 선택할 땐, 직접 전화 예약이 아닌 의뢰 병원을 통해 예약하게 됩니다. 외래 병원을 거쳐 그 곳의 수의사 선생님들의 추천으로 만들어진 영상의학진단은 향후 직접 환자를 치료할 로컬병원에서 더욱 빛을 나게 됩니다. 

 

Q. 2014년 인터뷰에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도 궁금합니다.

최근에 직원들과 하고 있는 얘기 중 하나가 ‘과연 의학이란 무엇일까’입니다. 좀 더 근본적인 것에 대해서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 중 하나로 생각한 것이 안전입니다. 환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안전한 병원. 좀 더 안전하고 체계적인 병원일 것 같네요.

 

Q. 이안동물의학센터에서 실습해보고 싶은 학생들도 많은데요, 팁이 있다면

제가 학교에서 배울 때는 MRI를 매우 짧게 배웠고, 이안동물의학센터를 처음 시작할 때도 지방 쪽에는 MRI나 실습 장비를 접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나눔을 실현하려고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에 어렵지만 어떻게든 나눔이라는 가치관을 실현하고, 저희의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진행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사실 이력서나 지원서를 보는 입장에서는 진정성을 보게 됩니다. 적어도 병원 이름을 잘 알고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잘 알고 지원을 하셔야, 학생 본인도 실습에 오셔서 좋은 성과를 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기본을 잘 지켜 주시고, 그 안에서 본인의 진심과 태도를 보여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선발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긴 합니다만, 가능한 여러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한 학교나 한 성별로 특정되는 것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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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동물의학센터 취재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접한 말은 이안의 미션인 ‘생명에 희망을’ 이었습니다. 이안동물의학센터는 진료에서 안전·정확·신속을, 그리고 행정에서 심플·정확·소통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이 미션을 위해 안전하고 체계적인 병원을 만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이안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성은 기자 stareunss@naver.com 박연주 기자 yeon_7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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