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백신 도입, 항원 매칭·DIVA 핵심..낙관론 경계

프랑스도 백신접종군서 고병원성 AI 다발..비관세 무역장벽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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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금수의사회(회장 송치용)가 5월 27일(수) 천안 우정인재개발원에서 2026년도 상반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검역본부가 지난 겨울 국내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바이러스 특징과 병변 양상을 공유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AI 백신 도입 논의도 이어졌다.

한국가금수의사회가 5월 27일(수) 우정인재개발원에서 2026년도 상반기 세미나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겨울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62건이다. 23-24 시즌(32건), 24-25 시즌(49건)보다 발생 규모가 컸다.

H5N1형, H5N6형, H5N9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한꺼번에 순환한 점도 특징적이다. 3가지 혈청형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러스의 유전형도 다양했다. 올해 국내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유전형은 17종이다. 23-24 시즌이 3종, 24-25 시즌이 7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양성이 크게 늘었다.

이날 국내 고병원성 AI 발생현황을 소개한 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 이은경 연구관은 “올해 유입된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감염력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SPF 닭을 대상으로 한 병원성 평가에서 과거 큰 피해를 유발했던 16-17 시즌 H5N6형이나 21-22 시즌 H5N1형과 유사할 정도로 병원성이 강했다는 것이다.

오리에서는 닭과 마찬가지로 폐사를 유발한 H5N1형과 달리 H5N9형은 폐사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두 혈청형 모두 바이러스 배출은 쉽게 이뤄져 질병전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발생 포착은 축종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산란계는 주로 의심신고에 의해 포착된 반면 육용오리는 주로 능동예찰 과정에서 AI 항원을 찾아냈다.

피해가 집중된 산란계에서는 발생농장 내 바이러스 오염이 심각한 경우도 있었다. 1월까지 발생한 산란계 농장 15곳의 역학·환경시료를 검사한 결과 집란실, 사료빈, 통풍구 등 축사 외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양성률을 보였다.

이 연구관은 “전실을 비롯해 농장 여러 요소의 오염도가 생각보다 높았다”며 감염으로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계사나 외부 환경의 오염도 심해지며 그만큼 수평전파를 매개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지목했다.

(왼쪽부터) 바이오포아 조선희 대표, 검역본부 이은경 연구관
산란계에서는 의심신고, 육용오리에서는 예찰로 인한 포착이 다수를 차지했다.

바이오포아 조선희 대표는 고병원성 AI 백신 개발과 사용 현황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조 대표는 AI 백신 도입이 ‘완벽한 감염 방어’를 기준으로 논의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제껏 개발된 AI 백신은 발병과 폐사를 줄이고 감염축의 바이러스 배출을 억제해 피해 규모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뿐 감염 자체를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AI 백신 플랫폼을 크게 ▲불활화 백신 ▲벡터 백신 ▲VLP(바이러스 유사입자) 백신 ▲saRNA(자가증폭 RNA) 백신으로 분류하고 그 장단점을 비교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의 핵심 요소로 야외주-백신주의 항원 매칭과 감별(DIVA)을 지목했다.

조 대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워낙 변이가 심하다. 유행하는 야외주에 맞춰 백신주를 갱신하는 것이 효과를 판가름한다”고 설명했다.

DIVA는 백신으로 인해 억제된 야외주 감염 양상을 찾아내 대응하는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규정에 따라 AI 백신을 사용하는 경우 야외주의 부재를 증명해야 청정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여기에도 반드시 DIVA가 요구된다.

2023년부터 상업용 오리에 고병원성 AI 백신을 도입한 프랑스도 NP ELISA를 통한 DIVA가 가능한 유전자재조합 백신과 saRNA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겨울 대형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고병원성 AI 피해가 커지면서 백신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2020년 이후 매년 유입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어김없이 가금농장으로 확산됐고, 반복적으로 발생한 농장은 최대 80%에 달하는 살처분보상금 삭감으로 인해 생존의 기로에 섰다.

특히 일선에서는 대형 산란계 농장의 환기 시스템을 타고 들어오는 공기전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차단방역만으로는 막을 수 없으니 시범 접종으로라도 백신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활용한 백신도 국내에선 바로 쓰기 어렵다. H9N2형 저병원성 AI가 순환감염하는 데다 그에 대한 백신까지 접종하는 국내에서는 NP ELISA를 통한 DIVA가 당장은 불가능하다.

효과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 이윤정 과장은 타국 백신 활용 사례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특히 중국을 우수 사례나 AI 백신 도입의 근거로 활용하는 데 주의를 당부했다.

이윤정 과장은 “올해 프랑스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40% 가량이 백신접종군(오리)에 해당한다”면서 “중국도 공식적으로는 청정국이지만 국가가 인정하지 않을 뿐 발생보고나 관련 논문은 계속 나온다. 질병은 여전하고 항원의 변이도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AI 백신을 도입한) 유럽에서 푸드체인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지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면서 국내 당국도 백신 관련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함께 소개했다.

검역본부가 NA 항원으로 DIVA가 가능한 형태의 불활화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H9N2형 저병원성 AI 백신도 DIVA가 가능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AI 백신과 연관된 비관세 무역 장벽 문제도 지목됐다.

프랑스가 백신을 도입하면서 DIVA를 철저히 실시하고 있지만, 미국·일본 등은 가금산물 수입을 중단했다. WOAH 규정이 있더라도, 실제 수출입 무역은 각국 간에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 고병원성 AI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도 백신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건국대 송창선 교수는 “현재 고병원성 AI 백신을 가장 고민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도 AI백신으로 인해 비관세 무역장벽이 무너질까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고민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감염을 차단하는 형태의 차세대 백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 항원 매칭·DIVA 핵심..낙관론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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