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줄이는 유럽형 젖소 유방염 예방관리, 한국도 머지 않았다

발생 후 항생제 처치 벗어나, 환경·사료·백신 등 발생 전 예방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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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염은 낙농가를 괴롭히는 주요 질병으로 꼽힌다. 정확한 원인 진단 없이 ‘이 약 저 약’ 써보는 경우가 많아 낙농가 항생제 오남용 문제로 이어지는 주범이다. 축산 항생제 관리가 강화됨에 따라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우병학회는 2일 개최한 제22차 학술대회에서 히프라 스페인의 다니 잘두엔도 수의사를 초청, 축산 선진국의 유방염 관리 트렌드를 조명했다.

잘두엔도 수의사는 “항생제 내성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산현장의 항생제 사용은 점차 까다로워지는 추세”라며 “치료보다 진단, 예방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프라 스페인 축우 담당 매니져 다니 잘두엔도 수의사
히프라 스페인 축우 담당 매니져 다니 잘두엔도 수의사


축산 항생제 관리 강화는 세계적 추세..한국도 수의사처방제 확대 움직임

잘두엔도 수의사는 “유럽 각국별로 차이는 있지만 축산 항생제 관리는 강화되는 추세”라며 항생제 관리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예로 들었다.

수의사 처방 하에 사용함은 물론이고, 모든 처방전을 전자시스템으로 발급하게 하여 농가와 수의사의 사용 총량을 관리한다. 일평균 항생제 사용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경고조치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축산업 허가를 박탈하기까지 한다.

인의처럼 항생제를 분류해 내성우려가 적은 것부터 사용토록 하고, 광범위 항생제나 차세대 항생제 등은 내성검사를 실시하지 않고는 처방할 수 없도록 규제한다.

이처럼 관리제도가 강화되면서 네덜란드는 2009년 이후 5년 동안 낙농가 항생제 사용량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낙농가 항생제의 70% 이상에 유방염 치료에 사용되는 만큼 우려도 있었지만, 항생제 사용량 감축에 따라 유방염 문제가 심각해지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잘두엔도 수의사는 “네덜란드의 항생제 사용량이 줄었지만, 유방염이 늘거나 농가 평균 체세포수치가 높아지지는 않았다”며 “관리 이전의 오남용 문제를 반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축산 항생제 관리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2013년 수의사처방제가 도입된 후 페니실린계를 포함한 항생제 성분 추가지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잘두엔도 수의사는 “세계 각국의 시민사회, 언론, 정부가 축산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한국도 항생제 내성문제와 유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의사 진단
·환경관리·백신처방 기반한 유질관리 컨설팅 늘어나야

잘두엔도 수의사는 항생제 대신 축사환경과 착유기 등 주요 전염경로를 철저히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백신으로 개체 면역을 높여주는 등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수의사가 매월 정기적으로 농가를 방문하면서 젖소 개체별 체세포수와 임상형 유방염 개체수 등을 체크하고, 원인체 진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잘두엔도 수의사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대장균 등 환경성 병원체의 검출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으로 인한 유방염을 예방하는 히프라 스타박(STARTVAC) 백신을 소개했다. 2009년 EU의약청에 최초 등록된 불활화 유방염 백신인 스타박은 전염성 유방염의 전염력을 낮추고 치료율 증가, 도태율 감소 등의 효과를 나타냈다.

잘두엔도 수의사는 “백신만으로 유방염을 100% 막을 수는 없지만, 유질관리 프로그램의 일부로서 중증 유방염에 의한 비용지출을 감소시키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우병학회에 참가한 한 임상수의사는 “국내 낙농가에서는 자가진료가 만연돼 유방염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의사 진단은커녕 농가가 이 항생제 저 항생제 주먹구구식으로 써보다 효과가 없으면 도태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개체치료가 줄고 우군단위의 체세포 관리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더 심해지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그는 “체세포수가 높거나 유방염이 있는 젖소의 우유는 버리는 식으로 유대를 맞추는 실정”이라며 “원인체 진단과 백신처방을 수의사의 유질 컨설팅과 연계해 보편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생제 줄이는 유럽형 젖소 유방염 예방관리, 한국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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