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막으려면‥수의사 진료시스템 정착돼야

박경훈·최종영 원장, ASF 중앙역학조사 참여 경험 공유

등록 : 2019.11.28 06:12:50   수정 : 2019.11.28 00:33:19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ASF를 조기에 발견한 농장은 정기적으로 진료하는 수의사가 있었다”

20여년의 양돈임상 경력을 갖춘 박경훈 피그만 클리닉 원장과 최종영 도담동물병원장은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장에 대한 중앙역학조사에 참여했다.

두 원장은 27일 충북 C&V센터에서 열린 한국양돈수의사회 연례세미나에서 역학조사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ASF 방역개선대책을 제언했다.

박경훈 원장은 과도한 예방적 살처분보다 접촉성 질병 특성에 맞춘 세련된 정책을 주문했다. 최종영 원장은 수의사에 의한 진료·예찰시스템이 정착돼야 ASF를 조기에 발견해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경훈 피그만클리닉 원장

박경훈 피그만클리닉 원장

발생돈방, 발열 개체 위주로 전염 확인..직접 접촉에 초점 맞춰야

깜깜이 채혈검사는 소용 없다..수의사 진료 기반 예찰 필요해

박경훈 원장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발생농장의 특징을 소개하면서 ASF 바이러스가 직접 접촉에 의해서만 전염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역학조사에 참여했던 발생농장 대다수가 감염개체가 속한 돈사나 돈방, 스톨 등 좁은 범위 내에서만 발병했고, 농장 안에서도 전파속도가 매우 느렸다는 것이다.

한 발생농장에서 시행된 대규모 정밀검사 결과도 이 같은 특성을 시사한다. 감염개체가 속한 돈방과 이웃 돈방을 포함해 돼지 98두를 채혈해 검사한 결과, 감염개체가 속한 돈방을 제외하면 농장 내 다른 돼지에서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감염돈방에서도 발열 등 의심증상을 보인 개체 14마리 중 12마리가 양성이었던 것에 반해, 증상이 없던 돼지는 6마리 중 1마리에서만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게다가 발생농장 주변을 포함한 예방적 살처분 농장 어디에서도 숨어 있던 ASF 양성개체가 검출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훈 원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접촉성 질병이니 과감하기보다 세련된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역단위 살처분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열개체를 확인하기 위한 열화상 카메라 적용이 중요하다”며 “농장 내 모니터링은 물론 출하돼지에 대한 도축장에서의 열화상 카메라 검사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의심개체 포착 (박경훈 원장 발표자료)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의심개체 포착 (박경훈 원장 발표자료)

최종영 원장은 양돈 전문수의사에 의한 농장관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종영 원장은 “(채혈검사) 모니터링으로 잡아낸 농장이 많지 않았던 반면, 정기적으로 진료하던 수의사가 있는 농장에서는 조기에 잡아낼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일부 발생농장의 경우 발생 확인 직전에 실시했던 일제 채혈검사에서는 음성이었다. 실제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농장이라도 현장을 잘 아는 수의사가 증상이나 농장상황 등을 보고 의심개체를 뽑아내 검사하지 않는 한 위음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파주의 최초 신고농장(1차)의 경우 방역관리가 좋은 편이었던 것은 물론, 평소 자문을 받던 양돈 전문수의사를 통해 조기신고가 가능했다.

김현일 양돈수의사회 ASF비상대책센터장은 “최초 신고농장이 조기 신고하지 못했다면 지금 우리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놓여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영 원장은 “질병이 터지면 수의사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축소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수의사가 농장을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ASF 대응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에서의 ASF 바이러스 유입 위험이 상존하는만큼 조기에 예찰기반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영 도담동물병원장

최종영 도담동물병원장

발생농장 돼지·차량·직원의 동선 겹친다..멧돼지보다 수평전파에 무게

역학조사에 참여했던 두 원장은 이번 ASF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차량·사람에 의한 전파가능성을 꼽았다.

최종영 원장은 “멧돼지가 원인이라면 넓은 지역에 단기간에서 발생하기 어렵다”며 “사료나 브랜드, 출하 등 역학관계로 묶여 있던 농장에서 결국 터진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외부차량이 농장 내부로 들어오는 국내 양돈농장의 방역 취약점도 지적됐다.

농장 내부에서 돈사 사이를 이동하는 돼지의 동선과 외부출입차량, 직원들의 동선이 겹치다 보니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임신사와 분만사를 자주 오가는 모돈에서 주로 감염개체가 발견된 점과도 연관된다.

박경훈 원장은 “ASF를 계기로 농장의 차단방역시스템도 보완되어야 한다”며 “가능한 농장 내부에 돼지만 지나가는 ‘돼지 이동로’를 설치하고 동선을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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