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반려동물 만성신부전 진단·치료의 최신 지견

UPC 통한 단백뇨 관리, SDMA 활용 모니터링 재조명..CKD 관리 가이드라인 세워야

등록 : 2017.11.09 13:43:22   수정 : 2017.11.09 13:43:42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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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의료수준이 향상되고 노령동물이 많아지면서 만성질환 관리가 개원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만성신장병(CKD)은 조기진단이 어렵고 완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숙제를 던지고 있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이지만 최근에는 SDMA 진단법이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등 새로운 무기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데일리벳은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과 함께 만성신장병 진단과 치료의 최신 지견과 현장경험을 공유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일시 : 2017년 10월 20일 연세세브란스 빌딩

주제 : 개와 고양이의 만성신부전 : 관리와 치료

패널 : 박희명 교수(건국대학교) / 한동현 내과원장(우성동물의료센터) / 이준 내과과장(일산동물의료원) / 박자실 원장(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 박지희 원장(조이동물병원)

박희명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 한동현 내과원장은 CKD 환자에서 단백뇨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준 내과과장은 지난해 좌담회에 이어 보다 업데이트된 SDMA 활용경험을 전달했다.

일선 현장에서 고양이 진료에만 전념하고 있는 박자실 원장과 박지희 원장은 고양이 CKD 관리의 가이드라인과 세민트라 활용 증례를 소개했다.

우성동물의료센터 한동현 내과원장

우성동물의료센터 한동현 내과원장


단백뇨 잡아낼 UPC 검사 적극 활용해야..보호자 교육 중요해

한동현 : 모든 CKD 환자에서 반드시 단백뇨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단백뇨 발생은 저알부민혈증, 사지의 부종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신증후군 (Nephrotic syndrome) 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과 달리 동물에서는 귀를 흔들며 터는 행위로 인해 귀끝에 부종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사지나 귀끝에 삼투성 부종 등이 확인되는 신증후군(Nephrotic syndrome)으로 이어질 수 있다. CKD 환자에서 단백뇨가 발생하면 환자의 생존성이 저하된다.

단백뇨 여부를 보다 정확히 판정하려면 UPC(Urine Protein/Creatinine ratio)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오줌의 농축여부에 간섭을 덜 받고, 단일 측정으로도 24시간 뇨샘플을 모아 검사한 것과 상당히 일치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IRIS에서도 탈수, 전신고혈압과 함께 단백뇨 관리를 치료전략의 초점으로 삼고 있다. CKD 관리에 중요한 마커인만큼 보호자 교육에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개에 비해 고양이의 방광천자가 부담된다고 여기실 수 있지만 보정만 잘하면 크게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가능한한 기본적인 요검사와 UPC를 함께 실시하고, 요스틱에서 +2 이상의 결과를 나타내면 반드시 UPC 검사를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

단백뇨를 보이는 CKD 환자에게는 ACE억제제나 ARB가 권고된다. 고양이에서는 이미 시판되는 ARB 제제가 있고, 단백뇨 개선 효과도 좋았다.

ACE억제제가 질소혈증 악화를 유발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의 악순환을 방치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크레아티닌 수치 상승만 무서워할 수 없다고 본다. 크레아티닌 수치 변동에 유의하면 사용하되 ACE억제제의 단점보다 장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희명 : 단백뇨가 있더라도 신전성, 신후성 원인을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농피증이나 아토피 증상이 심한 피부환자에서도 단백뇨를 보일 수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노령묘의 채뇨검사는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노령묘의 30% 이상이 신장질병에 걸리는만큼 미리 검사하여 요비중, 요당, 요원주 출현 등 이상징후가 있을 때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

ACE억제제도 환자에 따라 유연하게 처방해야 한다. 수화를 원활하게 시킨다는 전제하에 크레아티닌 수치 변동을 모니터링하면서 사용해야 한다.

일산동물의료원 이준 내과과장

일산동물의료원 이준 내과과장


SDMA, CKD
환자 장기 모니터링에도 유용

이준 : SDMA는 신장이 40% 가량 손상된 시점부터 상승한다는 점에서 크레아티닌(75% 이상 손상 시 증가)보다 CKD 조기진단에 적합한 지표다. 환자의 근육량에 연관없이 GFR과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초 CKD 진단에도 좋지만 기존 환자의 모니터링에도 활용도가 높다. 2016년 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직접 의뢰한 SDMA 케이스 365건(개351, 고양이14)을 분석해보니 모니터링 목적으로 의뢰한 경우가 212건으로 58%에 달했다.

SDMA 수치가 기준치 이상으로 상승한 210건 중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인 케이스 150건에 달했다. 그만큼 SDMA가 신장 손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신부전이 진행돼 근육량이 줄어든 중증환자에서는 크레아티닌에 비해 신장기능을 보다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자료 : 이준 내과과장)

(자료 : 이준 내과과장)

 
실제 케이스를 보다 보면, 크레아티닌은 정상범위 근처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와중에 SDMA는 기준치 이상에서 활발하게 변동하는 경우가 있다. CKD 처치가 진행되면서 크레아티닌은 감소했지만 SDMA가 기준치 이상일 경우는 보다 주의깊게 관찰하거나 보호자에게 재발 가능성을 주지시키는 근거로도 활용할 수 있다.

IRIS 1단계 여부를 진단할 때는 반드시 SDMA를 활용하는 편이다. 3, 4단계 중증환자에서도 초기 안정화 이후 모니터링을 지속할 때도 가급적 사용한다. 다른 지표보다 신장 변화를 민감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동현 : 현장에서는 보호자 순응 관련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동물병원 내에서 검사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닌데다가, 아이덱스 측에서 권장하는 혈청 샘플량이 1CC에 달하다 보니 특히 고양이에서 검사기준에 적합한 채혈량을 확보하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박지희 : 고양이는 샘플 확보기회는 적고 필요한 검사는 많아 경정맥을 자주 활용하는 편이다. 그러기 위해 보호자와의 공감대와 신뢰가 선행될 수 있도록 먼저 노력하고 있다.

박희명 : 사실 실험방법 자체만 놓고 볼 때 0.2~0.3ml이면 수치 도출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고양이에서 채혈이 상대적으로 까다롭고 스트레스에 더 민감한 만큼, 아이덱스 측이 검체 용량을 상세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박자실 원장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박자실 원장


고양이 CKD 관리, 진행 늦추며 삶의 질 향상에 초점

박자실 : 노령동물을 기준으로 고양이는 3마리 중 1마리가 CKD에 걸릴 정도로 발생빈도가 높지만, 고질소혈증을 견디는 능력은 개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고질소혈증을 잘 견딘다는 점은 치료관리에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증상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게 되면서 보호자가 동물병원을 찾지 않거나 조기치료를 거부하게 만드는 악영향도 있다. 차라리 아파서 내원한 경우보다, 다른 수술이나 건강검진 과정에서 CKD가 시사되면 보호자 설득이 더 어려운 것 같다.

이상적으로는 IRIS 2, 3단계에서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한다. 신부전 진행을 늦추면서 적절한 영양과 수화, 합병증 관리로 삶의 질을 높여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보호자 분들은 예후에 특히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 IRIS 단계에 따라 평균 생존기간은 2단계는 3년, 3단계는 2년, 4단계는 1개월으로 제시된다. 처방식 급여나 투약 등 관리에 잘 협조해주는 고양이일수록 오래 사는 편이다.

적절한 수화를 위해서는 보호자의 세밀한 관찰이 필수적이다. 보호자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어디서, 어떻게 물을 먹는지 세심히 체크해 활용해야 한다. 그래도 안되면 피딩튜브나 피하수액을 활용하고 있다.

처방사료를 급여하면서 혈중 인수치를 모니터링한다. 혈압 관련 합병증 환자를 많이 보진 못했지만 암로디핀 등에 잘 반응했던 경험이 있다.

하부요로계감염도 생각보다 많은데 가급적 배양검사를 시도하되, 여의치 않다면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 제제를 주로 쓰는 편이다. IRIS 3,4기로 넘어가면 빈혈 합병증도 흔해져서, 개인적으로는 사용횟수나 효과 등을 고려해 다베포에틴(Darbepoietin) 제제를 주로 활용한다.

한동현 : 자가진료를 통해 피하수액을 놓는 문제는 감염이나 과수화 등의 위험과 비수의사의 진료행위로 인한 법률적 문제점을 갖고 있다. 가끔 신부전이 그리 심하지 않은 환묘인데도 피하수액을 가르쳐달라고 요구하는 보호자도 적지 않다.

박자실 : 아직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CKD stage 2 의 1 년령 고양이 보호자분이 매일 피하수액을 하고 있다는 얘기에 놀란 적이 있다. 필요한 상황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박희명 : 영양관리, 보조제 활용할 때 모니터링 지표에 기반해야 한다. BCS뿐만 아니라 BUN-크레아티닌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면 영양불균형을 의심해봐야 한다.

빈혈을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철분제를 활용하기 보다는, 철결핍에 의한 빈혈이라면 혈소판 증가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러한 검사수치를 기반으로 철분 결핍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조이동물병원 박지희 원장

조이동물병원 박지희 원장


CKD
고양이 단백뇨 합병증에 세민트라 효과..기호성·편의성도 강점

박지희 : 고양이 CKD 환자에서 단백뇨는 그 자체로 증상이기도 하지만, 신장세뇨관에서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신장의 만성적인 악화를 늦추려면 IRIS 2, 3단계부터 항섬유화 치료를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안지오텐신II 생산을 줄이는 기존 ACE억제제와 달리 ARB는 안지오텐신II가 작용한 AT1수용체를 차단한다. 신장수출동맥을 이완시켜 사구체압을 줄임으로써 단백뇨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Sent 등이 2015년 미국수의내과학회지(JVIM)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텔미사탄(ARB)이 베나제프릴(ACE억제제)에 비해 진성단백뇨 환자에서의 단백뇨 저감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본원에서 고양이 CKD 환자 12마리를 대상으로 텔미사탄 성분의 신약 ‘세민트라’를 사용한 결과, 단백뇨 감소에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별다른 부작용도 없었고, 물약형태에 고양이들도 잘 먹어 보호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텔미사탄이 신장부담을 줄여주는데 좋은 효과를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CKD 환자를 치료할 때는 보호자의 기대치와 이해도를 잘 관리해야 한다. 투약의 목표가 신장병의 완치가 아니라, 신장기능을 개선하고 신장병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데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치료하는 과정은 수의사와 보호자가 신뢰를 쌓는 과정이기도 하다. 보호자의 치료의지를 다지면서 CKD 4기로 넘어가는 시간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동현 : 세민트라가 현재는 고양이용으로만 허가가 나 있지만, 개에 대한 ARB 처방에 관한 연구는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도 관련 학술논문들을 참고하여,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은 환자에게 보호자 동의 하에 ACE억제제와 ARB를 병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던 적이 있다.

(병용에) 완전히 신뢰할 만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쌓였다고 보긴 어렵지만, 조절되지 않는 단백뇨 환자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본다.

건국대학교 박희명 교수

건국대학교 박희명 교수

박희명 : CKD 환자는 복합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처방사료를 통한 영양관리를 중심으로 고혈압, 빈혈, 단백뇨 등의 합병증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다. 완치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기 보다는, 진행을 늦추며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어야 한다.

보호자들 스스로 다양한 보조제를 먹이고 있지만, 이들이 꼭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식욕부진이나 전해질 불균형 등 개별 증상에 맞춰 활용해야 한다.

전통적인 BUN, 크레아티닌 중심의 진단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선 임상가들이 기본적인 요검사, 요비중, 혈압, UPC 등을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7, 8세가 넘어가는 환자들은 관련 증상이 없어도 SDMA를 적극적으로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세민트라가 현재 고양이에서만 허가가 되어 있지만, ARB 성분은 개에서 충분히 응용 가능성이 있다. ACE억제제와 ARB의 병용도 추가적인 연구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수의사 협회 차원에서 핵심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일선 임상가들 모두가 지키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그래야 과잉진료 관련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동물병원의 처방내용에 대한 보호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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