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치료비는 왜 비싸요?한국과 똑같은 고민하는 영국

BBC, 반려동물 진료비 상승 원인 분석 기사 내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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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싸다는 인식은 한국이나 영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영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사인 BBC가 최근 ‘동물 치료 비용이 왜 비싼가’라는 기사를 통해 동물병원 진료비를 둘러싼 각종 오해와 여러가지 상황을 분석했다.

BBC 측은 “동물치료에 드는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12%정도 증가했고, 반려동물 보험비 역시 함께 상승했다”고 밝히며 최근 위절개 수술을 받은 반려견의 사례를 소개했다. 양말을 삼킨 저스틴 웹씨의 반려견의 수술 및 치료에는 총 5천 파운드(약 875만원)가 소요됐다. 웹씨는 “매달 30파운드(약 5만 2천원)씩 납부하고 있는 반려동물 보험을 통해 진료비를 납부할 수 있었지만, 동물치료비가 얼마나 비싼 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 임상수의외과협회(SPVS)에서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동물임상 회원 중 76%가 1년 안에 진료비 상승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백신접종 등의 일상적인 진료의 경우 평균 3.3% 진료비가 상승했으며, 고양이 치과 치료의 경우 17.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한 반려동물 보험 회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진료비·치료비는 개체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 교통사고 고양이의 경우 진료비가 875파운드(약 153만원)였으며, 무릎 인대 파열 케이스의 개는 치료를 위해 1200파운드(210만원)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보험 통한 만족도 높아..하지만 가입률은 낮은 편

고양이 4마리를 사육하는 앙트와네트 브라이트모어는 매달 고양이들을 위해 14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과거에 개도 길렀었던 브라이트모어씨가 20년간 납부한 반려동물 보험료는 약 18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브라이트모어씨는 이에 만족하고 있다.

브라이트모어씨는 “보험료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책임감 있는 보호자의 당연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나는 이미 보험의 효과를 봤다. 심장 문제가 있던 반려견의 경우 심초음파 등 각종 검사를 많이 받았고, 다른 반려견은 MRI 검사까지 하며 525만원의 비용이 들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BBC 측은 “반려동물 보험에 이렇게 만족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영국 내 보험 가입률은 낮다. 개는 25%, 고양이는 15%만이 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하며 ▲백신접종·중성화수술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보험 적용이 안되는 것 ▲노령동물에 대한 보장성이 낮은 것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새로운 장비·검사방법 개발로 진료 원가 높아져”

“진료비 증가했지만, 수의사 연봉 올라가지 않아”

영국의 수의사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해진 치료 옵션들의 영향으로 최종 진료비가 늘어난 것이지, 수의사의 비양심 때문에 진료비가 상승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더블린에서 동물병원을 하는 피트 웨더번 수의사는 고양이 치과 진료를 예로 들며 “수 년 전만해도 고양이가 치통을 느낀다면 고양이를 마취·진정 시킨 후 이빨을 검사하고 썩은 치아를 제거했다. 그게 일반적인 치료였고 정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치아 엑스레이 촬영을 권한다. 치과 엑스레이를 보유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진료비의 원가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수의사회의 션 웬슬리 회장 역시 “새롭게 개발된 진단기법과 영상장비 사용이 늘고 있으며, 치료 방법도 계속 다양해진다. 이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동물 분야에는 (공적)의료보험제도가 없으며, 대부분의 동물병원이 작거나 중규모 병원이다. 이런 병원들은 증가된 원가를 그냥 떠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의 약품 구입이 더 저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영국수의외과협회의 닉 스튜어트 회장은 “동물병원에서 약을 구입할 때는 단순히 약만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진료와 상담도 함께 얻는 것”이라며 “상담은 각 개체별로 다르게 적용되는데, 이런 것은 온라인에서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동물병원 진료비가 높아지는 것이 수의사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터 브라운 수의사는 “10~15년 경력의 수의사는 5만 파운드(약 8,800만원)의 연봉까지 받을 수 있지만, 최근 초년생 수의사의 연봉은 3만 파운드(5,300만원)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3.7% 감소한 것”이라고 전했다.

BBC는 반려동물의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보호자들의 진료 순응도가 올라건 것도 동물병원 진료비 상승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BBC는 아비가일 우드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King’s College 런던의 ‘인간과 동물의학의 역사학’ 교수인 우드 씨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계속 변해왔다”며 “이제 반려동물을 집안에서 키우게 됐고, 거의 사람과 동일하게 생각하며, 그들과 강한 감정교류를 형성한다”고 평가했다.

동물 치료비는 왜 비싸요?한국과 똑같은 고민하는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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