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백두대간 축으로‥멸종위기종 보전 남북협력 방안 모색

정치·경제보다 빠르게 재개될 환경분야 생태협력..남북 공동 조사·서식지 확보 협력

등록 : 2018.09.06 07:46:40   수정 : 2018.09.06 09:33:10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남북관계 평화바람을 타고 멸종위기종 복원을 비롯한 생태협력에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무장지대(DMZ)와 백두대간을 생태축으로 남북이 멸종위기종 서식지 확보, 복원대상 동물 교류 등 협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환경부가 4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반도 멸종위기종 보전 남북협력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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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의원은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의 일부지만 한국의 생태계는 섬나라나 다름없다”며 분단의 현실이 한국 생태계에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이항 서울대 교수는 “분단으로 인해 한반도 전체를 포괄하는 생물다양성 정책 추진이 불가능한 가운데 남쪽은 과도한 개발, 북쪽은 산림 황폐화로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러시아 지역과 백두대간을 통해 이어져야 할 한반도 생태계의 허리가 끊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부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 DMZ 인근이 멸종위기종의 보고가 된 것이다.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DMZ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01종을 포함한 야생생물 5,929종이 살고 있다. 국내 멸종위기종(267종)의 약 38%에 이르는 수치다. 반달가슴곰이나 두루미, 산양, 사향노루, 수달 등 시민들에게 친숙한 멸종위기종 동물들도 DMZ에서 목격된다.

국립생태원 최태영 박사는 “이미 DMZ 내부에서 금강산 출신으로 추정되는 반달가슴곰이 포착된 바 있다”며 “극동러시아 지역에서 이미 포화상태인 한국 호랑이가 백두대간을 따라 DMZ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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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생태협력에 기대와 우려를 함께 드러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오일찬 박사는 “멸종위기종 보전, 생물다양성 등 환경분야 협력은 정치·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분야로, 남북 협력이 재개되면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라고 진단했다.

북한이 올해 람사르협약에 가입했고, 환경당국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정부기구로 가입하는 등 야생환경 보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북·중·러 학자들과 호랑이 관련 현지연구에 참여했던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임정은 박사는 “미국과 소련이 냉전시대에도 알라스카 바다코끼리 보호를 위해 힘을 합쳤던 것처럼 야생동물 보호는 국가간 교류의 매개체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의 협력은 갑자기 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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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협력의 출발점으로는 남북 사이의 생태정보교류와 합동조사를 지목했다. 전성우 고려대 교수는 “우선 북한과 함께 표준화된 환경정보 데이터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그 기반 위에서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MZ 탐사 연구해온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도 “백두대간 종축과 DMZ 횡축의 조사협력을 중심으로 한반도 차원의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며 “북한이 수용가능한 의제부터 차분히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멸종위기종 보전 협력과 관련해서는 서식지 확보 사업에 주목했다. 멸종위기종을 인위적으로 번식한다 한들, 나가서 자립할 수 있는 서식공간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지리산 반달곰 복원사업 과정에서 ‘종 수준의 증식보다 서식지 안정화’가 먼저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경제문제가 시급한 북한에서는 이에 대한 협력이 병행돼야 멸종위기종 생태협력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항 교수도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동물들 대다수가 극동러시아 접경지에 남아있는 만큼 백두대간 생태축이 회복되면 한반도로 자연히 돌아올 것”이라며 “인위적인 재도입보다 서식환경 회복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백두대간과 두만강 사이의 산림을 복원해 동북아시아 생태계와 한반도를 잇는 생태축을 회복하는 한편, DMZ와 백두대간이 만나는 금강산-설악산 지역을 국제평화공원으로 지정해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호관리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청사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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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멸종위기종 보전 정책은 이제까지의 개체복원에서 서식지 복원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한반도 전체를 다룰 멸종위기종 보전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북한과의 협력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한이 서로의 멸종위기종을 교류하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주변국이나 국제기구와 함께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장을 방문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평화의 세기에 남북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복원이 우리의 과제”라면서 “현재는 UN 대북제재로 중단된 상황이지만, 숨가쁘게 변화하는 한반도 상황을 고려해 남북 환경협력을 신중히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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