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남북 공동방역 나서야‥순망치한 막는다

중국 ASF 멧돼지 통해 한반도 남하 가능성..한돈협회 `소독약품 대북지원 의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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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역과 몽골, 베트남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전파를 막기 위해 남북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축질병 공동 방역을 위한 협력은 대북제제의 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남북이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상생적인 구조라는 주장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농어업정책포럼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남북공동방역 제안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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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상생적 협력..소독약·진단키트 등 방역기자재 지원

ASF는 주로 야생 멧돼지나 감염된 돼지, 돈육가공품의 이동으로 전염된다. 유럽 각국은 멧돼지를 통한 전파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렵을 늘리거나 국경에 펜스를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ASF는 북한 인접지역인 동북 3성을 포함해 전국으로 전파됐다. 백두산 근처 중국 지역의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2007년 조지아에서 발생한 ASF가 동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것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에도 멧돼지로 인한 ASF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까지 남하할 수 있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뿐만 아니라 구제역, 광견병 등 다양한 질병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때문에 북한의 방역을 돕는 것은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김현권 의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사, 연구에 협력하는 것은 대북제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일각에서 비판하는 북측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도 아니며, 상호 필요에 의해 협력하는 호혜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영 농어업정책포럼 동물방역복지분과위원장은 “북측에 방역물품과 기술을 지원하는 일을 ‘상생적 지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소독약이나 구제역 백신 등은 북측 당국에도 필요한 방역자원”이라고 진단했다.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남북교류의 경색국면을 해소하고 인도적 지원과 병행한 공동방역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북측 의사를 타진해 소독약이나 구제역 백신 등 방역기자재를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축산 분야 협력과 함께 가축질병방역인프라 구축을 돕는 방식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해외원조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베트남에 국립가축질병진단센터 건립을 지원한 선례도 있다. 베트남에서 최근 발생한 ASF를 잡아내는데 국내 진단기술이 활용되기도 했다.

하태식 한돈협회장은 이날 “북한을 위해 당장 2천만원가량의 소독약품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며 공동 방역 필요성에 공감했다.

남북공동방역 로드맵을 제안한 김준영 농어업정책포럼 동물방역복지분과위원장
남북공동방역 로드맵을 제안한 김준영 농어업정책포럼 동물방역복지분과위원장

협력 구체화 준비에 역할분담해야..민관 투트랙 전략

김훈아 통일부 교류협력국 개발지원협력과장은 “동물질병 방역은 말라리아나 산림병해충 방제처럼 남북 공동에 이익이 되는 분야”라며 “내부적으로 농림부와 전문가 단체가 공동방역협력 컨텐츠를 마련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통일부가 대북 협의에 나서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북한 당국과 실무협상에 나섰던 김창섭 체리부로 부회장(전 농식품부 가축방역과장)은 “과거 미국이 남미의 구제역을 막기 위해 멕시코의 방역사업을 지원하여 양국 모두 이익을 본 선례가 있다”면서 “협력 초기에는 당장 활용하기 어려운 진단 장비보다 소독약이나 각종 약품, 진단키트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간과 정부 차원의 남북교류가 투트랙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로 평양을 방문해 남북공동방역과 남북 수의협력사업을 제안한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남북 공동방역은 민간과 정부 차원의 투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대북제제 국면에서 장기적인 교류협력을 이어가려면 남측의 충분한 사전준비와 더불어 남북간의 신뢰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통일수의축산포럼’을 출범시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함께 민간차원의 수의축산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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