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인류 역사를 바꾼 수의학 6 ― 임동주 수의사

등록 : 2018.01.08 14:45:13   수정 : 2018.02.07 12:24:42 데일리벳 관리자

[연재] 인류 역사를 바꾼 수의학-임동주 수의사

6. 농업혁명과 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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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혁명이란 용어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구석기 시대를 마감하고 신석기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류의 삶이 획기적으로 변화된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을 최초로 사용한 영국의 고고학자, 고든 차일드(1892~1957)는 수렵 채집에만 의존하던 인류가 농경이라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생산양식으로 접어듦으로써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발전을 이루었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한 신석기혁명은 곧 농업혁명이다. 농업혁명이 잉여 생산물을 만들어 농사일에서 해방된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전문적인 분야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요즘과 같은 인류 문명을 탄생하게 했다는 것이다. 고든 차일드는 가축 사육의 시작과 목축을 농업혁명의 부수적인 요소로 보았다. 하지만 가축 사육은 농업혁명의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농업혁명과 맞먹는 또 하나의 혁명, 즉 가축혁명으로 따로 분리해서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축의 힘을 빌리지 않은 농사는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없었다. 물론 옥수수와 같이 생산성이 높은 작물을 키운 아메리카에서는 가축 없이도 마야 문명을 탄생시킨 예외는 있다. 하지만 대다수 고대 문명이 싹튼 곳은 소 등을 농업에 이용하여 단위당 높은 생산성을 올려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 수 있게 된 지역들이다. 이런 곳에서 도시가 형성되고 문명이 탄생했다. 

가축 키우기가 단지 농업의 변화만 가져온 것은 절대 아니다. 가축 없이 오로지 인간의 노동력으로만 이룩한 아즈텍 문명이나 마야문명은 거대 문명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한계에 이른 단위당 작물 생산량과 우마차, 도로 등 교통인프라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즈텍에는 가축이라고는 기껏해야 칠면조뿐이었고, 마야에는 가축이라고 할 것도 별반 없었다. 안데스 산맥에서 발전한 잉카에는 가축으로 소와 말 대신, 오직 라마와 알파카가 있을 뿐이었다. 다 자란 라마는 몸무게가 155㎏ 정도이고, 알파카는 65㎏에 불과해 소량의 짐을 운반하는 일에는 약간의 도움을 주지만, 소나 말처럼 수레를 끌 정도의 힘을 가진 동물은 아니었다. 따라서 남아메리카에서는 우마차가 나올 수 없었다. 가축 없이 농업을 발전시키는데 절대 한계가 있었다. 만약 남아메리카에 가축화된 소와 말이 있었다면, 마야, 아즈텍, 잉카 문명은 보다 발전했을 것이고 17세기에 이르러 스페인에 어처구니없이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신석기 시대에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것은 농업뿐만 아니라, 가축 사육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했다. 가축 사육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따져보기 전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주요 동물들이 가축화된 시기를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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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축은 야생동물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은 많은 동물을 가축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지만, 가축화에 성공한 동물은 소수일 뿐이다. 인간이 가축화에 성공한 동물들 대부분은 대체로 B.C. 8,000년〜2,000년 사이에 이루어졌다. 

J.C.브록은 야생동물이 가축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다음 6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1) 튼튼해야 한다.

2) 천성적으로 사람을 잘 따르고 좋아해야 한다.

3) 생활환경에 대한 욕구가 너무 높지 않아야 한다.

4) 유용성이 커야 한다.

5) 자유로운 번식이 가능해야 한다.

6) 사육이나 관리가 쉬워야 한다. 

코끼리는 너무 사육비용이 많이 들어,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는 가축으로 키울 수가 없었다. 치타의 경우 한때 사냥에 이용하기 위해 대량으로 키워지기도 했지만 번식이 어려워 가축화에 실패했다. 얼룩말은 말보다 신체 능력이 우수하지만, 성질이 난폭해 사육할 수가 없었다. 가젤은 성격이 급하고 계속해서 이동해야 하는 동물이며, 예민해서 갇힌 상태에서는 번식하지 못한다. 속도도 빨라서 시속 70~80㎞로 달리면 잡을 수가 없어 가축화되지 못했다.

또 안데스 산맥에서만 사는 비쿠냐는 최고품질의 털을 갖고 있어 사람들이 탐내는 동물이지만, 1년 중 며칠 동안만 우리에 가두어 털을 깎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갇혀 있는 상태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축으로 키울 수 있는 동물은 많지가 않다. 또 가축화가 가능한 동물도, 지역에 따라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가축화된 동물 가운데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축은 단연코 소와 말이다. 그 다음으로는 고기를 공급해 주는 돼지와 닭을 들 수 있겠다. 이에 못지않게 양, 순록, 야크, 낙타 등도 지역에 따라 매우 중요한 가축이다. 이러한 가축들을 키우게 됨에 따라, 인간의 삶은 크게 변하게 된다.

임동주 수의사의 ‘인류 역사를 바꾼 수의학’ 연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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