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물병원 인테리어 `좋아서하는 디자인` 오인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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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병원 개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동물병원 인테리어에 대한 수의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최근 수의사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주고 있는 동물병원 인테리어 전문 업체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좋아서하는 디자인’이 그 주인공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좋아’와 ‘아서’라는 두 마리 고양이가 반겨주는 (주)좋아서하는 디자인 사무실을 방문하여 오인석 대표님을 만나 동물병원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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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무실에서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가 인상적이다. 고양이에 대해 소개해 달라. 

큰 애가 ‘좋아’고, 작은 애가 ‘아서’다. 동물병원 미팅을 다니다보니까 직원들이 자연스레 동물에 관심도 보이고, 기르고 싶어했다. 몇 개월 같이 상의하고 고민하다가 ‘좋아’를 입양하게 되었는데, 확실히 동물을 기르면 분위기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일이 아닌 다른 이야기가 생기니까 직원들 분위기도 훨씬 친근해져서 업무적으로 플러스가 되는 게 많다.

‘좋아’ 혼자 있는 게 안쓰러워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아서’를 데리고 왔는데, 성격이 완전 달라서 ‘아서’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같이 지낸지 1년 정도 지났는데, ‘좋아서’ 때문에 웃을 일도 많고, 얘깃거리도 많다. 일 많은 사무실에 저 둘이 없었으면, 정말 삭막했을 거다. 털도 많이 날리고, 없던 비염도 생겨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직원들은 한 마리 더 입양하고 싶어서 틈을 노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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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좋아서하는 디자인이라는 회사 이름이 특이하다. 이름을 그렇게 정한 이유나 회사의 철학이 있다면?

쉽게 접근하고 싶었고, 어렵게 돌려 설명하거나 포장하고 싶지 않았다. 이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회사고, 고객이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공간을 보는 사람들이 ‘좋다’고 말해주길 바랬다.

인테리어에도 트렌드는 있겠지만, 독특하고 이상한 것도 충분히 개성으로 존중받는 시대다. 고객이 오랫동안 꿈꾸어온 공간이 있는데 유행에 맞지 않다고 거부(?)당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제공하는 것이 우리 일이지만, 고객이 원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조화롭게 풀어서 멋지게 만들어주는 것도 우리 갖춰야 할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Q.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작업한 주요 동물병원을 소개해준다면? 

‘좋아서’로 시작한 건 3년 정도 되는데 동물병원 일은 그 전부터 했었다.

‘좋아서’ 이전부터 같이 하던 직원들이 많아서 일할 때 손발은 척척 이다. 동물병원 전문업체로 자리 잡으려고 다른 분야의 공사들은 미뤄가면서까지, 특히 작년 한해는 동물병원공사에 정말 열심히 쏟아 부은 것 같다. 요즘 이름 듣고 알아주시는 분들 보면 그래도 조금은 인정받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크고 작은 5~60개 정도의 동물병원을 경험했는데, 다 나름 이야기 거리가 있다.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담당자가 정해지고, 설계와 시공 담당자가 팀으로 묶여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담당자들마다 인상 깊게 꼽는 프로젝트가 나름 다 다르다.

요즘 많이 물어봐 주시는 곳은 ‘천안나우동물의료센터’다. 규모도 있고, 디자인도 디자이너와 원장님들의 호흡이 좋아서 만족스럽게 잘 나왔다. 게다가 봐주시는 분들의 평가도 좋아서 ‘나우’를 보고 문의를 주시는 원장님들이 많다.

마포에 있는 키다리동물병원의 경우 규모는 크지 않지만, 버리는 공간 하나 없이 레이아웃이 아주 잘 나왔다. 대기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사선으로 실을 배치했는데, 이런 경우 부득이하게 버려지는 공간이 생기기 마련인데, 키다리는 버려지는 곳 없이 딱 적당한 만큼의 공간이 알맞게 구현되었다. 원장님이 오랜 기간 동안 꼼꼼히 개원을 준비하셔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계획대로 구현된 프로젝트라 원장님도 우리도 만족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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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물병원 인테리어와 다른 인테리어는 다른 점이 있을 것 같다. 동물병원 인테리어/디자인을 할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있나?

정말 많이 다르다. 사무실, CAFE, 식당 같은 곳은 사용자와 사용목적이 명확한 반면 동물병원은 사용자도 다양하고, 사용목적도 다양하다. 심지어 사용자는 사람과 동물로 또 다시 나뉜다.

보호자 눈에 좋아 보이면서 동물의 특성을 배려한 요소들이 있어야 하고, 그게 또 관리하는 사람이 편해야 한다. 병원이라 의료행위를 생각하면 청결하고 군더더기 없이 단순해야 하는데, 쇼핑이나 호텔, 놀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온 보호자와 반려동물들을 위해선 상업적으로 시선을 끄는 요소들도 필요하다. 식당이라면 ‘손님이 우선’이라고 하겠지만, 의료공간은 의료진의 편리가 보호자와 아픈 아이들만큼 중요하다. 의료진과 보호자, 그리고 공간의 주 고객인 동물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 공간을 구현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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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 ‘좋아’와 오인석 대표

Q. 대부분의 수의사들은 인테리어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개원을 앞두고 있거나 인테리어 공사를 앞두고 있는 수의사들에게 ‘이 부분만큼은 꼭 신경 써라’고 조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공간은 내가 입고 있는 옷과 같아서 오래 입으려면 내 몸에 잘 맞아야 한다. 인테리어에 앞서 내가 원하는 공간이 어떤 느낌인지 어렴풋이나마 그려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업체가 제안해주는 디자인 중에서도 나에게 맞는 것과 아닌 것을 가려낼 수 있다. 

업체를 선정할 땐 여러 가지를 봐야 한다. 금액도 중요하겠지만, AS를 얼마나 잘해주는지, 무엇보다 디자인과정에서 잘 소통되는지도 살펴야 한다. 공사 중에 실물이 나왔을 때 생각과 다를 수 있다. 그럴 경우 의견 반영이나 소통이 제대로 안되면 원하는 공간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수의사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업체들이 가져다주는 견적과 디자인의 비교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디자인 컨셉이든 금액이든 평가 기준점을 가지고 있는 게 좋다. 금액을 기준으로 삼았다면 차후 금액에 맞춰 디자인 변경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업체와 협의하는 것도 좋다.

업체와 계약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 업체가 시공한 병원은 꼭 가볼 것을 권한다. 인테리어 분위기는 당연히 다르겠지만, 사진에서는 볼 수 없는 마감상태도 확인할 수 있고, 꼭 필요한 공정을 빼먹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먼저 업체를 경험해본 선배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Q. 마지막으로 수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물병원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원장님들의 선입견을 깨고 들어가는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쌓인 업계에 대한 불신도 있지만, 소개나 입소문으로 알려지는 분야라 그런지 만들어지거나 부풀려지는 것들이 있다. 이건 비단 우리 회사만 겪는 일은 아닐 것이다.

디자인/인테리어는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라 같은 조건에서도 금액이나 모양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단순비교가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되 차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보통 원장님들이 인테리어를 하면 최소 5년, 10년은 병원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시작을 한다. 업체에 의뢰를 하고 시간을 내서 미팅을 진행하는 건 병원을 만들어서 앞으로 5년, 10년 AS까지 책임져줄 동반자를 찾는 일이다. 소문보다는 객관적인 평가와 선택 후의 신뢰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사람이라 마음이 간사하다. 믿어주고 맡겨주는 원장님에겐 괜히 마음이 훈훈해져 작은 것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어진다.

환불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에 인테리어공사는 서로가 예민할 수밖에 없다. 믿음을 주고받는 따뜻함을 기본으로 한다면 결과물도 분명 좋을 것이다. 

[인터뷰] 동물병원 인테리어 `좋아서하는 디자인` 오인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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