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태국 가려던 반려견,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사살

네티즌·태국 언론들..`인천공항 대처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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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가려던 반려견이 비행기 화물칸을 탈출해 공항 활주로를 뛰어다녔고, 인천공항 측은 탈출 15분 만에 반려견을 사살했다. 매뉴얼에 따른 대응이라고 하지만 아쉽다는 의견도 많다.

경기도 화성 외국인 노동자센터에서 태국어 통역으로 근무하는 묵다 웡존(Mukda Wongjorn, 한국명 김묵다)씨는 지난 19일 9시 25분 인천발 방콕행 타이항공 TG657편을 통해 방콕으로 가려다 ‘항공기 수화물 칸으로 보냈던 반려견이 사살됐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항공사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5kg 이하의 반려견은 비행기에 동반 탑승을 허용하고 나머지 반려견은 화물칸에 위탁 화물로 부쳐야 한다. 당시 묵다씨는 총 3마리의 반려견을 태국으로 데려가는 중이었고, 규정에 따라 3마리의 반려견을 전부 화물칸에 부쳤다.

이 3마리의 강아지 중 3년령의 라이언이 케이지의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활주로로 뛰쳐 나왔다. 공항 관계자들이 라이언을 잡으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인천공항 측은 야생조수관리팀을 투입해 라이언을 사살하고 말았다. 라이언 때문에 비행기 이륙이 다소 지체된 상황이었다.

잠금장치가 풀려 활주로로 나오게 됐지만, 묵다 씨는 “수 차례 잠금장치를 확인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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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측은 “공항에서 동물이 활주로 인근을 활보하는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공사는 ‘이동지역안전지침’에 따라 상황을 수습한다”며 “더 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타이항공은 이 사건에 대해 묵다 씨에게 사과하고 1만 바트의 보상금을 제시했다. 1만 바트는 우리 돈으로 약 33만 5천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매뉴얼대로 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생명인데 너무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된다. 

태국 현지 언론들도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태국 네티즌들까지 인천공항의 대처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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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다른 공항들의 대처방법을 보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지난 9월 18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오후 5시 40분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JAL516편에서 보더 콜리 한 마리가 화물칸을 탈출해 활주로로 도망친 것이다. 도망친 이 개는 공항 관계자에 의해 1시간 30분 만에 주인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활주로 일부가 폐쇄되기도 했지만 개는 사살되지 않았다.

미국 LA공항에서도 복서가 케이지를 물어 뜯고 탈출해 공항 활주로를 1시간 정도 누비고 다닌 적이 있다. 당시 공항 측은 비행기를 연착시키면서까지 개를 생포 해 주인에게 인도했다.

 
물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사례와 무조건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탈출 15분 만에 개를 사살한 것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케이지 잠금장치에 대한 확실한 점검이 있어야 하며, 살아있는 동물이 비행기에서 탈출했을 때의 대응 매뉴얼을 더 구체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행기 타고 태국 가려던 반려견,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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