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대학·농장동물 임상 강화` 교육 개선 제언 쏟아진 공청회

RVC Day 1 Skill 기반해 세부역량 구체화..수의학교육 이정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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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과 한국수의과대학협회가 7일 대전 아드리아호텔에서 수의학교육 세부역량 구체화를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전국 각 수의과대학 교수진 3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교육개선 방향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영국왕립수의과대학의 졸업역량(RVC Day 1 Skill)을 기준으로 임상 파트의 세부역량을 마련한다’는 한수협 교육위의 접근법이 공감대를 얻었다. 일본 수의과대학의 ‘연합대학’ 제도에서 힌트를 얻은 대학 간 교육협력과 농장동물 임상교육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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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협은 2018년 상반기를 목표로 수의학교육 세부역량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수의학교육 졸업역량 2016’이 갓 졸업한 수의사가 갖춰야 할 역량을 선언적으로 다뤘다면, ‘세부역량’은 각 졸업역량의 실제적인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임상분야는 영국왕립수의과대학이 제시하는 졸업역량을, 비임상분야는 OIE가 권고하는 졸업역량을 참고하되, 국내 실정에 맞춰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류판동 한수협 교육위원장은 “RVC Day 1 Skill이 국내 수의학교육의 세부역량을 규정하는데 상호보완적으로 참고할 만 한다는 평이 대부분”이라며 “RVC가 대부분 동물진료역량에 편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역량이 규정되면, 각 대학은 각각의 세부역량을 길러줄 수 있도록 ‘성과중심’의 교육커리큘럼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가시험은 세부역량을 갖췄는지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변모해야 한다. 교육개선의 이정표를 세우는 작업인 것이다.

이기창 전북대 교수는 “현재 수의학교육은 자동차 엔진의 구성과 운동원리만 깊게 가르치고 운전연수는 할 수 없어 학생들이 따로 공부하는 꼴”이라며 “학교에서 최소한 가르쳐야 할 ‘핵심을 잡는데 졸업역량-세부역량 규정이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VC Day 1 Skill을 기반으로 한국 수의학교육 졸업역량을 구체화한다. (자료 : 한국수의과대학협회 류판동 교육위원장)
RVC Day 1 Skill을 기반으로 한국 수의학교육 졸업역량을 구체화한다.
(자료 : 한국수의과대학협회 류판동 교육위원장)

농장동물에 대한 임상역량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전무형 충남수의사회장은 “농장동물 임상을 원하는 학생도 적절한 수의학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기초부터 임상교육까지 반려동물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소, 돼지, 닭 채혈조차 못하는 졸업생도 많다”고 꼬집었다.

수의학교육정책을 담당하는 농식품부 김대균 구제역방역과장은 “농장동물에 대한 수의사 인력 확보문제가 현장에서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 같은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될 정도인만큼 농장동물에 대한 수의학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VC의 졸업역량도 농장동물을 포함하고 있다. 가령 ‘수컷 중성화수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에서는 그 대상을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토끼, 말, 농장동물로 규정하고 있다(Perform castration in horse, farm animals, dog, cat, rabbit).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은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을 우여곡절 끝에 세워서 교육지원예산까지 확보했는데도 대학의 참여가 저조해 실망스럽다”며 각 대학의 적극적인 사업활용을 주문했다.

송근호 충남대 학장은 “산업동물 임상교수님들이 은퇴하면서 반려동물 임상과목 교수로 대체된 사례가 많고, 산업동물 임상을 전공한 박사급 교수후보군도 적어 새로 뽑기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의과대학 간 교육협력 사례를 보여주는 제주대 말임상학 여름학기(위)와 평창 산업동물임상 심화교육(아래)
수의과대학 간 교육협력 사례를 보여주는
제주대 말임상학 여름학기(위)와 평창 산업동물임상 심화교육(아래)

류판동 위원장은 “세부역량 검토 과정에서 대학간 교수진, 시설, 동물병원 진료 차이에 따른 교육의 질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대부분이 국립대인 수의과대학에서 교육개선 예산을 확보하거나 교수진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매번 지적된다.

이 같은 문제를 두고서는 일본의 ‘연합대학’ 접근법이 관심을 끌었다.

윤효인 충남대 명예교수는 “일본은 문무성 지원 아래 2개씩 총 4개의 수의과대학이 공동 수의학과정이나 공동 수의학부를 만들었다”며 “한국에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두 대학의 교수진과 학생이 서로 교류하면서 2배 향상된 교육여건을 확보하는 아이디어다. 국내에서도 수의과대학 간의 적극적인 학점교류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제주대 수의과대학이 주최한 ‘말임상학 여름학기 실습과정’에 7개 수의과대학 34명이 참여한 사례에서 ‘연합대학’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비교적 말 임상교육이 수월한 제주대에서, 그렇지 않은 타대학 학생들가지 함께 교육한 것이다.

올해 평창에서 실시한 수의과대학생 산업동물 심화교육에도 전국 8개 대학 재학생들이 모였다.

두 사례 모두 방학을 이용한 학생실습에 가까웠지만, 이를 학기중으로 옮기고 학점을 인정해 정규 교육과정으로 만들면 실질적인 교육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흥식 인증원장은 “국내에도 하고 있지 않을 뿐 대학간 학점교류는 고등교육법이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연합대학·농장동물 임상 강화` 교육 개선 제언 쏟아진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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